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소비’는 기본…로컬의 멋과 맛 ‘로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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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가치 소비’는 기본…로컬의 멋과 맛 ‘로코노미’ 우리 동네의 가치를 제품에 입혀 소비자 마음을 훔치다

기사입력2023-07-24 18:00

지역 특산물과 결합한 ‘로코노미(Local+Economy)’ 상품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역 기반의 상품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로컬의 특산품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실 이런 로컬 제품들은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어왔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특산물을 활용했다는 것만으로도 제품의 신뢰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로컬 제품들은 이런 이유 외에도 다양한 루트로 입소문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이에 기업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치소비는 기본…로컬의 멋과 맛, 스토리라인 타고 ‘입소문’

똑같은 제품을 두고 고민할 때, 환경에 도움이 되거나 상생의 가치에 초점이 맞춰진 제품에 소비자의 손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가치 소비’가 그만큼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구매요소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로코노미’ 제품은 소비자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로코노미 제품은 지역과 지역을 연결해 농가와 소상공인의 경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꾸준히 관련 상품군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다.

이런 이유 말고도 로코노미 제품이 나이를 불문하고 전 연령대의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이들의 ‘감성’을 건드린다는 점이다. 제품을 통해 특정 지역의 색깔과 분위기, 맛과 멋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로코노미’에 대한 긍정적인 소비자의 반응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은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해본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는 ‘지역 특색이 반영된 점이 재미있어서(49.6%)’다. 또 ▲특별한 경험 및 추억이 되는 것 같아서(39.2%) ▲원산지가 확실하게 보장된 제품이라서(27.6%) ▲한정판 등 특별한 가치가 있어서(24.3%) ▲맛이 보장될 것 같아서(24.0%) ▲재료가 신선할 것 같아서(21.9%) ▲지역 생산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21.6%)라고 답했다. 87.6%의 응답자는 앞으로도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로코노미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느끼는 매력은 그들이 제품을 보며 느끼는 개인적인 경험도 포함돼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이전보다 국내 여행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올라간 점이 한몫했기 때문이다.

트렌드모니터의 통계에 따르면, 92.2%의 응답자는 ‘내가 사는 지역 외의 특산물을 직접 접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고, 91.5%의 응답자는 ‘다른 지역에 방문했다면 특산물을 먹어봐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즉, 여행지에서 특산물을 체험해 보려는 니즈가 로컬만의 색깔과 멋이 담긴 로코노미 제품의 인기로도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최근 불어닥치고 있는 ‘할매니얼’ 열풍은 로코노미 제품이 힙하고 트렌디한 영역으로 한 단계 더 올라가는데 일조를 하기도 했다.

전라북도 기업애로해소지원단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최근 로코노미 제품이 젊은 층에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새로운 상품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순창 고추장·된장, 진안 인삼, 장수 사과 등 기존에 전통적인 브랜드를 갖고 있는 지역들은 특산품 위주로 상품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스토리가 있다. 일례로 군산의 경우 해물짬뽕이 유명하다. 이게 지역 특산품은 아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진 케이스다. 요즘에는 이런 스토리를 활용한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고, 이것이 나이를 불문하고 인기를 얻는 요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로코노미 제품이 인기를 얻자, 각 지자체는 로컬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기업도 지역 특산품을 제품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지역 특산물로 상생하다…로컬의 ‘찐’ 감성, 구매로 채운다

이처럼 로코노미 제품이 MZ세대부터 어르신까지 인기를 얻자, 각 지자체는 로컬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 직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제품성은 물론, 고객의 반응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전라북도는 지역의 특산품을 좀 더 많은 소비자에게 소개하기 위해 ‘수도권 전라북도 우수상품관’을 운영 중이다. 2019년에 용인시 기흥구에 개관한 이곳은 78평(약 257㎡) 규모로 도지사인증상품, 사회적기업·마을기업·여성기업·6차산업 제품, 신선식품 등 약 1000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전북도 기업애로해소지원단 관계자는 “익산의 로컬푸드부터 채소와 계란, 고기와 같은 식료품, 화훼 등 제품군이 다양하게 있다. 또, 짬뽕이 유명한 군산지역의 특색을 담은 라면도 판매하고 있다”며,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어서 매출도 매년 2~3%씩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곳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신선하다’, ‘제철 재료를 구하기 쉽다’, ‘라면이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이다’라고 평가하는 등 긍정적인 구매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충북 충주시는 지난 6월, 탄금공원에 직영 로컬푸드 판매장을 오픈했다. 131평(약 434㎡)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에서는 사과, 쌀, 상추 등 농산물 74개 품목과 꿀, 복숭아즙, 들기름 등 가공품 62개 품목 등을 판매한다.

충주시 농정과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이곳은 현재 가오픈 형태로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9월에 정식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며, “충주씨샵과도 연계해 온라인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오픈한 지 3년된 충주씨샵의 판매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기업도 지역 특산품을 제품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에서 나는 신선품을 활용해 식자재에 신경 썼다는 이미지 쇄신은 물론, 지역과의 상생의지를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제품에 가장 잘 녹여내고 있는 기업은 한국맥도날드다. 한국맥도날드는 2021년부터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출시해 왔다. 창녕 육쪽마늘을 사용한 창녕 갈릭버거를 시작으로 2022년 보성 녹차를 활용한 보성 녹돈버거가 히트를 치자, 지난 6일에는 전남 진도 대파를 활용한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를 내놨다. 이 제품은 일주일 만에 50만개를 팔아 치우며,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편의점 CU의 경우에도 작년에 진도 대파를 활용한 유부초밥을 선보여 한 달 만에 약 10t의 진도 대파를 소진한 바 있다. 진도는 전국 대파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곳이다. 이에 CU는 ‘대파 불고기 간편식 시리즈’를 올 초 출시했는데, 가늘게 채 썬 대파가 양념돼지목살과 구운 마늘과 어우러진 데다 5600원이라는 가격으로 직장인과 학생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로컬, 소상공인과 함께 동반성장을 꾀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동반성장위원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과 함께 ‘옥천 단호박 라떼’를 개발, 7월4일부터 전국 150개 소상공인 카페에서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는 꽤 성공적이어서 작년 8월 처음 출시한 ‘한라문경스위티’와 지난 12월에 출시한 ‘리얼 공주 밤 라떼’가 일주일만에 조기 완판되는 매장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판매 까페에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평균 15% 신장했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이번에 3차 상생음료를 출시한 것이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상생음료의 반응이 뜨거워 판매하는 소상공인 카페도 2차 때보다 30곳이 늘었다. 분량으로 따지면 총 17만잔에 해당한다. 특히 상생음료를 판매하는 소상공인으로부터 ‘스타벅스 개발 음료라고 지역 커뮤니티에 홍보할 수 있고, 일부러 매장을 찾아오는 고객도 늘었다’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