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인상으로 주택시장 침체 않도록 퇴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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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보유세 인상으로 주택시장 침체 않도록 퇴로 필요 거래세 인하 등 보완책…보유세 과표 ‘공시가격’ 실거래가 반영 바람직

기사입력2018-09-04 11:15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zigbang.com) ㅣ다른기사보기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

올해 하반기 들어 부동산 보유세와 관련된 제도개정 논의가 활발하다.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토지와 주택 소유자에 대해서 국세청이 별도로 누진세율을 적용해 국세를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개편 정부안이 지난 7월6일 확정됐다.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5%p씩 90%까지 인상(2019년 85% → 2020년 90%)하고 세율도 손볼 예정이다. 주택세율은 6억~12억원 구간이 0.75%→0.85%, 12억~50억원 1%→1.2%, 50억~94억원 1.5%→1.8%, 94억원 초과구간은 2%→2.5%로 세율을 인상하고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과표 6억원 초과 구간부터 0.3%p 추가 과세한다. 종합합산토지는 과표 구간별로 지금보다 0.25%p~1%p 세율을 인상할 예정이다.

연이어 지난 7월10일에는 ‘국토교통분야 관행혁신위원회’가 국토교통부 부동산가격공시제도에 대해 개선권고안을 발표했다. 부동산을 보유한 납세의무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공시가격과 관련된 내용이다. 국토부가 매년 공시하고 있는 부동산(토지·단독·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보유세 과표, 각종 부담금 산정기준 등 60여가지 행정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시가격 평가시스템의 실거래가 대비 낮은 현실화율 그리고 상품간 불형평성이 유형·지역·용도간, 가격대별 등 각종 부문에서 차이를 보이면서 수평·수직적 불형평 문제가 과세의 객관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시세분석의 통일된 방법론과 기준 등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조사평가자에게 시세분석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부실 조사자의 다음연도 공시업무 참여 제한과 감정평가법인간 공시물량 배정 차등 폭을 확대해, 부실조사자에 대한 제재 기준을 강화하면서 공시가격의 정확성과 차후 검증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새로운 택지지구 생성 및 교통망 확충 등으로 유동인구 변화와 신규 상권이 부상했을 때, 부동산 시장의 가격 트렌드를 즉각 반영할 수 있도록 비교표준지 변경과 검증을 의무화한 부분도 공시가격의 관리강화 방안으로 환영할 만한 요소다. 실거래가를 반영한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개선하게 되면 지금보다 시장투명성 확보, 공시가격의 정확성이 보완될 것이란 점에서 정책방향은 바람직하다.

부동산 거래와 보유단계의 세금이 모두 무거워지고 있다. 보유세 인상이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거래세는 낮춰 매매시장의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종부세 개편안에 이어, 공시가격의 낮은 현실화율을 보정할 부동산가격 공시제도의 개선 권고까지 발표되며 내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은 불가피해졌다.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와 고급 단독주택, 비사업용 토지 등 세금의 과세표준이 되는 공시가격과 공시지가가 상향되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던 토지 및 9억원 이상 고가부동산, 단독주택, 골프장·유원지 등 특수부동산들까지 되도록 빠른 시기에 공시가격 현실화가 이뤄진다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나, 한남·이태원·성북·삼성·방배동 등 고급 단독주택지들의 시세 반영률이 높아져 내년부터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기도 남부 판교·위례·광교·과천일대 택지들의 단독주택부지도 마찬가지다.

최근 부동산시장은 거래량 감소와 입주물량 증가로 위축된 모습이다. 주택시장 침체기 또는 수요자 관망세로,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할 때 실거래가는 공시가격의 과세가치를 온전히 반영하는 기준으로 그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한다. 특히 시장에서 체결되는 거래는 소유권이전에 따른 매매 뿐만 아니라 지분매각, 신탁, 증여, 경매, 판결에 의한 소유권 이전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이러한 이상치(outlier)를 어떻게 필터링 할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향후 부동산시장 가격 흐름을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 공급과잉, 금리인상 우려, 정부의 수요억제책 등을 고려하면, 큰 폭의 가격상승보다 보합국면 등 거래시장 움직임이 제한될 확률이 높다.

부동산시장의 활력이 둔화된 상황에서 매매가 상승 변동분보다 공시가격이 더 많이 올랐을 때 조세민원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보유세 부담 뿐만 아니라 준조세인 건강보험료 증가, 기초연금 등 복지수급자 탈락자 논란 등 주변에 미치는 영향력도 고려해야한다. 향후 경제상황과 부동산시장의 가격흐름, 세수 진도율 등 부동산가격공시제도의 개선에 복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올해 4월 조정지역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2주택자 +10%p, 3주택자 이상 +20%p 양도세가산세율 적용)에 이어 보유세 인상 움직임까지 거래와 보유단계의 세금이 모두 무거워지고 있다. 자칫 보유세 인상이 주택시장 침체 등 거래동맥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퇴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 2019년 세법개정 전까지 거래세는 낮춰 매매시장의 숨통을 틔워주는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