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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청정…스마트 기술로 호텔이 똑똑해진다
환경 개선과 업무 효율성에 집중하다…코리아호텔쇼
- 기사입력2024-06-25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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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호의 샴푸는 앞으로 3번 사용할 양만 남았습니다. 교체해 주세요.”코리아호텔쇼(Korea Hotel Show 2024)에 참가한 프리아이디어(FREE IDEA)의 ‘호텔 어메니티 자동 관리시스템(Demo)’의 알람 내용이다. 도난 방지용 브라켓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욕실제품에 IT 기술을 적용해 자동으로 제품 잔여량과 예상 소진시기까지 알려준다.화려함과 안락함의 기준이었던 ‘호텔’이 편리함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변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호텔쇼에서는 체크인, 체크아웃부터 객실용품 사용에 이르기까지 고객이 들어가고, 나가는 모든 동선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는 등 변화하는 호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고객이 만족하려면, 호텔리어가 편해져야 한다고객에게 편안한 숙박을 제공하는 게 목표인 호텔은 고객이 머무는 모든 공간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에는 이런 서비스가 친환경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일의 효율성을 높여 고객과 호텔리어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는지도 호텔 선택의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이에 IoT 센서는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트라이포드랩의 재고관리 및 구매관리 솔루션. 스마트저울을 이용해 재고데이터를 제공한다. ©중기이코노미식품 SCM(Supply Chain Management) 관리를 주로 해온 트라이포드랩(TRIPOD LAB)은 IoT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을 들고나왔다. 재고가 떨어지면 바로 공급사로 알람이 가서 창고에 부족한 만큼 물건을 생산해 입고를 시켜주는 시스템이다.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이재하 이사는 “월마트나 글로벌 스파(SPA) 패션업체의 경우 판매 후 재고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측정해 알려준다. 이후, 공급사에서 생산해 웨어하우스를 통해 현장 스토어에 입고하게 된다”며, “우리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업체라고 보면 된다. VMI(Vender Managed Inventory, 공급자 주도형 재고관리)라고 하는데, 스마트저울에 올려놓았던 물건이 팔려 일정 발주점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자동으로 공급사에 알람이 가도록 시스템화했다”고 설명했다.이 기술을 활용하는 이유는 사람이 재고관리를 직접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노동력이 감소하고, 그만큼 비용 절감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의 경우 공산품처럼 정량화가 안 돼 있고, 형체도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무게로 측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데, 업체가 원하는 대로 무게를 설정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이 회사의 이정윤 대표는 “작년까지 기술개발을 진행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세일즈하고 있다”며, “주로 로스터리나 샐러드 공장, 반찬 공장 등에 시스템을 제공해 오다, 프랜차이즈 업체와 숙박업소로 분야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호텔 어메니티 자동 관리시스템 모습. 프리아이디어는 앞으로도 환경과 업무효율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IT 기술은 일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친환경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비건 샴푸와 바디워시 등으로 유명한 프리아이디어는 IoT 센서를 통해 객실에 비치된 어메니티 소비량을 웹과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했다.프리아이디어의 박태성 이사(CMO)는 중기이코노미에 “40여개의 호텔에 직접 방문해 수요 조사를 한 결과, 실질적으로 호텔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플라스틱 감축과 폐기물 감축 등 환경적인 부분이라는 점을 알았다”며, “실제로 호텔이 몰려있는 특정한 상업지역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샴푸와 바디워시 등의 특정 오염도가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수천개의 호텔에서 버려지는 폐기물을 저감하자는 취지로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시스템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이런 취지로 나온 시스템이 호텔 어메니티 자동 관리시스템이다.이 회사의 이준원 책임연구원은 “환경법에 따라 호텔 내 플라스틱 사용이 제한된 것에 착안해 닦아내기만 하면 물때까지 지워지는 알루미늄 용기를 개발했다. 무엇보다도 호텔 객실 관리사들이 리필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매번 확인할 필요가 없도록 이곳에 IT 기술을 도입했다”며, “샴푸 등을 푸쉬해 사용할 때마다 녹색불이 들어온다. 그러면, 화면을 통해 실제 사용량과 잔량 등을 전산에서 체크할 수 있고, 관리자가 승인만 하면 발주까지 자동으로 진행된다”고 소개했다.현재 이 시스템은 제주썬 호텔, 제주 오리엔탈 호텔, 라마다 제주 함덕 호텔, 더케이호텔 경주, 마리쏠 호텔, 엠버 호텔 등 제주와 부산 지역의 15개 호텔에서 사용하고 있다.
엑심베이의 부스 전경. 호텔 결제솔루션을 직접 선보이기 위해 호텔 컨시어지처럼 꾸몄다. ©중기이코노미호텔 결제솔루션에도 스마트 기술이 도입돼 편의성을 높였다. 한 번쯤 ‘호텔에서 체크인, 체크아웃할 때 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까?’와 같은 의구심을 가져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런 불편함은 고객뿐만 아니라 호텔리어도 똑같이 느끼는 포인트인데, 페이먼트 인터페이스 솔루션에 얼마나 연동이 잘 돼 있는지에 따라서 결제를 빠르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출 수 있다.클라우드 기반의 호텔 결제솔루션을 개발한 엑심베이(EXIMBAY)는 세계 1위의 PMS(자산관리시스템) 업체인 오라클과 협업해, 클라우드 기반의 호텔 결제솔루션을 호텔리어의 입장에서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이 회사의 정찬구 리드(Lead)는 중기이코노미에 “오라클에서 제공하고 있는 OPI(Oracle Payment Interface)를 국내 호텔의 니즈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해 OPI의 기능을 100% 구현하고 있다”며, “그동안 선결제 금액과 최종 금액이 달라질 경우 복잡한 매뉴얼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부분 취소부터 모든 취소가 구현돼 있어 호텔리어는 최종 금액만 결제하면 이전의 결제 금액은 자동 취소된다. 즉, 2~3번 결제 과정을 거쳐야 했던 것을 단 한 번에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8년간 호텔리어로 일했던 만큼, 현장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똑같이 느꼈다는 정찬구 리드는 많은 호텔리어들이 한계라고 느꼈던 점을 해소하려고 노력했고, 호텔리어 출신의 개발자와 시스템을 개발할 당시에도 많은 호텔리어의 피드백을 받았다고 했다.2022년도에 인증을 완료한 엑심베이는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를 필두로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이 최근 엑심베이의 시스템을 선택함으로써 시장 인지도도 높아졌다고 전했다.위생, 공기청정…작은 차이가 호텔 등급을 가른다
엔케이주식회사는 해충 및 빈대 방제부터 전염병 예방을 위한 살균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QR 코드를 통해 보여준다. ©중기이코노미숙박업소 고객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는 위생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고, 베드버그가 문제화되면서 위생에 대한 예민함은 더 커졌다.엔케이주식회사는 QR 코드를 통해 숙박업소의 방제관리 상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다.이 회사의 방제사업부 김진웅 부장은 중기이코노미에 “파리, 모기 등 날벌레, 개미, 바퀴벌레 등 기어다니는 해충을 포함해 빈대 방제까지 진행한다”며, “빈대의 경우 침대에 빈대 트랩을 설치해 매달 모니터링하고, 빈대가 발생할 경우 서식처를 확인한 후 밀폐 및 밀봉 작업을 한 뒤 진공과 스팀을 이용해 제어한다. 이후 화학적인 방제까지 추가로 진행한다”고 소개했다.이어 “전염병 예방을 위해 바이러스 살균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는데, 먼저 물체 표면을 살균한 뒤, 항균 코팅까지 진행한다”며, “이 모든 과정은 QR 코드로 제공해 업체뿐만 아니라 그 공간을 이용하는 고객도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뢰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식품 제조와 대형 물류창고 시설의 해충박멸을 진행했던 엔케이는 올해부터 숙박업소에도 진출했다고 한다. 현재 경기, 강원, 영남, 중부, 호남, 제주에 지사를 운영 중이고, 오는 7월에는 서울에도 지사를 개설할 예정이다.공기 순환과 에너지 세이빙 역할에 주력했던 실링팬에 공기청정 기능까지 장착해 내놓은 업체도 눈에 띄었다.윈텍(WINtech)의 정영태 이사는 “날개에 헤파필터를 장착해 초미세먼지까지도 제거 가능한 공기청정 실링팬”이라며, “현재 프랜차이즈 식당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고, 숙박업소, 관공서 등에서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윈텍은 실링팬에 공기청정 기능을 넣었다. 또한 다이슨과 같은 모터를 장착한 헤어드라이어로 호텔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사실 윈텍은 전국의 특급호텔에 냉장고와 금고 등 소형 가전류를 납품하는 업체다. 특히 다이슨이 채용한 BLDC 모터와 같은 수준의 모터를 장착한 헤어드라이어로 성능은 다이슨과 같이, 가격은 1/3 가격으로 판매해 호응을 얻었다. 이후 실링팬 분야까지 진출한 것이다.6개월 전 출시한 이 공기청정 실링팬은 헤파필터(H13)에 산화구리(Cu2O)를 침착시킨 이중 구조의 항균 방식으로 극초미세먼지는 물론, 33.6dB의 저소음과 자연풍 모드로 위생과 에너지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업계의 평을 받고 있다.숙박업소의 묘미 중 하나는 즐길거리다. ‘세상에 하나뿐인 영화관’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알앤알은 프라이빗한 시네마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이 회사의 미디어솔루션사업본부 김수영 프로는 “코로나19를 겪다 보니 멀티 플렉스처럼 많은 좌석과 큰 공간이 굳이 필요 없다는 공감대가 사람들 사이에 형성됐다”며, “이에 20평(약 66㎡)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프라이빗 시네마를 구축할 수 있고, 이것이 미래 시네마가 바뀌어나갈 방향이라고 확신해서 론칭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멀티플렉스에 영상 음향을 구축하는 업체였던 알앤알은 2020년도부터 신사업의 하나로 시작했고, CGV 인력을 영입해 모노플렉스라는 브랜드를 시작했다고 한다.현재 제주신화월드 호텔&리조트, 케이트리 호텔, 동탄 안영채, 디에이치자이, 한국민속촌 내 자동차 극장 등 호텔,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등 13곳에 납품한 상태다.김수영 프로는 “구축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배급사로부터 콘텐츠를 수급해 오고, 정산, 홈페이지 예매 시스템 운영, 지정된 시간에 상영될 수 있도록 편성 시스템, 유지보수까지 모든 운영 솔루션을 다 대응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기업체에서는 임직원 복지로, 아파트에서는 입주민 복지와 더불어 타 아파트와의 차별화를 통한 매매가 상승, 호텔은 등급을 올릴 수 있는 용도 등 여러 가치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소자본으로 구청 예술회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도 설치할 수 있어 소외된 이웃까지 아우를 수 있는 영화관이 될 수 있다”고 자부했다.
알앤알에서 구축한 프라이빗 시네마 모습. ©중기이코노미
대원씨앤에스 한상민 차장이 딜라이트 그랜드 휠에서 디저트를 선택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고가의 식자재와 새로운 먹거리들이 즐비한 호텔 뷔페는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곳 중 하나다. 하지만, 이마저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뷔페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활용된다.대원씨앤에스는 ‘딜라이트 그랜드 휠’이라는 대관람차 모양의 디저트 장비를 들고나왔다. 마카오에 있는 제품을 본떠 디자인을 새로 해 만든 작품으로 서울의 워커힐 호텔에 납품한 제품이다.이 회사의 한상민 차장은 “마카오의 것과는 전체적인 색감과 구조물이 다르다”며, “굵직굵직하고, 육중한 모양의 것을 우리나라 입맛에 맞게 심플하게 변형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말했다.이어 “애프터눈티처럼 눈으로 즐긴 후, 하나씩 가져갈 수 있도록 했는데, 젊은 층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등 반응이 뜨겁다. 작년 말에 워커힐 호텔에 설치된 이후 매출도 늘었다고 들었다”며 뿌듯해했다.실제로 관람객들이 지나가다 말고 ‘요즘 이게 핫하잖아’라며 반응을 쏟아냈다. 딜라이트 그랜드 휠은 10개짜리, 15개짜리, 18개짜리 등 대·중·소 크기로 나뉘어져 있고, 국내 호텔보다는 수출에 더 주력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