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위 이참에 ‘대통령 직속기구’로 전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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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동반위 이참에 ‘대통령 직속기구’로 전환하자 대기업에 예산 의존, 독립성 훼손돼 제 역할 못해

기사입력2016-08-31 10:35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난달 말 임기가 끝난 동반성장위원장의 후임 인선작업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운영자금 지원이 끊겨 동반위 예산이 줄어들면서 ‘동반위 무용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2014년 8월 취임한 안충영 동방위원장의 임기는 2년이다. 임기가 만료됐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도 후임 위원장이 정해지지 않았다. 또 매년 20억원씩 지원해 온 전경련과의 5년간 예산지원 계약도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동반위의 존립이 위태롭다는 얘기다. 어찌보면 예상했던 결과다. 최근에는 전경련이 올해부터 3년간 운영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리되면 올해 동반위 예산 가운데 약 40%가 대기업 지원이다.

2010년말 출범 당시 대기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다시 불거져 나올 수 밖에 없다. 민간자율합의기구 형태로 설립된 동반위가 ‘상생’이라는 대의에도 불구하고 태생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중소기업계는 동반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해왔다. 대표적인 게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동반위는 이에대해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대기업이 동반위에 호의적이냐, 그렇지도 않다. ‘돈’까지 내면서,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동반위의 활동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내년에 김, 단무지, 두부 등 51개 적합업종의 보호기간이 끝난다. 2018년도 4개업종, 2019년에도 19개 업종의 보호기간이 끝난다. 이들 중소업체들은 대기업과 힘겨운 협상을 앞두고 있다. 동반위가 풀어야 할 일이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의 대변창구인 전경련의 추가지원을 받게 되면, 동반위가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회의가 든다. 현재 1억원에 불과한 중소업계의 운영자금 지원규모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대·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필요한 바람직한 조직의 형태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 볼 시점이 됐다. 민간자율기구가 아니라 당초 거론했던 ‘대통령 직속기구’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취지에 맞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한국경제’라는 한 배를 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