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재난’ 피해…안일한 대처로는 막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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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스팸재난’ 피해…안일한 대처로는 막지 못해 도박, 대출, 성매매 스팸문자까지…삭제하고 신고하는 게 일상

기사입력2024-10-19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스팸문자,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택배사와 카드사를 사칭한 문자는 이미 ‘고전’이 됐다. 결혼식이나 부고를 가장한 피싱문자와 도박, 주식투자를 권유하는 리딩방, 대출, 심지어 성매매 관련 스팸문자까지, 이를 신고하고 삭제하는 것도 일상이 돼버렸다.

스팸문자 중 상당수는 사용자로 하여금 악성 URL을 클릭하게 유도한 후, 개인금융 정보를 탈취하는 스미싱 범죄 등 2차, 3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스팸재난’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휴대전화 스팸건수는 무려 2억8041만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나 급증했다. 전체 스팸 수에서 실제 신고가 이뤄지는 것은 7%에 불과해, 정부당국이 파악한 수치는 빙산에 일각에 불과하다.

결혼식이나 부고를 가장한 피싱문자와 도박, 주식투자를 권유하는 리딩방, 대출, 심지어 성매매 관련 스팸문자까지, 이를 신고하고 삭제하는 것이 일상이 돼버렸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황 의원은 불법스팸 전송에 따른 이익이 법률 위반으로 받을 불이익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스팸재난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스팸메일에 의한 스미싱 범죄는 2019년 207건, 2020년 822건, 2021년 1336건, 2022년 799건에서 지난해 1673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피해액은 4억원에서 144억원으로 급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나의 개인정보가 공공연히 불법거래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경찰청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먼, 올해 8월까지 유출된 개인정보 수는 1047만5000건에 달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곳은 올해 기준 공공기관 75곳, 민간기업 134곳 등 209개 기관이었으며, 대다수는 해킹에 의한 유출인 것으로 밝혀졌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온라인이나 다크웹을 통해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해당 서비스가 불법 스팸에 이용되고 있음에도 해당 역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등의 필요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 최대 3000만원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피해금액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며, 관련법을 개정해서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개인정보 유출과 해킹 등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스팸을 보낸 이들을 광범위하게 추적하고 조사해야 한다. 부정한 방법이나 수단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한 불법 행위를 찾아내 엄벌에 처해야 한다. 대기업 통신사와 문자중계사업자 역시 스팸 근절에 적극 나서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