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홀대론’ 주장 옳지 않다…당장 그만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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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혼밥’ ‘홀대론’ 주장 옳지 않다…당장 그만둬라 북핵위기, 북미관계, 사드배치, 중국 경제제재…함께 고민할 것 태산

기사입력2017-12-21 16:53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대통령의 중국방문 성과를 두고 여야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국빈방문에서 중국의 ‘홀대’를 받았다는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주장이다. 보수언론 역시 ‘혼밥’하는 대통령 사진을 내보내며 ‘홀대론’에 가세했다. 야당과 보수언론중 어느 쪽이 홀대론의 진원지인지는 헷갈리긴 하지만, 양자가 의도하는 바는 동일하다. 홀대론 반대진영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일본 아베 총리간 악수장면을 거론하며 굴욕외교라고 맞받아친다. 관련기사들을 보고 있으면 언어의 전쟁터에 온 기분이다.

볼썽사납다. 홀대론 근거도 명확하지 않거니와, 대통령의 방중성과를 흠집을 내는 것이 국익에 무슨 보탬이 되는지 따져 묻고 싶다. 일본 총리 아베에게 얼마만큼 허리를 숙이는게 알현이고 예의인지 계량화할 수 없는 것처럼, 대통령 ‘혼밥’과 마중나온 중국관리 ‘급’을 홀대론 근거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

오히려 지적하고 싶은 대목은 제1야당 홍준표 대표가 국내가 아닌 일본기자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홀대론을 제기했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아직 한중 정상회담이 시작되지도 않았음에도, ‘알현’, ‘조공외교’라는 말로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폄훼했다.

대통령의 중국방문 성과를 어떤 밥상을 받았는가로 평가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바도 없고, 좋게 해석해도 말장난에 불과하다. 외교적 홀대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며, 극진한 대접 또한 그에 상응하는 뭔가를 요구하기 마련이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시 중국의 홀대는 예상됐던 일이다.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사드를 둘러싼 한중관계가 그간 순탄치 못했기 때문이다. 의도적 홀대가 있었다면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리기보다, 구여권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졸속적인 사드배치를 탓해야 한다. 국민의당 또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사드배치 논란과정에서 보였던 오락가락 행보를 국민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물론 매끄러운 중국방문은 아니었다. 돌출적으로 발생한 기자 폭행사건은 중국의 홀대로 비춰질 여지도 있다. 대통령의 중국방문은 끝났지만 올바른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 책임자 처벌과 사과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중국방문 성과는 그리 나쁘지 않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합의한 ‘한반도 평화 4대 원칙’은 평화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한반도 전쟁 절대 불가’와 ‘비핵화 원칙 견지’는 한중간의 진일보한 합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드문제로 불거진 경제적 불협화음은 완전히 걷어내지 못했다. 양국이 사드문제 자체를 협상테이블에 올리지 않는 것은 껄끄러운 주제를 피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이는 해결이 아닌 봉합일 뿐이다. 중국의 경제제재가 사드갈등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경제적 갈등 역시 완전히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 국익에 우선해 방중 성과를 비판하고자 했다면, 오히려 야당은 경제적 제재를 해결하지 못하고 봉인한 측면을 지적했어야 옳았다.

중국은 대통령의 국빈방문이 끝나자마자 다시 경제적 압박카드를 꺼내 들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당국은 내년 1월부터 단체 관광객의 한국방문을 다시 금지했다. 조금 풀릴 듯 보이던 경제제재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국제행사를 앞둔 우리로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주변국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중국 홀대론, 그만 했으면 한다. 국익을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은 북핵위기, 북미관계, 사드배치, 중국의 경제제재 등 실타래처럼 얽힌 복잡한 문제들이다. 한반도 평화와 국민경제를 지키는 것. 정치의 존재이유다. 대통령 혼밥을 두고 이렇게 왈가불가할 양이면, 정치든 정치인이든 고비용을 들여 유지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