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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실업급여·공공일자리 축소 정책 바람직한가
기업이 안전하고 ‘질 좋은’ 일자리 만들도록 독려해야 한다
- 기사입력2023-02-01 11:5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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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실업급여 수급자의 구직급여를 감액하고 대기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실업급여 제도를 손본다고 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0일 제5차 고용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그간 정부주도의 직접일자리와 장려금 등 직접지출에 치중했던 것을 바꿔 민간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한 마디로 실업급여와 공공일자리를 축소하고, 민간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얘기다.
그동안 실업급여는 편법부정 수급 사례가 발생하면서 개선의 목소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실업급여 수급을 위해 짧은 취업과 실업을 반복한다거나, 구직사이트에서 형식적으로 구직을 할 뿐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실직해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에 소정의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실업으로 인한 생계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을 도와주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일시적인 실업 상태에서 생계의 걱정을 다소 줄여 안정적으로 다음 취업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마련한 안전장치인 셈이다.
그런 실업급여 제도의 운영방식에 허점이 있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면 개선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유지해야 하는 고용보험의 가입기간을 늘리고, 실업급여의 규모 자체를 감액한다는 것은 원치 않는 고용상태를 억지로 연장하고, 실직자의 생계보호라는 기본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이와함께 공공일자리를 축소한다는 계획은 자칫 사회적 약자를 일자리 복지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10월 기준 우리 노동시장의 부족인원은 42만6000명으로 2008년 이후 최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빈 일자리 수는 19만8000개로 구인난이 커지고 있다. 결국 저임금·고강도 노동이 대부분인 빈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실업급여를 줄이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기간을 늘리겠다는 발상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는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노동자를 열악한 일자리에 밀어넣겠다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정부는 기업이 아니다. 기업을 대변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정부의 역할은 공공성에 있다. 일부 민간기업들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데, 구직자 즉 국민들이 그 자리에서 일하지 않으려는 이유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민간기업들로 하여금 안전한 환경에서 가족을 돌볼 만큼의 임금이 보장되는 질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기업을 위해서도,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해야 할 일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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