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저가수출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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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중국의 저가수출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 무협, “제3국에서 한중간 수출 경쟁 심화” 우려

기사입력2024-07-24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수출물류 운임이 증가한 원인으로 꼽히는 중국의 ‘저가수출’이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이 23일 펴낸 ‘중국 저가수출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중국의 수출단가 인하와 물량 확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수출단가는 2023년 5월부터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수출단가는 1년전에 비해 9.7% 하락하며,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물량은 올해 초 20% 가까이 증가하며,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따라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했던 2021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가뭄에 따른 파나마 운하 통행 차질, 예멘 후티 반군 홍해 사태 등”으로 해상운임 상승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확대가 겹치면서 해상운임 상승이 가속화됐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한국 컨테이너선 운임지수(KCCI)는 지난해 평균 1359에서 올해 7월1일 4778로 3.5배 상승했다.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 역시 같은 기간 3.7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우리 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여타지역 해상운임은 오히려 하락해, 최근 물류비 상승 원인이 중국의 저가수출이라는 점이 나타나고 있다.

대중국 관세인상, 제3국에서 한중 경쟁심화 가능성

중국의 수출단가 인하와 물량 확대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중국이 저가수출을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은 지난 5월 약 18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주요 전략품목에 관세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EU와 캐나다, 중남미, 인도, 동남아 등 신흥국들도 중국산 철강, 전기차 등 과도한 유입을 우려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조사에 착수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주요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은 우리 기업들이 해당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경제연구소(PIIE)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관세 1% 인상은 중국의 대미 수출을 약 1.46% 감소시키고, 중국 외 국가의 대미 수출을 최대 0.46%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인용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 등 관세 장벽을 피해 제3국으로 수출을 전환할 경우, 제3국 시장에서 한중간 경쟁심화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중국의 베트남·러시아·태국·인도네시아·브라질 등으로의 수출이 우리나라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탈리아·프랑스·폴란드 등 일부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도 한국은 올해 감소세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소폭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점유율 격차가 확대됐다.

보고서는 “중국의 저가수출은 안정된 수출 채산성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반적으로 수출 단가가 하락하면 수출 채산성은 악화되나, 위안화 약세와 낮은 생산자 물가 영향으로 최근 중국의 수출채산성지수는 2017~2021년 평균치(99.8)를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력 향상 역시 우리 수출에 근본적인 위협요인이라고 봤다. “최근 중국의 수출자립도가 매년 높아지는 가운데 특히 자동차, 화학공업제품, 철강금속의 자립도 향상이 두드러진다”는 점과, “범용 기술 분야와 AI·우주·첨단 모빌리티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을 따라잡았거나 추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요국의 대중국 견제조치에서 기회를 탐색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수출 포트폴리오 전환 노력”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선을 앞두고 대중 견제조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제품 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프리미엄 중심 신수출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중국 바이어 대상 설문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한국 제품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 한국산 제품이 중국 및 아세안 제품으로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4.1%에 이르렀다.

보고서는 “우리가 기술우위를 점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가전, 친환경 연료 LNG 선박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중심의 코리아 시그니처 제품 라인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