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취약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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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현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취약한가 가상환경과 현실세계의 불안감 표현하는 홍콩 출신 작가 Mak2

기사입력2024-12-12 10:18

김현성 객원 기자 (artbrunch@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홈 프롬 홈:와이파이가 내장된 소’, 2024, 회화, 캔버스에 유화와 아크릴릭, 세폭화, 100×150cm, Courtesy PERES PROJECTS, Berlin, Seoul, and Milan.

페레스프로젝트가 홍콩 출신 작가 Mak2(1989년생)의 서울 첫 개인전 ‘와이파이가 내장된 소, Cows With Built-in Wi-Fi’를 지난 11월14일 시작해 2025년 2월1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Mak2와 페레스프로젝트의 두 번째 협업으로, 회화를 중심으로 3D 프린팅 조각과 비디오 설치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Mak2는 가상환경과 현실세계의 불안감을 동시에 다루며, 디지털 언어를 다양한 매체로 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의 작품은 상상과 현실 사이의 모호한 경계, 시뮬레이션과 구성된 실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 픽셀화된 질감은 선명한 색채와 초현실적인 세부 묘사와 어우러지며, 디지털과 물리적 세계는 익숙하면서도 혼란스러운 낯선 풍경으로 통합된다.

이번 전시에서 Mak2는 비디오 게임 ‘심즈(The Sims)’의 디지털 세계를 배경으로 창의적이고 유머러스한 가짜뉴스 내러티브를 재구성했다. ‘와이파이가 내장된 소(Cows with Built-In Wi-Fi)’, ‘피자와 결혼한 남자(Man Marries Pizza)’ 등의 작품은 유토피아적 이상과 완벽한 세상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며, 현실 인식의 취약성을 강조한다.

작가는 “이러한 터무니없고 꾸며진 이야기를 목가적인 주거공간에 녹여냄으로써 현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명과 동일한 작품 ‘와이파이가 내장된 소’는 소를 모바일 핫스팟으로 조작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거짓 정보와 진실의 유동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홈 프롬 홈:피자와 결혼한 남자 1’, 2024, 회화, 캔버스에 유화와 아크릴릭, 세폭화, 100×100cm, Courtesy PERES PROJECTS, Berlin, Seoul, and Milan.

인공지능은 부조리와 일상의 조화를 이루는 데 미묘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며, ‘홈 스윗 홈’의 설정을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인 내러티브로 매끄럽게 변화시킨다. 이는 동시대의 인식과 경험을 형성하는 데 기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Mak2의 작품세계는 탈진실 시대와 전통적인 미디어 계층구조의 붕괴에 대한 지속적인 담론에 참여하며, 관람객들에게 점점 더 인공화되는 세상에서 소비하는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Mak2는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개념 미술작가로, 철학, 미술사, 문화, 변화하는 사회정치적 환경, 인터넷, 그리고 신기술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21세기의 이슈들을 고찰한다. 그녀는 설치, 회화, 드로잉, 영상, 스탠드업 코미디, 인스타그램 필터 등 폭넓은 매체를 활용해 작업한다.

작가는 홍콩의 드 사르트 갤러리, 베이징 드 사르트 갤러리, 홍콩 컨템포러리 아트 파운데이션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상하이 유즈 미술관, 홍콩 하트 하우스, 상하이 치 K11 미술관, 베이징 인사이드아웃 미술관, 베이징 X 뮤지엄, 뉴욕현대미술관 PS1 등 수많은 단체전에 참여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예술만세 김현성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