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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스타트업’의 특성과 니즈에 맞는 PR 중요
중소·벤처기업 전문 홍보대행사…라이징팝스 김근식 대표
- 기사입력2024-11-28 12:11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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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대표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홍보는 해당 기업의 니즈에 맞게 타겟팅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중소기업의 경우 주요 일간지 지면에 기사가 게재되는 것보다 SNS 팔로우가 많은 전문지에 게재되는 게 더 효과가 좋은 경우가 있습니다. 대기업 홍보를 주로 하는 PR 회사가 특정 전문지나 뉴미디어 홍보까지 잘 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는 다양한 뉴미디어에 홍보 수요가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PR 회사가 되고자 합니다.”라이징팝스(서울플래닝 주식회사) 김근식 대표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4년 29살의 나이로 홍보대행사를 창업해 올해로 10년을 꽉 채운 그는 홍보 예산이 한정된 중소기업에 최적화된 PR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업종을 정확히 알고, 그에 따른 타겟팅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주니어AE 시절 창업 결정…스타트업·IT업계 창업자와 만나2000년대 중반, SK텔레콤의 ‘사람을 향합니다’ 광고 캠페인은 평범한 사람들의 세상 속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마음의 울림을 줬다. 김근식 대표 역시 이 광고에 매료돼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김 대표는 “나는 TV 세대다. 어렸을 때 드라마시티, 베스트극장과 같은 단막극에 빠져 살았고, 여러 TV 광고를 보고 자랐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드라마 피디나 광고업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집에서 가깝고, 등록금이 저렴해 서울시립대 철학과에 진학한 그는 인문대학 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을 거치며 여러 행사 진행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또한, 공모전에 도전하면서 기획서와 제안서 쓰는 것에 익숙해졌고, 블로그 같은 SNS 활동도 하면서 자연스레 홍보 일을 익힐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홍보대행사에 취업했고, 그곳에서 창업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김 대표는 “정책홍보를 주로 하는 홍보대행사에 입사했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나라장터 입찰 경쟁률이 3:1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정책홍보 특성상 고난도의 인력이 깊게 투입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넓고, 얇게 하는 업무가 많았다. 그래서 내가 해도 충분히 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시립대에 다녔기 때문에 등록금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사회에 나왔을 때 빚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린 나이에 창업하는 데 걸림돌이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창업하더라도 초창기 고객사를 확보하려면 다른 대행사와 무한 경쟁을 해야 하는데, 김근식 대표는 운도 따랐다.
김근식 대표가 서울시 강남구의 한 커피숍에서 중기이코노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그는 “후배들과 축구 게임 관련 앱을 만들면서 정부지원금을 받은 적이 있는데, 중간에 뿔뿔이 흩어지면서 나만 남게 됐다”며,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의무교육을 들어야 했는데, 그곳에서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스타트업과 IT 업계 창업자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경력도 적고, 부업의 개념이 강했기 때문에 90만원~120만원은 받아야 했던 일을 15만원~30만원에 진행했고, 한번 일을 맡겼던 사람들이 계속해서 일을 의뢰하면서 자연스럽게 중소기업·벤처기업 홍보로 특화해 나가게 됐다고 한다. 또,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취업했던 대학 동기들이 하나, 둘 매니저급으로 승진하면서 김 대표에게 일을 의뢰하는 케이스가 늘었고, 이런 경험들이 쌓여 라이징팝스의 레퍼런스가 됐다고 했다.결정적으로, 행정안전부에서 2016년도에 진행하던 프로젝트 중 하나가 컨설팅과 홍보를 한데 묶어 입찰을 진행해 아무도 도전하는 업체가 없었고, 그 기회를 잡게 된 라이징 팝스가 몇천만원짜리 실적을 올리면서 대형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이후, 서울경제진흥원(구 서울산업진흥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데이터스타즈/데이터글로벌), 한국핀테크지원센터 등 정책 홍보사업을 하는 디딤돌이 됐다. 일례로, 공덕동에 있는 서울창업허브 운영이나, 창동 서울창업허브 개소를 준비하는 일 등이다. 이 외에 PPT·제안서 작성법 등 창업교육과 사내벤처 교육을 진행하며 브랜드 네이밍도 공고히 했다. 물론, 헤이딜러, 리브애니웨어, 뱅크몰, 제누 등 직접 스타트업과 계약해 홍보를 진행하기도 한다.‘변화의 폭·이슈’ 적은 중소기업 특성에 맞는 홍보 필요하다홍보는 기업에 막강한 힘을 가져올 때가 있다. 김근식 대표는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 와인을 예로 들었다. 예전에는 맛이 없고 품질이 좋지 않은 와인으로 취급됐지만, ‘올해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와인’이라는 홍보 문구 때문에 유명해진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즉, 애매한 위치에 있던 와인이라도 홍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김 대표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홍보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봤다. 보졸레 누보를 ‘11월에만 나오는 햇포도로 만든 와인’으로 포지셔닝을 명확히 한 것처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역시 해당 기업의 니즈에 맞게 홍보 타겟팅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이징팝스가 홍보를 진행한 ‘2017 한강몽땅 치어리딩 축제’ 모습. 이 축제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진행한 ‘2017 한강몽땅 시민기획 프로젝트 공모전’에 치어리딩을 통해 시민에게 활력을 전달하고,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주겠다는 취지로 라이징팝스가 ‘치어리딩 페스티벌 기획안’을 제출해 선정된 프로젝트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로부터 공간을 지원받았으며, 공연 팀 섭외, 홍보, 후원 유치 등을 라이징팝스에서 진행했다. 2017년 8월19일 공연 당시 시민 200여명이 관람을 했다. <사진=라이징팝스>김근식 대표는 “스타트업의 경우 신문 지면에 나왔다고 해서 크게 좋아하는 곳은 많지 않다. 일례로,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스타트업은 의학 관련 신문에 나오는 것은 유의미하지만, 일간지에 나온 것이 크게 의미 없기 때문이다. 데이팅 앱 관련 스타트업의 경우 메이저 신문사보다는 20대가 많이 보는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에 나가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홍보 관련 예산도 고려해야 한다. 대기업과 대형 홍보대행사는 리테이너 피(Retainer Fee)를 매월 받지만, 라이징팝스는 건당 비용을 받는 이유다.김근식 대표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대기업처럼 항상 이슈 거리가 있는 게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월 비용을 받고 업무를 하게 되면 이슈가 없는데도 뭔가 강제로 하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며, “수행하는 대행사 입장에서는 불안정하긴 하지만, 성과 없이 비용을 주고, 받는 구조보다는 기업의 니즈에 맞춰 홍보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중소기업 전문 홍보대행사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전문성이다.김 대표는 “사실 대기업 홍보는 지금까지 구축한 브랜드 자산과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누가 하더라도 평균 이상은 한다. 즉, PR 회사 영향력보다 광고주 영향력으로 좋은 성과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소기업 홍보는 PR 회사 또는 담당 AE 영향으로 홍보 성과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중소기업이나 제품이 유명해졌다면 이는 광고주가 구축한 자산, 네트워크, 예산만큼이나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한 PR 회사와 AE의 영향이 많이 미쳤을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홍보를 담당하는 AE의 역량을 더 키울 수 있는 자산이 되기도 한다.대표의 ‘높은’ 홍보 마인드와 발맞춰 나갈 때 시너지 극대화한정된 예산과 적은 이슈는 홍보에 있어 좋은 요건은 아니지만, 기업의 홍보 마인드가 높고 적극적일 때 PR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김근식 대표는 아마존 사이트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달성했던 ‘김치시즈닝’을 예로 들었다. 이 업체는 라이징팝스 고객사 시절에 TV 프로그램인 유퀴즈에 나가며 국내에서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김 대표는 “순전히 해당 기업의 대표님이 잘해서 나타난 결과”라고 강조했다.식품 박람회계의 CES라고 불리는 SIAL 박람회에서 혁신상을 받고, 아마존이라는 미국의 큰 전자상거래에서 1등을 달성했기 때문에 TV 프로그램에 나갈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높은 성과를 기반으로 언론 홍보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기업 성과와 홍보 마인드가 결합할 때 눈 굴리듯이 좋은 결과를 계속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김근식 대표는 홍보야말로 창업에 특화돼 있다며 후배들에게 창업을 꼭 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중기이코노미‘서울대 출신의 거제도 피자집 사장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거제도에서 작은 피자집을 하던 대표가 코인을 개발한 후, 라이징팝스에 온라인 광고성 기사를 의뢰한 적이 있다. 당시에 코인도 호황이던 시절이고, 스토리도 괜찮아서 IT 관련 매체와 금융 매체에 보도자료를 뿌렸는데, 엄청난 이슈가 돼 한 메이저 신문의 기자는 거제도까지 내려가 인터뷰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해당 대표는 피자집을 접고, 서울에 올라와 한 상장사의 신사업 팀장을 맡게 됐다는 후일담도 들려줬다.김근식 대표는 사업을 성공시키는 데 있어 홍보는 필수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모든 기업이 홍보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홍보=사치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느 정도 매출의 볼륨이 꽉 찼을 때 시도해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매출이 간절한 상태에서 홍보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그때는 영업과 마케팅적인 걸 보완해야 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낡은 관행은 없어져야…진취적인 생각으로 창업 꿈 넓히길”홍보업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해당 업종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보도자료를 잘 쓸 수 있고, 콘텐츠와 영상, 디자인의 퀄리티도 달라지기 때문에 해당 고객사에 대한 애정과 관심, 공부가 필요하다고 했다.공공조달 수의계약 시 시대 흐름에 어긋나는 불합리한 조항에 대해서도 얘기했다.김근식 대표는 “공공조달 수의계약 요건이 일반기업은 2000만원이지만, 여성사업자와 장애인사업자는 5000만원으로 2배가 넘는다. 여성 직원 수나 다른 요건은 보지 않고, 대표만 여성이면 되다 보니 부인 이름으로 창업하는 등 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심지어 정부 부처의 공무원들도 ‘아는 여성 있으면 데리고 와라’고 말할 정도”라고 지적했다.이어 “이런 제도가 1990년대면 필요할 수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일반기업에 역차별로 적용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홍보업계에서는 50대 된 여성 대표가 30대 남성 대표보다 더 기득권자라고 볼 수 있다”며, “여성기업에 대한 혜택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면 창업 1년 이내면 5000만원 최대 2번 이하 혹은 3000만원 정도로 제한을 해야 최소한 법을 악용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김근식 대표는 후배들에게 창업을 꼭 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홍보야말로 창업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 다니면서 서울에 집 사는 건 꿈도 못 꾼다. 하지만, 학벌, 전공 상관없이 실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창업할 수 있는 업종이 홍보”라며, “39살의 나이에 5번의 실패는 큰 타격일 수 있지만, 29살의 나이에는 또 일어설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창업에 뜻이 있다면 빨리해서 빨리 실패하고, 빨리 또 일어나면 그만큼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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