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결과물에도 저작권을 인정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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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AI가 만든 결과물에도 저작권을 인정해야 하나 AI가 글·그림을 만드는 시대…쏟아지는 저작권 논쟁, 왜?㊥

기사입력2024-07-03 00:00

안수영 기자 (syahn@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AI가 글과 그림을 만드는 시대…저작권 논쟁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콘텐츠를 둘러싼 다양한 저작권 논쟁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AI와 저작권 침해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어떤 면에서 쟁점이 되는지,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세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 AI의 학습과정과 그 결과물

㊥ AI의 저작권과 ‘퍼블리시티권’

㊦ 인간 창작자와 AI 기업의 상생

3. “AI가 그린 그림에도 저작권이 있을까?”

…AI가 내놓은 결과물의 저작권 인정 여부 논란

AI를 이용해 만든 작품에 저작권을 부여할 수 있을지, 저작권을 부여한다면 저작권의 주체는 누구로 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쟁도 있다.

우선 저작권의 주체를 둘러싼 논쟁은 다음과 같다. 한 작품의 저작권이 존재하려면 인간 저자가 있어야 하는데, AI는 인간 저자가 아니다. 즉 AI가 저작권자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AI를 이용해 작품을 만든 창작자가 저작권의 일부분을 인정받을 가능성은 있다. AI가 내놓는 결과물은 사람이 제공하는 입력값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다, AI가 산출한 내용물에 자신만의 관점과 창의성을 부여하는 주체는 결국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AI가 생성한 글과 그림은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AI 생성물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 저작권청이 2023년 3월 발표한 ‘AI 산출물을 포함한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등록 지침’을 살펴보자. 미국 저작권청은 저작권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인간이 저작자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AI의 산출물 중 인간이 창작한 부분이 있는 경우 ‘그 부분만을 독립해’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즉 AI가 생성한 결과물의 저작권을 인정받기는 어려우며, 인간이 개입한 부분에 한해 저작권을 일부 인정받을 여지는 있다.

AI를 이용해 만든 작품에 저작권을 부여할 수 있을지, 저작권을 부여한다면 저작권의 주체는 누구로 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쟁도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일례로 제이슨 M. 앨런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은 2022년 9월 미국 콜로라도 박람회 미술 경연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1등을 수상해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된 AI 미술작품이다. 당시 앨런은 생성형 AI인 ‘미드저니’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명시했고, 대회 규정을 준수했기 때문에 상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이 작품의 저작권 등록은 거절됐다. 현행 저작권법에서 AI로 생성한 작품은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인정받기 어려우므로,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노력해 작품을 창작하고 표현하는 방식과, AI가 기존 작품들의 패턴을 분석하고 조합해 결과물을 산출하는 방식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4. “내 최애의 인기곡, 알고 보니 AI로 만든 가짜?”

…AI가 개인의 초상, 음성 등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는 논란

이 외에 저작권은 아니지만, AI가 사람의 퍼블리시티권(인격표지영리권)을 침해한다는 논쟁도 불거지고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유명인이 자신의 이름이나 초상, 음성, 서명 등 자신을 특정지을 수 있는 동일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유튜브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AI 커버곡’을 들 수 있다. AI 커버곡은 AI를 이용해 기존 노래에 유명 배우나 가수의 목소리를 덧씌운 것을 의미한다. AI가 유명인의 목소리 일부를 학습하고 복제하면 그 유명인이 실제 노래를 부른 것처럼 만들 수 있다. 주로 사용자들이 원하는 가수와 노래를 댓글로 요청하면 유튜버들이 이 요청에 따라 AI 커버곡을 만들어 올린다. 최근에는 고 김광석 AI가 부른 비비의 ‘밤양갱’, 백예린 AI가 부른 뉴진스의 ‘슈퍼샤이’ 등이 유튜브에서 큰 화제가 됐다.

최근 유튜브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AI 커버곡’은 AI를 이용해 기존 노래에 유명 배우나 가수의 목소리를 덧씌운 것을 말한다. AI가 유명인의 목소리 일부를 학습하고 복제하면 그 유명인이 실제 노래를 부른 것처럼 만들 수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만약 자신이 부르지도 않은 노래가 자신이 부른 것인 양 퍼지고 이를 통해 제3자가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문제가 빈번해진다면, 향후 이로 인한 분쟁이 벌어질 수 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지난 5월에는 챗GPT의 개발사 오픈AI가 새로운 ‘GPT-4o’에 사용한 목소리가 할리우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와 매우 유사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해 9월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은 새로운 챗GPT 시스템을 위해 스칼렛 요한슨의 음성을 사용하고 싶다고 제안했지만, 스칼렛 요한슨은 이를 거절했다. 그러나 막상 GPT-4o가 공개되자, 기본음성 중 하나인 ‘SKY’가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와 유사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스칼렛 요한슨은 2013년 영화 ‘Her(그녀)’에서 인공지능 ‘사만다’ 역을 맡은 바 있는데, 이 때문에 오픈AI가 의도적으로 배우의 목소리를 모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스칼렛 요한슨은 자신이 연기한 목소리를 오픈AI가 허락 없이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오픈AI는 다른 전문배우의 목소리를 학습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성우의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SKY의 사용을 일시 중지하기로 했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