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이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계약서를 보내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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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갑’이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계약서를 보내왔는데 공정한 거래 계약서 작성 팁과 주요사항①

기사입력2025-03-12 17:15

이정진 객원 기자 (yjjlaw@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법무법인 지유(서울) 이정진 대표변호사

IT 대기업인 C회사에 소프트웨어 공급 및 보수·유지서비스를 제공하려는 A회사의 대표 B는 C사와의 소프트웨어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C사의 계약담당자가 미리 작성해 보내온 계약서를 받아 보았다. 계약서에는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모든 손해에 대해 A사가 책임을 지고, 손해 발생시 법무비용도 A사가 부담한다는 조항이 있었고, 계약 해제·해지도 C사가 임의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밀유지의무 또한 A사만 부담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는 것을 보았다. C사가 대기업인 슈퍼 갑이라 A사의 대표 B는 C사에 불공정한 내용에 대한 수정을 요구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불공평·불공정한 계약에 대한 대응=사업체 간에 작성되는 거래 계약서에는 통상 계약의 목적, 당사자의 이행 내용, 거래대금의 액수·지급시기 및 그 방법, 계약기간, 검수, 권리의무 양도 금지, 비밀유지의무, 계약의 해제·해지, 계약의 변경, 분쟁해결 방법 등을 담고 있습니다.

대부분 계약의 목적, 이행해야 하는 내용 등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되는 경우가 없지만, 대금지급방식, 계약 해제·해지, 손해배상, 비밀유지의무 등에 대해서는 우월적 지위에 있는 일방에게 유리하게 작성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실 열위적 지위에 있는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공평하고 공정한 내용으로 수정해서 계약을 체결해 달라고 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 중 현저하게 불공평 또는 불공정한 내용들은 소위 공정거래법이라고 부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또는 불공정 거래행위에 해당되어 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위반시 시정조치 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하고 형사처벌까지도 가능하며, 현저하게 불공정한 계약은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직·간접적으로 상대방에게 전달해 어느 정도 공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계약체결을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정한 계약 해제·해지 사유의 예시=불공정한 계약에서 특히 문제되는 경우로 계약 해제·해지 사유를 들 수 있습니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상대방이 제시하는 계약서에는 대개 계약 해제·해지 사유로, 열위적 지위에 있는 일방의 행위나 상황만을 그 사유로 기재하는 경우가 많으며, 위와 같은 약정 해제·해지 사유에도 불구하고, 우월적 지위에 있는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시에 법적으로 보장되는 해제·해지권의 행사가 가능하며, 이를 법정 해제·해지권이라 합니다.

다만, 계약은 되도록 공평하고 공정하게 작성돼야 하므로, 가능하면 약정 해제·해지 사유도 양 당사자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정이 가능한 통상의 채무불이행의 경우에는, 최고기간(통상 14일이나 시정에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에는 그보다 장기간 또는 급히 시정되어야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보다 단기간) 내에 시정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시정이 불가능한 사유 발생시나 상호 합의시에는 즉시 해제·해지할 수 있는 사유를 규정합니다. 아울러, 해제·해지 방법과 해제·해지시에도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함을 규정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