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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에 유용한 ‘기술’ 인간에 혜택주는 ‘기업’
영문 번역·물 산업혁신 기술…‘트라이 에브리싱’에서 만나다
- 기사입력2024-09-30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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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감이 어색한데 좀 더 원어민처럼 바꿀 순 없을까?’해외 클라이언트와 이메일로 의사소통할 때, 혹은 논문이나 학교과제로 영어를 사용해야 할 때,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고민이다. 그렇다고 시중에 나와 있는 번역서비스를 쓰기에도 망설여진다. 바로 ‘번역체’라고 불리는 이질적인 문장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기술 개발을 끝낸 중소기업에도 고민은 있다. 어떤 분야의 기술을 개발한 후 기술에 대한 실증과정이 필요하지만, 실제 테스트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지난 11일부터 2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트라이 에브리싱(Try Everything)’에는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들고나온 스타트업과 이들을 지원하는 창업생태계 관계자들이 모였다. 중기이코노미는 이 중에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을 들고나온 ㈜데이터비와 물 산업에 대한 실증연구를 지원하는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을 만났다.
오승현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엔그램에 대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중기이코노미현지인도 틀리는 문법 완벽히 교정…㈜데이터비㈜데이터비는 ‘언어의 장벽을 없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세계를 잇겠다’는 포부 아래 2018년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보면서 연구개발을 진행한 후, 엔그램(Engram) 서비스를 2021년에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영어문법 검사기와 번역서비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엔그램의 강점은 생성 AI 기술 기반이라는 점이다.이 기업의 오승현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기술에 생성 AI로 많은 부분을 대체하면서 전체적으로 서비스 수준을 높여갔다”며, “기존의 영문번역기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운 번역 결과를 제시한다”고 자신했다.기존의 번역서비스들은 출시된 지 이미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꾸준히 업그레이드는 돼 왔지만, 딥러닝 기술을 이용하고 있어 생성 AI로 완전히 대체되지 않은 상황이다. 생성 AI 기반의 번역시스템을 활용하면 딥러닝 기반의 번역시스템보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결과물은 굉장히 자연스럽다고 한다.특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비원어민들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들이 고민하는 포인트에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면, 기존의 번역서비스는 ‘your→you're’처럼 원어민이 자주 실수하는 부분에서 주로 우수한 성능을 보이지만, 엔그램은 ‘a와 the 중에 어떤 것을 써야 하는지’, ‘arrive at과 arrive in 중에 어떤 것이 적합한지’ 등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우수한 결과를 보인다. 또한, 일반적인 영문법 검사기와 달리 문맥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관용구 사용이나 어색한 문장을 바로 잡아줘 자연스러운 문장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엔그램의 기능은 크게 번역, 영문 교정, 영문 패러프레이즈(paraphrase)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번역된 영문 초안을 개선할 때 훨씬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오 대표는 “문장의 어색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패러프레이징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며, “이 기능에서는 표준, 격식, 학술적, 비격식, 짧게, 길게, 쉽게 등의 7가지 스타일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예를 들어, 논문을 쓰거나 과제를 제출할 때는 학술적 기능을, 정중하게 이메일을 보낼 때는 격식 스타일, 쉽게 설명하고자 할 때는 쉽게, 프리젠테이션을 압축해서 번역하고 싶을 때는 짧게 등의 스타일을 이용하면 된다. 게다가 제안된 교정 문구에 대한 발음도 음성으로 제공한다.오승현 대표가 이 서비스를 만든 배경에는 그의 실질적인 경험이 녹아있다. 미국에서 MBA 학위를 받은 후, 아마존에 입사해 3년간 일하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영어문서를 작성해야 했는데 그때마다 비원어민으로서 느끼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한다. 이후 삼성전자에서 3년 동안 근무한 후, 그동안 꿈이었던 창업을 위해 대학교 후배인 서원교 CTO와 공동으로 창업해 영문 교정시스템부터 개발했다.
오승현 대표가 중기이코노미와 인터뷰한 소감을 한-영 번역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사진 위). 사진 아래는 패러프레이즈 기능을 통해 좀 더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번역된 모습 ©중기이코노미현재 엔그램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최근에는 일본, 중국, 스페인의 고객들이 늘었다고 한다. 기업체의 관심도 높다. 기업체와 B2B 계약을 맺은 후에는 엔그램 측에서 관리자 시스템을 제공해 기업 자체적으로 사용 직원을 관리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하고 있다.엔그램은 웹과 스마트폰 모두 사용할 수 있고, 무료서비스의 경우 하루에 각각 300단어까지 입력할 수 있으며, 프리미엄 요금제에서는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특히 연간으로 이용하면 50% 더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20% 정도는 연간 회원이라고 한다.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 고객이 꾸준히 늘면서 매출도 우상향을 그리고 있는데, 오승현 대표에 따르면, 작년 연 매출을 올해 1분기에 이미 넘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오 대표는 “엔그램의 목표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영어로 의사소통할 때 지금보다 몇 배는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라며, “전 세계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만 10억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엔그램을 통해 도움을 받도록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물 산업기술 중소기업 찾는다…서울물재생시설공단최근 환경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악취문제를 해결하거나 슬러지를 처분하는 등 하수처리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의 기술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고민은 기술을 개발했더라도 실제로 테스트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서울물재생시설공단은 이런 어려움에 봉착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과 전기 및 수도 등을 지원함으로써 시장에 나가기 전에 실증할 기회를 제공한다. 트라이 에브리싱에 나온 목적도 그런 기업을 찾기 위해서다.서울물재생시설공단 물재생연구실 박상호 차장은 중기이코노미에 “기술개발의 완결성 및 상용화를 위해서는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적용해 보고 현장 적용성 평가 및 기술 개선과정이 필수적”이라며, “서울시와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은 부지 및 하수, 원수 등의 인프라를 제공해 완성도 있는 기술이 개발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연구 및 기술개발의 목적으로 공공하수도 부지를 점용할 경우 점용료를 낮춰주는 등의 적극 행정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런 식으로 ‘물 산업 혁신기술 R&D 지원사업’을 통해 실증연구를 지원한 사례를 살펴보면, ‘하수슬러지 건조물의 연속 열분해 탄소중립 및 바이오 자원화 기술 검증’ 과제가 있다. 건조 슬러지를 대상으로 열분해 기술을 적용해 슬러지 감량과 열분해 후 생성되는 바이오차, 합성가스, 열분해유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실증기업과 협력해 연구하고, 활용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서울시와 함께 도전하기를 원하는 기업에게 문을 열어주고자 투자 유치가 진행되고 있는 스테이지 모습 ©중기이코노미‘테스트베드 서울 실증 지원사업’을 통해 성공적으로 실증연구를 마친 사례도 있는데, ‘IoT 센서 기반 하수처리시설 펌프 송풍기 성능 진단 및 모니터링 기술’이다.물재생시설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설비인 펌프와 송풍기를 대상으로 열역학 이론을 기반으로 한 기술로, 펌프 및 송풍기에 대해 실시간 성능 진단과 모니터링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산관리를 지원할 수 있으며,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한 소비 에너지가 최소화될 수 있는 설비 최적 조합 운전방법을 제시하는 기술이다. 공단에 따르면, 이는 단순히 실증 연구지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의 활용성 검토와 개발 기술이 상용화, 사업화될 수 있도록 환류체계를 구축한 물 산업 지원의 대표 사례다.최근에는 기후 변화 대응으로 물 분야에서 에너지 절감 및 생산에 대한 이슈가 뜨거운 상황이다. 이에 기술 또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박상호 차장은 “특히 에너지 다소비 기자재에 대해 소비 에너지를 절감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저에너지 고효율 기자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물재생센터의 경우 에너지 생산 측면에서 소화조 운영 효율화를 통한 바이오가스 증산 및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에너지 생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와 관련된 기술개발 또한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또한, “4차 산업의 주요 기술인 센서, IoT, AI 등에 대해서도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물재생센터처럼 많은 데이터를 생산하는 시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해석 및 분석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박 차장은 현재, 그리고 미래 물재생센터의 가장 큰 이슈는 악취 저감과 슬러지 처리라며, 이와 관련된 기술이 더 나오길 희망했다.그는 “악취의 경우 물재생센터 이미지를 가장 안 좋게 하는 요인이며,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며, “악취에 대한 조사-감사(모니터링)-제거와 같이 악취에 대한 적극적이며 주기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통합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슬러지 처리 기술은 바이오가스법과 맞물려 슬러지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자원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며, 처리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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