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공공데이터로 돈 되는 사업모델 만든다

프린트

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공짜 공공데이터로 돈 되는 사업모델 만든다 국토부 ‘공간정보포털’ 행자부 ‘공공데이터포털’…모든 산업 활용

기사입력2016-03-18 00: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자료=서울데이트팝>

대학생 신모씨는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관광 정보와 서울시가 제공하는 지도 정보를 활용해 ‘서울데이트팝’이라는 앱을 만들었다. 서울시내 데이트코스를 추천하고 대략적인 비용까지 계산해주는 서비스다. 신씨는 무료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창업비용을 덜 수 있었다고 말한다. 2013년에 론칭한 이 앱은 지난 9일에도 업데이트되는 등 4년째 꾸준히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구글플레이에서만 50만명 이상이 이 앱을 내려 받았다.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센터 박광복 사무관이 17일 열린 국가공간정보 융복합 활용 설명회에서 소개한 공간정보 활용사례다. 공간정보란 지상, 지하, 수상, 수중 등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를 말한다. 정부는 모든 부처가 보유한 공간정보를 이 포털에 모아 공개하고 있다. 교통CCTV 위치, 주유소 위치, 환경지리 정보, 질병발생 현황, 해수욕장·문화재·체육시설 정보, 택지정보 등 전 산업을 아우른다. 국가공간정보포털(nsdi.go.kr)에 접속하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국토부 공간정보포털

<자료=국토교통부 홈페이지 화면 캡처>

공간정보뿐 아니다. 행정자치부가 운영 중인 공공데이터포털(data.go.kr)에 접속하면 정부가 공개한 각종 공공 데이터를 무료로 쓸 수 있다. 교육, 재정금융, 보건의료, 재난안전, 식품건강, 과학기술, 문화관광, 법률 등 분야도 다양하다.

가령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학원현황 자료를 내려 받으면 각 학원의 등록일, 설립자명, 연락처, 강사 수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교습과정 내용, 정원, 교습시간, 총 교습비, 재료비 등 세부적인 내용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학부모들에게 서울시내 학원 정보를 비교·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공공데이터 형식은 일반 데이터와 오픈API(open 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로 나뉜다. 일반 데이터는 정부가 가진 자료를 엑셀파일 등의 형태로 그대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오픈API는 데이터 플랫폼을 공개해 외부 개발자들이 직접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개방한 것이다. 주로 지도서비스에서 많이 활용한다.

공공데이터 이용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색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수익모델까지 고민해야 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장주병 공공데이터활용팀 총괄은 공공데이터 개방 관련 설명회에서 “일부 서비스는 공공데이터를 앱으로 그대로 옮겨놓기만 한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서비스는 쉽게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행자부 공공데이터포털

<자료=행정자치부 홈페이지 화면 캡처>

다음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사업모델을 구축한 사례다. 행자부가 공개한 공공데이터 활용사례 중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 횟수가 5000회 이상이면서 최근에 업데이트가 진행된 앱을 선별했다.

◇전국 병원정보 모아놓은 ‘똑똑한 닥터 똑닥’=비브로스가 개발한 병원정보 제공 앱이다. #충치, #시력교정술, #폐렴 등 해시태그(#)에 따른 병원과 의료콘텐츠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병원정보와 의료기관별 상세정보 서비스를 API로 활용했다.

◇국내외 판례DB 차곡차곡 쌓은 ‘로톡’=㈜로앤컴퍼니가 개발한 온라인 법률상담 플랫폼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변호사를 찾거나 유사 사례를 검색할 수 있다. 법무부의 판례DB와 법제처의 생활법령 서비스 등의 공공데이터를 활용했다. 국내 판례는 물론이고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의 대법원, 헌법재판소 판례까지 볼 수 있다.

◇가장 싼 주유소 어디? ‘오늘기름값’=WHIMR에서 개발한 주유소 정보 앱이다. 전국의 주유소·충전소 가격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행정구역별 검색, 현 위치에서 검색, 고속도로별 검색을 지원한다. 무료 앱이지만 추가금을 결제하면 광고 없는 프리미엄 버전으로 쓸 수 있다. 주유소별 판매가격 데이터는 한국석유공사의 공공데이터를 활용했다.

◇예방접종 스케줄 알리미 ‘맘스 예방접종 도우미’=맘스코퍼레이션이 개발한 예방접종·산전검사 정보 앱이다. 신생아·영유아에게 필요한 60여가지의 예방접종을 필수사항·선택사항으로 나눠 알려준다. 아기의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앞으로의 예방접종 예상날짜도 계산해준다. 출산을 준비하는 산모들에게 산전검사 날짜를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예방접종 정보는 질병관리본부의 예방접종도우미 데이터를 활용했다.

◇낚시인들에게 물때 알려주는 ‘피싱태그’=태그㈜가 개발한 낚시인 커뮤니티 앱이다. 낚시인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거나 자신의 낚시 사진을 공유할 수 있다. 날씨와 물때 정보, 인근 낚시 점포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의 실시간 해양관측 정보와 국토부의 댐 수위 정보를 활용했다. 해양수산 공공데이터 활용 경진대회 수상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