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인명피해…대형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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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수많은 인명피해…대형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아리셀 공장 화재…다시는 같은 사고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기사입력2024-06-26 09:5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경기도 화성시 배터리 제조공장에서 지난 24일 발생한 대형화재로, 최소 2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8명이 중경상을 입는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다.

유해화학물질인 리튬을 취급하는 1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은 사고 발생 이틀 전에도 리튬 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되는가 하면, 2019년에는 리튬 보관을 허가량의 23배를 초과해 보관하다가 적발돼 벌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20년에는 소방시설 작동 불량으로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재난을 예고하는 여러 조짐에도 제대로된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SBS가 공개한 공장 화재의 첫 발화 당시 모습을 보면, 적치된 배터리팩에서의 작은 폭발이 발단이었다. 근무자들이 소화기를 이용해 화재를 진압하려고 했지만, 연이어 배터리팩이 폭발하면서 화재는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됐다. 정부당국이 화재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을 시작했는데, 발화 초기 리튬 전지 화재에 효과가 없는 소화기로 대응을 하거나, 희생자들이 공장의 입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등 평소 안전교육이나 대응이 제대로 이뤄졌는가 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희생자 중 대다수의 외국인 근로자들 가운데 용역회사에서 파견받는 형태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공장 내부구조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것도 피해가 커진 요인으로 분석된다.

노동계는 이번 화재를 두고 예견된 참사라고 비난했다. 리튬 1차전지가 그동안 많은 화재사고의 원인이 됐음에도 사업장 안전은 무대책으로 방치됐다는 주장이다. 또, 사고 이전에 진행된 안전점검이나 셀프 소방점검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나왔다며, 무용지물인 안전점검이 반복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아리셀은 50인 이상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이면 선입하도록 돼 있는 안전관리자도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사업주가 방문취업 비자를 취득한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려면 고용노동부에 특례고용가능확인서를 내야 하는데, 아리셀은 고용부에 이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불법파견 소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망자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라는 사실이 외신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처우 문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와 관련해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리고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수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오는 대형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은 언제나 한 발 늦고 그나마도 제대로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지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노동현장에서는 사망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다시는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