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만 봐도 척척…기계의 독심술 페이스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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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표정만 봐도 척척…기계의 독심술 페이스테크 타인의 감정을 이해 ‘인간적인 가치’를 지닌 기술 대세

기사입력2024-12-05 00:00

내년에는 어떤 기술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을까? 매년 소비자 트렌드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도서 ‘2025 트렌드 코리아’는 2025년 트렌드가 될 기술 가운데 하나로 ‘페이스테크’를 소개했다. 페이스테크의 개념과 인간의 감정을 반영하는 기술이 점점 중요해지는 흐름에 대해 살펴본다.

페이스테크는 얼굴 또는 표정을 의미하는 페이스(Face)와 기술(Technology)를 더한 합성어로, 세 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당신이 졸음운전을 할 상이요’…사람 표정을 읽는 기술 대세

첫째, 로봇이나 사물에 얼굴과 표정을 표현해 친근감을 느끼도록 하는 기술을 뜻한다. 인천공항의 길찾기 및 서비스 안내 로봇인 ‘에어스타’가 대표적이다. 에어스타는 공항을 방문하는 고객을 응대할 때 눈에 하트 모양을 띄우는 등 귀엽고 즐거운 표정을 보여준다. 덕분에 공항을 방문하는 고객은 보다 친근감을 느끼며 에어스타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많은 연구진들이 다양한 감정을 실감나게 표현하거나 상대방의 표정을 따라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중이다.

둘째, 페이스테크는 기계나 로봇이 인간의 표정을 통해 감정이나 상태를 인식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역시 포함한다. 예를 들면 운전자의 표정을 분석해 운전 중의 피로와 졸음 여부를 파악하는 자동차가 있다. 이러한 자동차는 운전자의 눈 깜박임과 하품 빈도, 얼굴 표정의 변화, 고개 움직임, 말하는 속도와 톤의 변화 등을 파악하고 피로 경보를 울려 교통사고를 예방한다. 사용자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얼굴 인식과 생체 신호 모니터링 등의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얼굴 표정의 미세한 변화를 바탕으로 분석을 하는 만큼 기술의 정확성, 신속성도 중요해지고 있다.

셋째, 그 동안 온라인 소통에서 이모티콘을 많이 썼다면, 이제는 자신의 얼굴을 기반으로 상대방과 소통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아이폰에서 사용자의 표정을 인식해 3D 이모티콘으로 만들고, 문자메시지 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미모티콘’을 예로 들 수 있다. 비대면 소통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내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면대면보다 어렵다. 표정이란 한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고유한 요소인 만큼, 비대면 시대에 사용자의 표정을 활용하는 기술은 점점 더 쓰임새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감정을 헤아린다는 점에서 가치 있어

페이스테크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인간적인 가치를 지닌다. 고객의 개인적인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사람의 감정을 읽고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고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기업과 상품이 선택을 받을 것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지금도 얼굴 인식 기능은 널리 쓰이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얼굴 인식으로 화면의 잠금을 해제하거나, 매장에서 물건을 살 때 얼굴 인식으로 카드를 결제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페이스테크가 결제와 보안 등 신원을 확인하는 용도를 넘어, 사용자의 감정을 파악하고 보다 인간적으로 소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테크 기술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우선 기계나 로봇이 상황에 잘 맞고 친근한 표정을 짓는다면 사용자가 상황을 보다 쉽게 인지하고 더욱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계가 사람의 표정을 읽는 기술은 고객을 사로잡고자 하는 기업, 상품과 서비스에 만족을 느끼고 싶은 고객 모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만족한 고객 중에서는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불만이 비언어적 의사소통 요소인 얼굴 표정에서는 미묘하게 드러날 수 있다. 만약 고객의 표정을 감지하고 감정을 이해하는 기술이 발전한다면, 기업은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기술에 기대하는 바는 ‘인간다움’이다. 페이스테크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인간적인 가치를 지닌 기술이다. 각 고객의 개인적인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사람의 감정을 읽고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고,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기업과 상품이 고객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각각의 고객에게 꼭 맞는 ‘초개인화’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다

페이스테크는 얼굴 및 표정 인식을 바탕으로 개인의 취향, 건강상태, 감정상태를 파악해 각 고객에게 꼭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예를 들면 사용자의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 의상을 추천하거나, 감정상태에 맞는 영화 콘텐츠를 추천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 사용자의 표정을 분석해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지수를 파악하고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을 추천하거나, 효과적인 운동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보다 정교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테크가 보다 확장된다면 다양한 생활영역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스마트 홈 시스템에 페이스테크를 적용한다면 가족 구성원의 얼굴을 인식해 개인에게 꼭 맞는 집안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다른 가족 구성원보다 추위를 많이 타는 자녀가 하교 후 귀가했다면, 집안의 센서가 이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평소보다 난방 온도를 더욱 높이는 방식으로 응용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