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받은 업체만 ‘대량 문자’를 보낼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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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검증받은 업체만 ‘대량 문자’를 보낼 수 있는데 인증기한 연장에도 불참업체 많아…불법스팸 차단정책 효과 볼까㊦

기사입력2025-01-30 00:00

스팸문자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자 방통위는 지난 6월1일부터 ‘대량문자 전송자격인증제’를 실시했다. 전송자격인증제는 인터넷망을 이용해 다량의 문자전송서비스(Web 발신문자)를 제공하는 문자재판매사가 이동통신사 등 문자중계사업자로부터 전송자격 인증을 받아야만 대량 문자를 발송할 수 있도록 한 자율인증 제도다. 유예기간 내 인증을 받지 못한 문자재판매사는 이동통신사와 문자중계사업자를 통해 광고성 문자를 보낼 수 없다.

‘대량 문자’…이제는 검증을 받은 업체만 보낼 수 있다

방통위에 따르면, 앞으로 대량문자 전송사업을 시작하려는 문자재판매사업자는 전송자격 인증을 받아야 문자전송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기존 문자재판매사업자도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전송자격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을 받은 문자재판매사업자가 불법 스팸을 전송한 것이 확인될 경우, 발송 정지 등 실질적인 제재 조치를 받는다.

다만 11월30일까지 유예 기간을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업자(1168곳) 중 절반 수준(577곳)만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 측의 참여가 저조하자 방통위는 12월 말까지 유예기간을 한 달 더 연장했다. 그리고 1월4일, 12월 마감된 대량문자 전송사업자 인증제도에는 1168개 문자재판매사 중 462곳이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사업자 중 약 60%다. 방통위에 따르면, 신청하지 않은 사업자들은 인증을 받기 어렵거나 정상적으로 영업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사업체일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대량문자 전송자격인증제는 지난해 자율규제 방식으로 운영돼 제재 조치가 곤란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최근 국회가 대량문자 전송자격인증제를 법적 의무로 전환했다. 1월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불법 스팸 방지를 위해 대량문자 전송자격인증제를 민간 자율에서 법적 의무로 바꾸는 내용의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대량문자 전송자격인증제를 자율규제에서 정부 주도 인증으로 전환하고, 검증된 사업자에게만 대량문자 전송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과기부장관 또는 방통위가 대량문자 전송사업자의 등록요건 준수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정부가 인증하지 않은 사업자는 대량문자를 보낼 수 없으며, 전송자격 인증을 받지 못한 문자재판매사는 영업정지 및 등록취소 처분을 받는다.

이를 통해 그 동안 난립했던 스팸문자가 줄어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문자재판매사의 불법 스팸 전송을 방치한 문자중계사 및 이동통신사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안은 위법 행위 및 과징금 규모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해, 법안심사소위에서 보류됐다.

불법 스팸은 앞으로도 법망을 피하며 계속해서 기승을 부릴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제도적, 기술적, 교육적 보완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수익 보장, 종목 추천?” 금감원, 투자사기 스팸 막는다

최근 금감원과 KISA는 이동통신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협력해 스팸문자로 인한 금융투자 사기 피해 방지책을 내놓았다. 스팸문자 중 불법 투자를 유도하는 사기 문자가 급증하자, 차단 키워드를 추가하는 등 대응에 나선 것이다.

첫째로 ‘블랙리스트 확대 적용을 통한 불법 대량문자 발송 차단’을 12월16일부터 시행했다. KISA는 다량 신고 및 접수된 불법 스팸 발신번호를 대량문자 발송사업자에 제공해, 해당 번호를 이용한 문자 발송을 일괄 차단하도록 ‘블랙리스트 제도’를 운영 중인데, 이번 조치를 통해 투자유인 스팸문자 발신을 차단하고자 KISA의 블랙리스트 제도 적용범위를 확대했다. 금감원과 KISA는 투자유인 스팸문자 2만여 개(중복 제외)를 분석하고, 블랙리스트에 활용할 불법 금융투자 키워드를 선정했다. 해당 키워드를 포함한 문자의 발신번호는 6개월간 대량문자를 보낼 수 없다.

둘째로 ‘문자 스팸 필터링 서비스 정교화를 통한 불법 스팸문자 수신 차단’을 12월2일부터 시행했다. 이는 이동통신사(알뜰폰 포함)의 ‘문자 스팸 필터링 서비스’의 투자 관련 필터링 방식을 정교화한 것이다. 금감원과 KISA는 투자유인 스팸문자를 분석해, 문자 스팸 필터링 시스템에 활용할 핵심 키워드를 선정했다. 이동통신사는 자사의 문자 스팸 분석 차단시스템에 금감원과 KISA가 분석한 키워드를 추가로 반영하고, 투자유인 스팸문자를 보다 정교하게 차단할 방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해당 조치는 스팸문자로 인한 투자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근거로 지난해 10월 파일럿 테스트 결과, 투자유인 유형 스팸문자 약 20%를 추가로 차단하는 효과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불법 스팸 뿌리 뽑으려면 꾸준한 제도 보완과 교육 필요

불법 스팸은 앞으로도 법망을 피하며 계속해서 기승을 부릴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제도적, 기술적, 교육적 보완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향후에는 불법 스팸 발송을 묵인하거나 방치한 이동통신사·문자중계사·재판매사 등에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스팸문자를 발송한 자의 불법적인 수익을 몰수하는 방안을 도입할 수도 있다.

불법 스팸문자가 날로 교묘해지는 만큼, 사기 예방을 위한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 디지털 기기 사용 취약계층으로 손꼽히는 노인,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은 물론이며, 최근에는 사회 경험이 부족한 20대 이하 피해자도 늘고 있어 교육 마련이 절실하다. 이 외에 국외발 스팸이 늘고 있는 만큼 국제 협력을 통한 대응도 필요하다. 앞으로 불법 스팸을 근절할 수 있도록 꾸준히 제도를 점검하고 보완해 국민 피해가 줄어들길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