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 종료 앞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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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유예 종료 앞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향방은 2018년 시행…수도권 재건축 추진단지 142곳 9만가구 사정권

기사입력2017-05-28 08:30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r114.com) ㅣ다른기사보기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이 얻은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빼고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금액의 최고 50%를 세금으로 내도록 한 제도다. 집값 급등기인 지난 2006년 도입됐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13년부터 2017년말까지 제도 시행이 한시적으로 유예됐다.

부담금 산정의 기준시점은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일과 준공인가일이 된다. 초과이익은 재건축 종료시점(준공인가)의 집값에서 개시시점(추진위 설립 승인)의 집값과 시세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빼 계산한다.

부과금액은 초과이익 규모(과세표준)에 따라 구간별로 10%에서 최고 50%의 누진방식으로 산정된다. 예컨대 초과이익이 1억원이면 인당 1600만원이 부과되고, 2억원일 경우 인당 6500만원씩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부과금 산정방식이 생각보다 복잡한데다 실제 적용사례가 적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부담금의 규모를 사전에 파악하기는 어렵다. 다만 재건축 과정에서 집값이 많이 오르면 그만큼 부담금 규모는 커지게 되는데, 재건축 사업이 장기화된 서울 강남권과 여의도 일대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수천만원에 달하는 세금을 낼 가능성이 있다.

과거 부담금이 부과된 사례를 보면 서울에서는 ▲송파구 풍납동 이화연립(1인당 33만원) ▲중랑구 묵동 정풍연립(1인당 144만원) ▲중랑구 면목동 우성연립(1인당 263만원) ▲용산구 한남동 한남연립(1인당 5544만원) 등 소수에 불과하고, 대규모 아파트가 아닌 소규모 연립단지의 재건축 사업장뿐이었다.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면 조합원의 부담이 늘고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단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올해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해야 한다.

재건축 사업은 조합설립인가,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인허가 절차마다 최소 3~6개월씩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사업시행인가 단계이거나 건축심의가 임박한 단지를 제외하고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면 조합원의 부담이 늘고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단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올해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해야 한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서울 등 수도권 재건축 추진단지 중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의 사정권에 있는 단지는 총 142개, 8만9597가구에 이른다. 이들 아파트는 현재 조합설립인가 단계까지만 진행된 상태로, 올해 말까지 남은 기간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못할 경우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가지 못한다. 아직 재건축 지구단위계획 준비 절차 등에 머물며 첫 단추도 끼우지 않은 ‘잠재적’ 추진 단지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

반면 현재 사업시행인가 또는 관리처분인가 단계로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거나 피할 가능성이 높은 단지는 29개, 2만9188가구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 반포동 삼호가든3차, 경기 안산시 군자주공7단지 등은 초과이익환수제에서 자유롭고 강동구 둔촌주공1~4단지 등도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담금이 준공시점에 법인인 재건축 조합에 부과되고 준공 당시 조합명부에 들어있는 조합원이 이를 분담하는 구조라 이를 고려하지 않고 사업 중간단계에 매입한 매수자는 상당한 세금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다. 제도 유예 연장 불발로 2018년 시행이 본격화되면 서울·경기·부산 등 도심 내 주요 재건축 아파트는 수익률과 투자심리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최근 한국주택협회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유예기간을 3년 더 연장하자는 입장을 국회, 정부에 ‘국민 주거안정과 내수 진작을 위한 주택 분야 정책과제’로 제안했고, 강남권 10여개 재건축 조합도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을 유예하거나, 개정·폐지할 것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의 부당성, 개발이익 추정방식의 문제, 이중과세 등 과잉금지 위반논란 등을 고려해 관련 법률의 개정 또는 폐지·유예를 주장하는 측과, 잠재적 평가이익이 아닌 시세를 기반으로 한 실현이익을 토대로 한 부담금이라는 점 그리고 정상적 상승분을 초과하는 가격에서 비용을 제외한 것을 이익으로 간주해 그 크기에 따라 비례적으로 부과하니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현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제 공은 새 정부로 넘어갔다. 관련법 도입이후 그 유효성을 제대로 검증할 기회 없이 몇 년간 유예 조치된 상황에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의 향방은 하반기 주택시장의 또 다른 불씨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제도의 시행이 주택시장에 가해지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고려해 법 운영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