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업종 폐지 논란에 동반위 반박 “효과 왜곡”

프린트

상생파트너 ㅣ 적합업종 적합업종 폐지 논란에 동반위 반박 “효과 왜곡” “KDI 보고서, 긍정적 효과 제시하면서 모순된 주장”

기사입력2022-08-12 13:30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점진적 폐지를 주장하자, 담당기관인 동반성장위원회가 관련 보고서를 반박하고 나섰다. 연구결과가 적합업종의 효과를 왜곡하고 있으며, 긍정적 효과를 데이터로 제시하면서도 모순된 주장을 펴고 있다는 취지다.

KDI는 지난 3일 KDI 정책포럼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경제적 효과와 정책방향’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합의 신규 신청을 중지하고 현 지정 업종에 대한 해제 시기를 예시해 점진적 폐지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동반위는 11일 입장문을 통해, KDI 정책포럼의 근간이 된 ‘중소기업 지원기준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중소기업 정의와 적합업종을 중심으로(2022년 2월)’ 보고서 내용을 직접 논박했다.

동반위는 이 보고서가 적합업종의 취지와 목적을 다른 중소기업 지원제도와 구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적합업종 제도 목적을 ‘중소기업을 보호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의하고, 경쟁력 강화에만 초점을 맞춰 제도의 낮은 실효성을 거론하며 점진적 폐지를 주장”했다면서, 실제로 적합업종의 제도는 “적합업종 제도는 ‘대·중소기업 간의 합리적 역할분담을 통해 중소·소상공인을 보호하고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사회적 갈등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영역 보호’ 제도”여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도 도입 역시 중소기업 고유업종 폐지 이후 대기업의 무분별한 중기 사업영역에의 진출로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사업영역 보호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어 출발한 만큼, 일반적인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제도와는 그 취지와 내용이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쇠퇴기 산업이라는 적합업종 특성 미반영=동반위는 보고서가 “유형자산 및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적합업종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이 또한 “권고 품목이 대부분 성숙기 및 쇠퇴기 산업임을 감안하지 않고” 내린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적합업종 권고 과정에서는 “전체적 산업경쟁력을 고려해 도입기·성장기 산업의 경우 대부분 미권고하거나 상생협약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적합업종 권고는 대부분 성숙기 또는 쇠퇴기 산업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분석이란 것이다.

아울러, “적합업종 권고가 아니더라도 산업 사이클상 현상유지가 목적인 쇠퇴기 업종에 기업의 추가투자가 없다는 것을 제도의 실효성 부족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산업경쟁력 부정적 영향 미쳤다는데…“통계 근거 빈약”=동반위는 KDI 보고서가 “특정 업종의 보호를 통해 해당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사업은 일시적으로 보호할 수 있지만, 산업 전반의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제도의 점진적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며, “해당 해석의 지나친 확대와 왜곡이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먼저, “연구에서는 전체 사업체의 84%를 차지하는 10인 미만의 사업체가 빠진 광업·제조업통계를 사용해 대다수의 사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전체 산업의 성장에 도움에 되지 않는다고 확대 해석”했다는 것이다.

최근 KDI는 정책포럼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경제적 효과와 정책방향’을 통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점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담당기관인 동반성장위원회가 연구결과를 반박하고 나섰다. <사진=KDI 유튜브 캡쳐>

적합업종제도가 산업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통계적 근거의 제시도 빈약”하다고 봤다. 실제로 보고서에 실린 분석에 따르면, “총요소생산성을 제외하고 모든 지표의 영향력이 적합업종 권고 이후인 2012년부터 우상향하거나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 주장과 일치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2011년에 비해 2016년에 권고업종의 ▲생산액 5.2% 증가, 부가가치 4.2% 증가 ▲중소기업 퇴출률 46% 감소 등을 통해, “적합업종 제도의 긍정적 보호효과를 나타내는 데이터를 제시”하면서도 “사업체의 경쟁력 제고 및 보호에는 긍정적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모순된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동반위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는 대·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성숙기 및 쇠퇴기 업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중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최후의 사회적 보호망”이라고 강조했다.

또, “적합업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도 포용적”이라며, 중소기업중앙회의 2017년 조사결과에서도 국민의 91.6%는 중소상공인의 생존 기반 보호와 대·중소기업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적합업종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고 했다.

보호기간도 한시적(최초 3년, 최대 6년)으로 총 111개 권고 업종·품목 중 108개가 이미 기간만료로 해제돼 2022년 8월 현재 3개 업종만 운영 중인 점도 덧붙였다.

동반위는 이를 근거로, “이러한 최소한의 보호마저도 산업경쟁력이라는 미명 아래 포용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명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