‘원산지(포괄)확인서’를 대체하는 서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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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원산지(포괄)확인서’를 대체하는 서류가 있다 ‘친환경농산물인증서’ ‘물김 수매확인서’ 등 농수축산물·가공품 해당

기사입력2023-10-18 00:00

김진규 객원 기자 (jk.kim@jpglobal.co.kr) ㅣ다른기사보기

조선대학교 김진규 교수, 관세사

우리나라는 2004년 4월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시작으로 현재 59개국과 21건의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취득 또는 생산된 물품은 FTA 협정에서 규정한 원산지 결정기준을 근거로 원산지 판정 후 원산지(포괄)확인서를 발급한다. 그런데 소기업 또는 소상공인 등의 경우, 공급업체로부터 원산지(포괄)확인서를 수취해 판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는 애로사항이 있다.

원산지확인서란 생산자 또는 해당 물품의 생산에 사용된 재료를 공급하거나 생산한 자가 해당 물품의 원산지를 증명하기 위해 작성한다. 해당 재료 또는 최종물품의 원산지를 확인해 생산자·수출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작성하는데, FTA 원산지 판정결과가 기재된 서류다. 동일한 생산자 또는 수출자에게 장기간 계속 반복적으로 공급하는 재료 또는 최종물품 생산자가 물품을 공급할 때마다 원산지확인서를 작성·발급한다면 절차상 매우 번거롭기 때문에 동일 물품에 대해 원산지확인서 작성일부터 12개월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초의 원산지확인서를 반복해 사용할 수 있는 ‘원산지포괄확인서’를 발급할 수 있다.

물품을 공급받는 자는 물품을 공급하는 자에게 요청해 공급받는 물품에 대한 원산지 판정자료인 원산지(포괄)확인서를 수령해, 원산지 판단에 대한 소명자료로 FTA 특례법 시행령 제10조에 의해 원산지(포괄)확인서의 작성일 또는 발급일부터 5년간 자료를 보관할 의무가 있다. 참고로 원재료 및 부품 공급업체는 다음 거래단계의 중간재 생산자에게 원산지(포괄)확인서를 발급하고, 중간재 생산자는 완제품 생산자에게 자신들이 공급하는 물품에 대한 원산지 판정을 증빙하는 원산지(포괄)확인서를 발급한다.

원산지(포괄)확인서 유통 절차

<자료=관세청>

원산지증명서가 각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규정한 양식이 있듯이, 생산자 또는 해당 물품의 생산에 사용된 재료를 공급하거나 생산한 자가 해당 물품의 원산지를 증명하기 위해 작성한 후 수출자에게 제공한 서류인 원산지(포괄)확인서도 FTA 관세특례법에 따라 해당 서식이 정해져 있다.

원산지(포괄)확인서 양식

<자료=관세청>

현장에서 원산지 판정에 관한 컨설팅을 하다 보면, 국내 공급업체가 원산지(포괄)확인서를 발급하는 경우 자신이 FTA 혜택의 수혜자가 아니고, FTA 특혜 원산지증명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기 때문에 원산지(포괄)확인서를 발급하는 것에 대해 난처해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제조업이 아닌 농축수산물 또는 이들 가공식품의 경우에는 생산자가 원산지(포괄)확인서를 작성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중간재 생산업체가 원산지(포괄)확인서를 수령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김치가공 수출품의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위해 농산물(마늘, 고추 등)의 원산지를 입증한다고 가정하면, 마늘 파종부터 재배·수확·건조·출하까지의 과정을 서류로 증명해야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돼 원산지(포괄)확인서를 발급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농가에서 이를 입증하기 위해 납품할 때마다 농지원부, 경작사실확인서, 출하확인서, 거래명세서 등을 제공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세청과 유관기관이 논의해, 관세청장이 인정하는 원산지(포괄)확인서 리스트를 준비하게 됐다. 즉, 농축수산물 및 그들의 가공품 등 수출물품의 생산에 사용되는 재료 또는 최종물품을 생산하거나 공급하는 자가 수출자에게 원산지확인서 제공 편의를 위해 관세청장이 관련 기관의 장과 사전에 협의를 거쳐 원산지확인서로 인정하는 서류를 ‘관세청장이 인정하는 원산지(포괄)확인서’라고 한다. 관세청장이 인정하는 원산지(포괄)확인서 고시에서 해당 서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농어민이 생산해 수출하는 농축수산물과 식품에 대해 관세청장이 인정하는 품목은 농산물·수산물·축산물·식품류·지역특산품 등 총 1200개 품목이며, 이에 대해 총 18종 서류를 원산지(포괄)확인서로 갈음해 인정한다. 예를 들어 농산물의 경우에는 ‘친환경농산물인증서’를, 수산물의 경우에는 ‘물김 수매확인서’와 같은 서류를 제출하면 ‘원산지(포괄)확인서’로 인정될 수 있다. 인정품목 여부는 ‘관세청장이 인정하는 원산지(포괄)확인서 고시’ 별표 1(농산물)~별표 5(지역특산품)에서 HS코드로 확인 가능하다.

관세청장이 인정하는 원산지(포괄)확인서 서류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우리나라와 체결된 자유무역협정에서 규정한 협정세율을 적용받기 위해 수출자는 원산지 판정 후 원산지증명서를 신청해 발급 후 수입자에게 이를 제공해야 한다. 수출자가 원산지 판정단계에서 원재료 또는 반제품 공급업체로부터 원산지(포괄)확인서를 수취한다. 대상 물품이 농수축산물 또는 이들의 가공품인 경우 관세청장이 인정하는 원산지(포괄)확인서를 대체할 서류를 받을 필요가 있다. 다만 대상 협정이 한-EFTA FTA, 한-인도 CEPA는 이러한 제도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적용될 수 없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조선대학교 김진규 교수, 관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