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야당…‘경제위기론’ 겁박,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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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보수언론·야당…‘경제위기론’ 겁박, 중단하라! 진단·처방 틀린 유언비어, 위기 조장해 제 살길만 찾겠다는 것인가

기사입력2018-01-04 18:20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 ㅣ다른기사보기

신년벽두부터 여기저기서 들리는 ‘경제위기’ 주장이 당황스럽다. 새해 시작은 덕담이 우선이고,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열의를 앞세우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경제지를 포함 보수언론 대부분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낸다. 여기에 대기업 CEO들도 신년사에서 하나같이 위기론을 꺼내 들었다. 보수언론과 대기업 CEO 말만 듣다보면 금방이라도 경제위기가 올 것처럼 느껴지고, 나라가 금세 거덜 날 것 같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여기에 한 술 더 뜬다. 홍준표 대표는 2일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새해 들면 일자리대란, 경제대란이 일어나고, 안보대란이 나면 지방선거까지 이 정부는 견디기 어렵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일자리·경제 대란이 일어나면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묻기에 앞서,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가장 고통을 겪을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게 도리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일자리·경제 대란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 계산을 넘어서는 국민 겁박이며 저주에 가깝다.

경제위기를 내세우는 이유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논지다. 지난해에 비해 16.4% 오른 최저임금이 자영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늘리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가맹사업·대리점업·유통업 그리고 원하청관계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는 논리도 적지 않다. 적폐청산을 빨리 끝내지 않으면 글로벌시대에 경쟁력을 잃는다는 주장도 한다.

이 모두가 정부 스스로 경제위기를 키운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철학과 패러다임을 바꾸라는 압력이다. 그러나 보수언론과 홍준표 대표의 위기 진단은 틀렸다. 얼마 전까지 삼성전자를 위시한 대기업이 사상최대 매출을 올리고, 주가 역시 폭등한다며 팡파르를 울렸던 언론이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돌변해 경제위기라니, 죽 끓듯 하는 논조의 연유부터 밝히는게 순서 아닌가? 홍 대표의 최근 행태 역시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일자리·경제·안보 대란이 터진다면서도 정작 자신은 한가하게 당 지지율 타령이라니.

‘위기’, 맞다. 무술년 새해 첫날, 빚과 구직난을 이유로 승용차 안에서 젊은이 세 명이 같이 죽음을 택해야 하는 위기다. 보수언론과 야당은 이들이 빚진 이유, 일자리도 구하지 못한 이유를 한번이라도 알고자 했을까? 수출대기업 중심의 산업생태계, 수직 종속적 원하청구조, 저임금에 기반한 노동시장, 사회안전망 부재에도 손쉬운 해고 인정 등 잘못된 경제·산업정책이 국민의 삶과 국민경제를 송두리 채 위기로 몰아넣었다. 최저임금을 최저생계비 밑으로 묶어놓고,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방치하면서 정경유착을 묵인해 경제위기를 넘자는 것. 거짓이다. 처방이 아니라 병만 키우자는 주문이다.

과거 정권은 기업을 잘되게 해야 서민경제까지 좋아진다는 낙수효과를 외쳤다. 그러나 기업의 부가 서민들이 살림살이로 흘러들지 못했다. 경제는 성장했지만 분배시스템이 고장나서다. 이제라도 낙수효과가 제대로 작동하는 경제·산업정책을 펼쳐야 한다.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부가 국민들 호주머니에 쌓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언제까지 최저임금 현실화가 성장의 발목 잡는다고 푸념만 할 것인가. 공정경제와 적폐청산이 기업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킨다는 궤변, 이젠 그만 해야 한다. 보수언론과 자유한국당, 위기를 말하려면 진단부터 바로 해라. 진단도 처방도 틀린 주장은 혹세무민하는 유언비어다. 위기를 조장해 제 살길을 찾는다는 원성을 듣기에 딱 알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