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신고, 업무무관 가지급금 손금산입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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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세무회계 법인세신고, 업무무관 가지급금 손금산입 금지 수십억 법인세 추징 막을 사후검증 예고 6대 항목 분석

기사입력2014-03-12 06: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13년 사업연도의 법인세 신고 마감이 이달 말로 다가옴에 따라 서울지방국세청과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5일 공동으로 ‘2013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 안내 설명회’를 개최하고 법인세 신고시 기업들의 주의사항에 대해 소개했다. ©중기이코노미

비영리법인인 A재단은 휘트니스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B사에게 회원 보증금 환불 등의 목적으로 대여한 수백억원을 B사의 지분 처분 시 소멸시키고, 대손금으로 손금계상해 법인세를 신고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 2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에 대한 업무무관 가지급금을 제3자에게 매각함에 따라 발생하는 처분손실은 손금산입할 수 없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금융기관과의 자금거래 내역과 대손금 계상내역 등 법인이 제출한 해명자료를 검토한 뒤, 특수관계에 있는 자회사에게 대여한 업무무관 가지급금의 처분손실을 대손금으로 변칙 처리했다고 보고 대손금의 손금부인을 통해 법인세 수십억원을 추징했다.

2013년 사업연도의 법인세 신고 마감이 이달 말로 다가옴에 따라 서울지방국세청과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5일 공동으로 ‘2013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 안내 설명회’를 개최하고 법인세 신고시 기업들의 주의사항에 대해 소개했다.

연자로 나선 서울지방국세청 박진하 법인신고분석과 법인1계장에 따르면 국세청은 법인세 신고 후 사후검증에 나설 주요항목들을 사전예고했다고 설명했다. 사후검증 주요 항목은 ▲합병·분할 등 자본거래를 통한 지능적 탈세혐의 ▲법인카드의 사적사용 등 기업자금 부당 유출 혐의 ▲업무무관 가지급금 등에 대한 부당 대손처리 혐의 ▲관계기업의 중소기업 감면항목에 대한 부당감면 혐의 ▲R&D 세액공제 등 부당 공제감면 혐의 ▲정규증빙 수취 없이 가공비용 계상 혐의 등이다. 박 계장은 “이외에 유형별·업종별 주의사항이 있으니 홈택스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기업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국세청 주요 사후검증 사전예고 항목

<자료=서울지방국세청>

수십억 법인세 추징 막을 사후검증 6개 주의항목

앞서 예를 든 가지급금 처리의 경우,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않은 가지급금과 그 이자는 익금에 산입하고 소득처분해야 한다.

또 법인카드 사적사용의 경우, 임직원이 사적으로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금액의 처리를 주의해야 한다. 박 계장은 “법인카드로 고가의 옷을 구입하거나 골프장 등을 이용한 금액에 대해 업체에게 소명을 요구하면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약업체 C사는 임직원이 사적으로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금액을 복리후생비, 회의비 등 타 계정으로 분산 계상해 법인세를 신고했다가 국세청에 적발돼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수십억원이 추징됐다.

R&D 세액공제 역시 국세청이 주목하는 사후검증 항목이다. 자동자 부품 제조업체 D사는 완성차업체의 의뢰에 따라 세부 디자인 개발을 위해 제출한 디자인 인력 인건비와 일반사무업무 직원 인건비 등에 대해 R&D 세액공제를 적용해 법인세를 신고했다.

국세청은 일반사무업무 직원 인건비는 물론이고, 타인의 의뢰에 의해 발생한 디자인 개발 비용 역시 고유 개발비용으로 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D사는 수십억원의 법인세를 추징당했다.

박 계장은 “전담 연구소의 유무와 인건비를 어디까지 R&D 세액공제의 대상으로 볼 지가 핵심”이라며 “전담 연구소가 사업연도 중간에 폐지된 경우에는 특히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조세특례가 적용되는데, 중소기업인지 여부 자체도 주요 사후검증 항목이다.

한 의류업체는 동남아에 공장을 설립해 운영 중이며, 한국에는 판매법인만 존재한다. 이 회사는 분명 제조업체지만 국내에서는 제조업이 아니라 유통업으로 구분된다. 유통업은 조세특례법이 정한 중소기업 업종에 포함되지 않아 중소기업 조세특례를 받을 수 없다. 박 계장은 “수출입 통관자료 등을 보면 이같은 사례는 금방 확인할 수 있다”며 잘못된 신고로 법인세를 추징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관계회사 제도에 따른 중소기업 규모 계산 역시 주의사항이다. 관계회사 제도는 중소기업의 규모나 졸업기준을 판단할 때 출자관계가 형성된 기업을 합산해 계산하는 제도로 2012년 1월부터 도입됐다. 지분율 50% 이상인 기업은 지배기업과 종속기업의 종업원 수를 1대1로 합산하고, 30~50%인 경우에는 지분율에 따라 계산한다.

예를 들어 지배기업 종업원이 300명이고 종속기업의 종업원이 100명인 경우, 지분율이 50% 이상이면 두 회사의 종업원 수를 합해 지배기업과 종속기업 모두 종업원이 400명인 회사로 본다.

지분율이 40%인 경우에는 지배기업의 경우 종속기업 직원의 40%인 40명을 합해 340명인 회사로 계산한다. 종속기업의 경우는 지배기업 직원의 40%인 120명을 합해 220명인 회사로 간주한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 여부가 바뀔 수 있어 법인세 신고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학부품 제조업체인 E사는 계열사 X와 Y를 두고 있는데, 법인세 신고 시 중소기업으로 분류해 각종 공제감면을 신청했다. 그러나 관계기업의 상시 종업원 수와 매출액, 자산 등을 출자비율에 따라 합산한 결과 중소기업 졸업기준을 초과한 사실이 드러났고 법인세 수백억원을 추징당했다.

박 계장은 “중소기업법의 졸업요건은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지만, 관계회사 합산에 따른 중소기업 졸업은 유예없이 즉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