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수출에 트럼프까지, 수출충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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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중국 저가수출에 트럼프까지, 수출충격 우려↑ “통상압력 완화 등 외교·통상 정책적 노력 필요”

기사입력2024-11-30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국의 저가수출 영향으로 3분기 물량 기준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수출 충격이 더욱 커질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28일 공개한 ‘우리 수출 향방의주요 동인 점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금액기준 통관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하며 2분기(10.1%)보다 증가폭이 더 늘었다.

하지만 물량을 기준으로 본 실질GDP재화수출은 2분기보다 0.6% 감소했다. 통관수출의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GDP재화수출이 감소한 경우는 2015년 이후 6차례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최근 한국 수출 흐름을 ▲반도체 수출의 차별화 ▲중국의 과잉생산에 따른 비IT 수출 저조로 요약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가 향후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았다.

고성능 반도체 호황에도 저성능 수출은 중국에 잠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HBM 등 고성능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있으나, DDR4 등 저성능 반도체는 수출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또, HBM은 빅테크 기업들의 견조한 AI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공급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워 수출 금액이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DDR4의 경우 PC 수요가 크게 감소한 데다 스마트폰 교체주기도 길어지면서 수요가 둔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또 “최근 CXMT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저가판매 확대도 우리 저사양 반도체 수출 둔화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통상압력 완화 및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외교·통상 분야에서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반도체 수출 차별화는 국가별 수출 비중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로 HBM 등 고성능 반도체 위주인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은 올해 1월만 해도 전체 반도체 수출의 8.9% 수준이었으나, 10월 들어서는 19.9%로 크게 확대됐다.

반대로 범용 반도체 위주인 중국과 홍콩으로의 반도체 수출은 같은 기간 전체의 59.7%에서 45.1%로 축소되고 있다.

또, 비IT 수출은 수출대상국들의 수요부진과 함께 중국 저가공급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화공품과 철강은 2023년부터 수출금액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석유제품도 올해 상반기에는 수출이 증가했으나 3분기 들어 감소로 전환했다. 품목별로 수출 상위 20개국의 실질 수입증가율을 통해서 도출한 품목별 유효수입수요를 보면, IT품목들은 1년전보다 4.8% 증가한 반면, 비IT품목들은 자동차 3.2%, 화공품 3.4%, 철강 3.6% 등을 중심으로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석유화학, 철강 등에서는 중국 저가‧과잉공급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은 국제유가가 9월 이후 배럴당 70달러대로 하락한 데다 정유기업들의 정기 설비보수로 물량도 줄어들면서 10월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35% 감소했다. 철강‧화공품 수출의 경우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의 적극적인 설비증설에 따른 과잉생산의 영향으로 글로벌 가격이 큰 폭 하락함에 따라 수출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역시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유럽과 아세안 등에서 중국 전기차 수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우리 전기차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라 통상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문제다. 보고서는 “과거에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우리나라에 대해 세이프가드 발동, 철강제품관세 부과, FTA재협상 요구 등 통상압력을 가한 경험이 있다”고 짚었다.

게다가 최근 우리의 대미 무역흑자는 2023년 444억달러에서 올해 5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만일 미국의 보편관세가 우리나라에도 부과될 경우 자동차, 기계 등의수출이 미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등 AI 핵심분야에서 인재를 확보하고, 제조업 위주 산업전략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통상압력 완화 및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외교·통상 분야에서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통상업력을 낮추기 위한 대응방안 모색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우리 기업들이 공급망 분절화에 대응해 인도, 아세안 등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데, 이를 잘 뒷받침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