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지원에 의존한 것처럼 호도,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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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사회적기업 지원에 의존한 것처럼 호도, 부당” 부정수급 예산은 0.4%인데, 예산삭감 근거인 점 역시 문제

기사입력2023-09-19 1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박정·이수진·이학영·김영진 국회의원과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는 18일 ‘사회적기업 성과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1. 사회적기업 ‘브라더스 키퍼’는 보호종료청소년에게 정서적인 자립을 지원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2018년 설립됐다. 브라더스 키퍼는 보호종료청소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자립준비청년과 소외계층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자립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청와대와 국회 등을 찾아다니며 이들을 위한 입법활동도 하고 있다. 보육원에서 성장했던 브라더스 키퍼의 김성민 대표는 자립준비청년의 목소리를 대신해 다양한 지원의 필요성을 알리고, 이들의 권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자립준비청년을 고용하기 위해 사회적기업을 창업했고, 비영리 활동과 영리 활동을 통해 자립준비청년의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의 매출도 지난해 20억원까지 올릴 수 있었다. 브라더스 키퍼의 순수익은 40%에 달하며, 100억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2. 세눈컴퍼니 김용일 대표는 폐광촌의 한 작은 마을 전체를 호텔로 변신시킨 장본인이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18리가 그곳이다. 이 마을에선 주민들이 각자의 사업장과 집을 마을호텔로 바꿔가고 있다. 이 마을 호텔은 길과 골목을 따라 시설들이 마련돼 있다. 이 마을 이장이 5년간 무료로 제공한 건물을 리모델링한 호텔룸에서 잠을 자고, 마을 순두부 식당과 고기구이 식당·일식식당 등은 호텔 식당, 마을 이발소와 미용실·카센터·사진관은 호텔 편의시설, 공영주차장은 호텔 주차장으로 활용된다. 사람이 오지 않던 황량한 골목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지속가능한 마을호텔이 됐다. 사람들은 이것을 ‘18번가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더불어민주당 박정·이수진·이학영·김영진 국회의원과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가 18일 개최한 ‘사회적기업 성과 정책 포럼’에서는 이러한 사회적기업 성과 사례가 발표됐다. 이날 참여한 전국의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은 “사회적기업가들이 영리기업이 아닌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이유는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지역의 문제들을 직접 나서서 해보고자 하는 선한 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전국의 3600여 사회적기업 중 정부의 인건비 지원을 받는 사회적기업은 30% 정도이며, 인건비 지원은 사회적기업의 이윤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 취약계층 인건비의 일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의 사회적기업은 6만6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했고, 이중 취약계층은 4만여명이다. 사회적기업이 취약계층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는 약 1조원으로 취약계층의 삶을 개선하고 사회갈등을 감소시키는 등 사회간접효용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성과 정책 포럼’에 참가한 국회의원과 사회적기업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발표한 제4차 사회적기업 기본계획의 전면 수정을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특히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이날 포럼에서 이달 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제4차 사회적기업 기본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되는 것은 부당

고용노동부는 보도자료에서 ‘정부의 인건비 지원 등 막대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협의회는 사회적기업 중 정부의 인건비 지원을 받는 사회적기업은 약 30%라며, 사회적기업 전체 고용인원의 약 10% 이내로 분석했다. 또한 사회적기업의 전체 수입 중 정부 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 이내에 불과하며, 전체 수입의 대부분을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하고 있다고 했다.

사회적기업의 재정지원사업은 인증 후 3년간, 연차에 따라 점차 축소되는 방식으로 지원되는데, 이는 점진적인 재정자립을 유도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인증 후 5년 생존율은 86%에 달한다. 이는 일반기업의 5년 생존율 32.1%에 비교해 높다.

협의회는 전체 사회적기업이 정부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되는 것은 부당하며, 국가가 보살펴야 할 취약계층의 사회경제 활동에 대해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가지고 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정수급 예산은 0.4% 불과한데 예산삭감 근거는 부당

고용노동부 보도자료에서는 ‘사회적기업의 사중손실로 장기적인 고용 창출이 미미하고, 지원금 부정수급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협의회는 이에대해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의 인건비 지원을 고용장려금 지원의 항목에 넣어 단순 순위를 매겨 사회적기업 인건비 지원의 고용유지 효과가 저조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며, 사회적기업 인건비 지원은 근로자 개인의 상황에 따라 지원되는 ‘출산육아기고용장려금’, ‘워라밸일자리장려금’ 등과 분명히 다른 성격임에도 고용장려금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협의회가 해당 평가의 원자료인 한국고용정보원 보고서 전문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고용노동부가 사회적기업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보고서에서 입맛에 맞는 통계만 선별적으로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원본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장려금 지원을 받는 전체사업장의 고용증감률이 28.3%인데 반해, 사회적기업의 고용증감률은 63.7%로 나타났음에도 이런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3년간 6000개가 넘는 (예비)사회적 기업에 지원된 예산 5624억원 중 부정수급 예산은 0.4%, 기업은 1.1% 남짓에 불과하다며, 부정수급을 예산삭감의 근거로 두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일자리 제공은 사회적기업 중점 성과인데…대다수 지적

또, 고용노동부는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인증이 용이한 일자리제공형이 대다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협의회는 고용노동부는 2007년 사회적기업 중점 성과로 일자리창출을 내세웠으며, ‘기타형’, ‘혼합형’, ‘지역사회공헌형’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미약하고 정의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엄격한 인증심사 기준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초 인증받은 유형에서 다른 유형으로 전환이 어렵도록 정책을 시행해왔다고 했다.

협의회는 고용노동부가 인증이 용이한 일자리제공형이 대다수라는 지적 대신, 사회적기업육성법 개정을 통해 각 인증 유형별로 명확한 법적 근거와 정의를 마련하고, 인증유형 변경과 관련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협의회는 고용노동부가 사회적기업을 왜곡하지 않고 사회적기업이 일궈낸 성과와 가치가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본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현장과 소통해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더불어 사회적 기업현장에서도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그간 지적돼 온 사회적기업 현장의 우려에 대해 자성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