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설·그림과 AI가 만든 결과물이 똑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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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내 소설·그림과 AI가 만든 결과물이 똑같다고 AI가 글·그림을 만드는 시대…쏟아지는 저작권 논쟁, 왜?㊤

기사입력2024-07-01 00:00

안수영 기자 (syahn@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AI가 글과 그림을 만드는 시대…저작권 논쟁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콘텐츠를 둘러싼 다양한 저작권 논쟁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AI와 저작권 침해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어떤 면에서 쟁점이 되는지,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세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 AI의 학습과정과 그 결과물

㊥ AI의 저작권과 ‘퍼블리시티권’

㊦ 인간 창작자와 AI 기업의 상생

1. “내 작품으로 AI가 훈련하는 것 싫어!”

…AI가 학습과정에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논란

AI는 데이터를 먹고 자란다.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AI의 성능도 고도화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AI가 학습할 데이터는 어디서 구해야 할까? 여기서 누군가의 저작물을 허락 없이 AI 학습에 쓰는 일이 생긴다. 실제로 오픈AI를 비롯한 AI 기업들은 언론사의 온라인 기사를 무단으로 수집해 AI 학습에 사용한 바 있다.

그런데 AI가 생성하는 글과 그림, 음악 등은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기초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거질 소지가 생긴다. AI 학습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데이터셋을 구성한 뒤 인공신경망에 전달하는데, 이 과정에서 학습데이터에 포함된 저작물에 대한 복제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AI 개발사와 창작자들 간의 입장에 차이가 생긴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AI 기업이 자신의 저작물을 AI 학습에 사용하면서도 사전에 허락을 구하지 않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아무리 인터넷에 공개돼 있는 저작물이라고 무단으로 학습해도 되는 것은 아니며,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이나 기업의 의사가 중요하다. 또한 AI 학습용으로 해당 저작물을 사용한다면 결국 이득을 보는 건 AI를 개발하는 기업인데, 정작 학습자료를 만든 저작권자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림의 경우 한 작가의 그림들을 넣어 학습한다면 화풍이나 스타일을 따라할 여지도 생긴다.

반면 다른 의견도 있다. 우선 ‘학습만으로 저작권 침해가 성립되는가?’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현행 저작권법은 AI 학습을 목적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것을 개별적인 저작재산권 제한 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AI가 학습할 데이터는 어디서 구해야 할까? 여기서 누군가의 저작물을 허락 없이 AI 학습에 쓰는 일이 생긴다. AI가 학습과정에서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생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에 따라 저작권법에서의 ‘공정이용’ 개념을 AI 학습에 적용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정이용이란, 저작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을 뜻한다. 만약 AI 학습을 위한 저작물 활용이 저작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하지 않는다면,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AI가 저작물을 연구나 학습, 분석의 목적으로 활용했다면 이것 자체만으로는 저작권 침해라고 보기 어렵다.

AI의 저작물 학습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최근에는 세계 곳곳에서 소송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즈는 자사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제작한 저널리즘 콘텐츠를 생성형 AI 기업이 학습에 무단으로 활용했고,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없이 대체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픈AI는 공정이용 개념을 내세워 뉴욕타임즈의 주장에 반박했다.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를 활용해 AI 모델 학습에 이용하는 것은 공정이용에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결국 오픈AI는 뉴욕타임즈에 사용료를 내고, 뉴스콘텐츠를 AI 학습에 이용하는 계약을 맺기로 했다.

지난해 9월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사라 실버먼과 소설가 마이클 샤본,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타네히시 코츠 등은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작가들은 오픈AI가 자신들의 창작물을 허가 없이 무단으로 복사해 챗GPT의 학습데이터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챗GPT가 자신들의 작품을 정확하게 요약하고 스타일을 모방한 글을 생성할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오픈AI가 일부 승소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법원은 챗GPT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저작권자들의 저서와 비슷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다만 아직 AI 학습과 저작권 침해를 둘러싼 판례가 많지 않은 만큼, 이러한 갈등은 계속해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북미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과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 역시 사용자들이 올린 게시글이 AI 학습에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료를 책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최근 인터넷에서 뉴스를 보면 하단에 ‘AI 학습 이용 금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경우가 있다. 이는 콘텐츠의 저작권은 언론사에 있으므로, 생성형 AI가 무단으로 학습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아 둔 것이다.

AI는 자신이 학습한 데이터를 재조합해 글과 그림 등의 결과물을 생성한다. 여기서 AI가 내놓은 결과물이 학습데이터로 쓰인 저작물과 유사한 사례가 생길 수 있으며, 그 결과물이 기존의 저작물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생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2. ‘AI가 쓴 소설이 내 작품이랑 똑같다고?’

…AI가 만든 결과물이 기존의 저작물을 침해하는 논란

AI는 인간이 아니므로 AI 자체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AI를 개발한 기업에 책임을 물어야 할지, AI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한 회사 또는 개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가려야 하며, 각 이해당사자들의 책임 소재비율은 어떻게 나눠야 합당할지도 복잡한 문제로 남는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