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맑음’ 자동차 ‘흐림’…엇갈린 새해 전망

프린트

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반도체 ‘맑음’ 자동차 ‘흐림’…엇갈린 새해 전망 대한상의 “트럼프 2기 정책 유불리에 따라 희비 갈릴 것”

기사입력2024-12-12 00:00

주력 11개 업종의 전망을 날씨에 비유한 산업기상도에 따르면, 반도체의 내년 날씨는 맑을 것으로 예보됐다. 하지만 자동차는 흐림이 예보돼 전망이 엇갈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실시한 ‘2025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바이오·기계 업종은 ‘대체로 맑음’, 자동차·이차전지·섬유패션·철강·석유화학·건설 분야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새해 산업기상도는 AI 산업 성장세와 트럼프 2기 정책의 유불리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밝혔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대체로 맑음’=반도체 산업은 데이터센터, 서버 등 AI 산업 인프라 지속투자, AI 기기 시장출시로 인해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견고한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올해 수출은 당초 예상치를 상회하며 전년대비 41% 증가한 1390억불 내외가 될 것”이라며, “2025년에는 소폭(2.9%↓) 감소한 1350억불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산업 역시 스마트폰 AI 기능 적용 본격화에 따른 교체수요, 프리미엄 OLED IT·TV 출하량 증가로 인해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특히, 내년 출시될 아이폰17 전 모델에 LTPO(저전력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될 예정인데, 이 패널을 공급한 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2025년 수출은 올해 대비 4% 가량 증가한 194.8억불로 예상된다”며, “다만 트럼프발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국내 패널기업 고객사(애플 등)의 중국 내 점유율 감소 우려는 큰 하방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자동차·철강, 트럼프 리스크 노출=반면 자동차와 철강 산업 등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평가다.

‘2025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이차전지 등의 업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자동차 업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 중국 자동차 산업 팽창이 위협요인으로 꼽히며,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3.1% 감소한 270만대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한·필리핀 FTA 발효에 따른 5% 관세 철폐, 하이브리드카의 수출 증가세 등 호재요인에도 불구, 대미흑자 비중이 가장 높은 자동차·자동차부품의 추가관세 도입 가능성과 코로나 이후 대기수요 소진으로 인한 주요국의 재고량 증가,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현지화 비중 증가 등 불확실성 요인이 더 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철강 산업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부과 및 수입쿼터 축소 가능성 우려 등으로 인해 ‘흐림’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수입쿼터제(물량할당제)를 도입해, 직전 3년 평균치의 70%까지 수출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2기 행정부는 이 비율을 더 축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규언 철강협회 계장은 “하방리스크가 큰 상황이지만, 철강기업들의 신시장 창출 등 수출확대 노력으로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건설업 부정적 요인이 많아=배터리는 중국에서 과잉생산된 저가 제품이 유럽 등 주요시장에 판매돼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저가의 중국 배터리는 글로벌 시장점유율(중국 제외)이 2021년 18.2%에서 2024년 상반기 38%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최근 주요국들의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수요 급증에 따른 수주확대, 대중 고율 관세부과에 따른 반사이익은 긍정적 요인으로 전망된다.

김승태 한국배터리협회 정책지원실장은 “미 IRA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30D) 폐지 우려, 전기차 의무화 정책 후퇴 등 위기요인을 최소화하는 한편 미국의 탈중국 디커플링 기조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 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인한 유럽 완성차 업체의 EV용 배터리 수요 확대 등 기회요인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 부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협회는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올해 10월까지 누계기준 전년동기대비 0.1% 감소한 약보합 수준”이라고 짚었다. 올해 공공수주는 토목공사를 중심으로 9.9% 증가했지만, 더 큰 수주시장인 민간부문에서 3.6% 감소한 영향이 컸다.

2025년에는 건설수주 실적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부문에서 SOC 예산 감소와 건전재정 기조로 올해보다 1.7% 하락하겠으나, 민간수주는 정비사업 및 3기 신도시 추진 등으로 4.1%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PF부실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큰 불확실성이라고 건설협회는 진단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