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협상…‘배트나’ 확보해 협상력 극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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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M&A 협상…‘배트나’ 확보해 협상력 극대화를 입장 차이 원인을 분석하고, 합리적 대안까지 제시해야

기사입력2024-12-06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성공하는 중소기업 M&A 전략은

M&A(Mergers and Acquisitions)는 기업의 경영권 거래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거래를 지칭한다. 형태에 따라 합병, 경영권 지분 거래, 영업양수도 거래 등이 있다. 투자수익 확보, 기업 지속가능성을 위한 성장동력 확보의 목적을 가진 매수자와, 창업 후 다음 단계로의 성장을 희망하는 매수기업의 동기가 만나는 M&A는 복잡한 절차가 수반된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성공적인 M&A를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준비와 전략이 필요한데, 중기이코노미는 여섯 차례에 걸쳐 이를 소개한다.

① 경영권 거래 M&A 최근 동향

② M&A 전략수립부터 거래종결까지

③ NDA·MOU·LDD·SPA…M&A 법률문서

④ 효과적인 PMI가 M&A 성패 가른다

④-1. 실사과정에서 확인할 PMI 영역

④-2. PMI에서 발생하는 노동법 이슈

⑤ M&A 핵심은 정확한 기업가치평가

⑥ 성공적인 M&A 협상 전략은

처음부터 자신의 주장만 강요해서는 협상이 지속될 수 없다. 서로 우호적인 자세로 합의점을 찾아갈 때 ‘성공하는 M&A 협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갑의 입장에서는 상대방도 만족할 수 있게 작은 사항은 양보를 하면서, 중요한 사항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협상에 임하는 것이 좋다. 을의 입장이라면, 불리한 부분은 가급적 숨기고 상대방보다 자신이 우위인 부분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혜미 법무법인 별 대표변호사는 (사)벤처기업협회가 최근 개최한 ‘ICT 벤처 M&A 역량강화 교육’에서, “협상의 목적은 상호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이뤄내는 것이고, M&A 협상은 적정 가격을 정하고 계약 세부조건을 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의 배트나를 강조하고, 상대방의 배트나를 무력화”

강 변호사는 협상 전, 자신이 가진 협상력을 확인하기 위해 ▲이 거래를 꼭 해야 하는지, ▲협상이 결렬된 경우의 리스크인 ‘배트나’(BATNA,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를 가지고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배트나는 협상이 성립되지 않았을 경우 최선의 대안을 의미하는 협상 용어다. 협상시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을 때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을 의미한다. 즉 이런 부분을 확인해 협상력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을 먼저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까프푸의 매각 사례는 이러한 배트나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협상전략으로 꼽힌다. 한국까르푸는 시장 적응에 실패해 2006년 한국에서 철수해야 했지만, ‘좋은’ 가격으로 매각에 성공한 사례가 됐다.

한국까르푸는 매각에 임박한 상황에서, 점포수는 27개에서 32개로 늘렸다. 당시 협상 대상자였던 롯데마트가 한국까르푸를 인수할 경우, 업계 1위였던 신세계이마트의 1등 이미지를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마트 인수전에 참여를 하고, 롯데마트와의 협상에서 이를 까르푸의 배트나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 이마트는 월마트를 인수해 롯데마트가 까르푸를 인수한다해도 위협이 되지 않는 상황을 만들었고, 까르푸의 배트나는 효력이 사라졌다. 한국까프푸는 또다시 이랜드의 뉴코아를 인수전에 끌어들여, 롯데마트를 배트나 삼아 이랜드에 1조7500억원에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나는 배트나를 확보하고 상대방은 배트나가 없을 때 협상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며, “반대로 나는 배트나가 없고 상대방은 있는 경우 상대방의 배트나를 무력화시킬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대방과의 거래가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플랜B의 배트나를 마련해, 상대가 이를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상대방의 배트나를 무력화할 수 있는 파격적인 제안을 제시하고, 자신의 우위를 강조해 상대방이 배트나를 스스로 포기하게 만드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즉 협상력에서 배트나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자신의 배트나를 활용하면서 상대방의 배트나는 없애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비밀유지 실패·협상기간 지연 등 협상 실패 요인 주의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협상이 실패하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비밀유지에 실패하거나, 협상기간이 지연되는 경우다. 매도인 입장에서 사전에 M&A 추진 사실이 임직원에게 공개될 경우, 회사 자체에서 문제가 돼 거래가 결렬되는 경우도 있다. 강 변호사는 실사과정에서 M&A 사실이 누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강력한’ NDA(비밀유지계약서)를 체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협상기간이 예정보다 지연될 경우, 매도인에게 불리해지거나 전체적으로 거래가 완료되지 않아 모두에게 손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 신속하게 M&A가 완료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실사시 매도인이 자료 준비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거래의 속도가 달라지므로, 자료를 미리 준비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강 변호사는 협상 전 상대방에 대한 조사, 거래 자체에 대한 이해, M&A 지식 등을 모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해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M&A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일상 대화를 통해 숨겨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상대방의 약점은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압박용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도인의 입장에서는 평소 대화에서 추후 협상에 불리하게 적용될 이야기는 삼가는 것이 좋다.

입장 차이 원인을 분석하고, 합리적 대안까지 제시해야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상대방이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요구하는 근본적인 이유와 목적을 파악하고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해, 상대방의 요구를 막는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격 조정을 요구할 경우, 거부할 수 없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매도인의 입장에서는 유사 M&A 사례를 참조해 제시한 가격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사전에 가격 감액사유를 검토하고 대비해야 한다. M&A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강조해 가격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한편, 가격 조정의 사유나 한도를 명시하고, 최대한 거래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매수인의 입장에서는 소요 자금조달 능력을 고려해 인수가격에 대한 기준과 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먼저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실사를 통해 가격 조정의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둘 필요가 있다. 또한 실사에서 최대한 가격 조정 사유를 찾고, 가격에 반영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계약서다. 따라서 협상 결과가 정확히 반영되고 원하는 대로 문구가 작성됐는지 계악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강 변호사는 “계약서 초안의 90% 이상은 인수인이 작성해 전해준다”며, “처음 받는 계약서는 인수인의 입장에서 쓰여지게 마련이므로 그대로 계약을 체결하기 보다는 리스크를 최대한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