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FBA 서비스’를 이용한 수출 유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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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메리카 ‘아마존 FBA 서비스’를 이용한 수출 유리할까 편리한 전자상거래지만, 물류비·단계별 수수료 있어 사전 검토 필요

기사입력2021-11-17 11:30

김진규 객원 기자 (jk.kim@jpglobal.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평관세법인 김진규 대표관세사, 국제통상학 박사

최근 미국에 여성용 소비재를 수출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로부터 미국 아마존 FBA 서비스를 통한 수출절차에 대해 문의를 받았다. 이후 아마존을 활용하고 있는 수출업체와 물류회사를 인터뷰하고 자료를 수집해 상담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과연 아마존 FBA 서비스는 언론과 전자상거래 마케팅에서 다루고 있는 ‘달콤’한 장점만 있을까?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대표적인 아마존 FBA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아마존 FBA 거래방식이란 무엇인가? FBA는 Fulfillment by Amazon의 약자다. 주문접수, 배송, 반품까지 아마존 웹사이트를 통해 이뤄진다. 고객과의 마케팅, 배송 그리고 사후서비스까지 지원하는 서비스인 것이다.

아마존은 전 세계의 아마존 현지법인을 통해 물품을 공급하는 공급자(Vendor)를 발굴하고, 비즈니스를 제안해 아마존의 FBA 프로그램에 가입하도록 한다. 고객사의 주문정보, 결제정보 및 배송정보 등을 관리함으로써 고객관계관리(CRM)를 하는 경영방식을 취하고 있다.

물품의 공급자(Seller) 입장에서는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온라인마켓 사이트에 상품을 입점해 자사 상품을 홍보할 수 있다. 소비자의 주문, 배송, 결제, 고객 사후관리 업무를 아마존이 자사의 시스템을 통해 처리해주는 장점이 있어 매우 편리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본 거래의 본질적인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는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할까?

풀필먼트 서비스는 제조업이나 유통업에서 고객주문 이행(order fulfillment)이라는 용어에서 시작돼, 이후 VMI(Vendor management inventory) 재고관리까지 발전한 개념이다. 근본적으로 물품의 공급사가 자사의 제품을 거래처에 납품하는 경우, 소유권을 보유한 상태에서 제조 라인 또는 유통 매장에 자사의 제품을 공급하면 공장에서 사용한 만큼 또는 실제 판매된 매출에 대한 대금결제를 하는 방식이다.

아마존의 FBA 방식은, 미국 현지에서 아마존이 온라인채널을 통해 마케팅 및 판매 대행을 함으로써 단기간에 소비자에게 제품을 노출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상품 결제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수량만큼 사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어, 물품의 공급자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아닌 아마존을 통해 시스템으로 판매량, 매출, 재고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결제를 받으므로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은 1999년 종전의 물류센터 개념에서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통합주문관리센터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2006년에 자사의 풀필먼트 센터를 FBA라고 명명한 후, 온라인마켓에서 고객이 주문한 상품 데이터를 배송과 연계해 배송 및 반품 물류까지 수행하는 통합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 FBA 개요 절차

<출처=아마존 코리아>

그렇다면 공급자가 아마존 FBA를 선택하게 되면 오로지 제품 기획과 개발 그리고 제조만 집중하면 되는 것일까?

아마존의 FBA 시스템은 VMI(vendor managed inventory) 방식과 풀필먼트 방식을 결합한 물류시스템 형태다. 물품의 공급업자가 자신의 비용과 책임으로 물품을 선적, 통관 및 수입자의 창고에 반입해야 하는 배송, 재고관리 및 반품 등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화장품을 미국 LA에 위치한 아마존 FBA 운영센터로 입고해야 한다면, 공급자(아마존 셀러)는 국내 출고장소에서부터 선적서류 작성, 수출통관, 원산지 증명, 운송 및 현지 수입통관, 수입국 인허가 등에 대한 물품인도책임이 있고 국제물류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한 아마존의 유료 Prime 멤버들이 구입한 물품에 대해 반품을 원하는 경우, 아마존FBA 정책에 의해 상품은 무료 반품하기에 아마존 FBA 센터 입고 후 반품처리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그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아마존 FBA 센터 내 자사 제품의 재고를 수시로 체크해, 부족하면 재고를 일정 수준으로 채워야 하는 재고관리 업무가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또 하나의 단점은 아마존에 지불하는 수수료다. 아마존은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의 정책을 지향하므로 고객에게는 매우 낮은 수준의 마진을 책정해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지만, 공급사에는 아마존 서비스 단계별로 책정된 다양한 수수료를 청구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한 월별 관리비용, 판매당 발생하는 아마존 판매수수료 등의 고정 및 매출대비 비용, 아마존 창고로 보낸 제품의 월별 재고 보관수수료와 1년 초과한 아이템의 경우 장기재고 보관수수료 등이 발생한다. 주문처리, 상품포장, 무게처리, 재고보관료, 재고입고, 상품준비, 재고폐기, 배송이력 추적, 상품관련 문의처리, 반품처리 등 모든 서비스가 단계별로 수수료가 책정되기 때문에 단계별로 지불하는 수수료를 정확히 산정하지 않으면,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수료가 간접부대비용으로 나갈 수 있다.

최근에는 아마존 FBA와 관련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회사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국내에서 아마존 FBA 물류센터까지 배송물량이 적어 비싼 운임을 지불해 온 공급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외주를 주는 것이 물류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물류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은 불가피하고, 근본적으로 해당 물류비용 및 운송책임은 아마존과 FBA 시스템 사용계약을 체결한 제품 공급자에게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중소수출기업이 아마존 FBA 시스템을 활용해 자사 제품을 알리는 홍보 효과가 있고, 현지 판매 시 필요한 인력·물자 및 결제 시스템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자사의 제품을 출고지에서 아마존이 지정한 FBA 센터 입고까지의 물품인도 위험 및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부담요소 중 하나다.

또한 아마존이 책정한 서비스 단계별 수수료 항목을 세부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상하지 않으면, 기대한 만큼의 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운 점도 있다. 아마존에서는 저렴한 상품 위주로 노출시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아마존 셀러가 마진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다양한 수수료 정책은 셀러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마존 FBA 서비스는 미국 주요거점 지역에 판매네트워크 및 물류센터를 보유할 수 없는 셀러 입장에서는 분명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물류센터 입고까지의 물류비용, 물류센터 이용료 및 수수료 등 비용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미국 등 전 세계의 국가와 지역에서 활용되는 FBA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계약내용과 예상되는 비용 등을 사전에 꼼꼼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지평관세법인 김진규 대표 관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