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 정의당>더민주당>국민의당≒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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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재벌개혁, 정의당>더민주당>국민의당≒새누리당 “새누리, 경제민주화 아예 실종…더민주 공약, 재벌 저항에 실현 의문”

기사입력2016-04-04 15:41

새누리당은 총선 공약으로 일감몰아주기의 실효적 규제, 소유지배구조 개선, 경제력 집중 해소 방안 등을 거의 제시하지 않아 사실상 재벌개혁 의지가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당은 재벌개혁보다는 동반성장에 가까워 새누리당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은 순환출자 해소, 금산분리 준수, 연기금의 독립성 등을 정책공약으로 내놨지만 경제력 집중 해소방안이 빠져 있어 재벌개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의당도 더민주당과 유사한 평가를 받았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경실련은 주요 정당의 분야별 공약을 검증해 이러한 총평을 4일 내놨다. 평가는 ▲경제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과제 ▲민생회복과 복지강화 과제 ▲정치개혁 과제 등 3대 과제로 나눠 진행했다.

재벌분야 정당별 공약 비교

<자료=경실련>

◇재벌개혁 분야=경실련에 따르면, 재벌개혁과 관련된 새누리당 공약은 해외계열사 현황 등 공시의무 부과와 재벌총수의 변칙 상속·증여를 근절하기 위한 세정 강화만 있다. 해외계열사 현황 공시의무 부과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미 이슈가 돼 공정거래법 개정이 추진중이다. 재벌개혁의 핵심이랄 수 있는 일감몰아주기의 실효적 규제·소유지배구조 개선·경제력 집중 해소 등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더민주당은 기존 순환출자의 해소 추진·금산분리 원칙 준수·공적 연기금의 독립성 및 의결권 강화 등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약들을 제시한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재벌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막기 위해 자사주에 대한 분할신주 배정 금지·다중대표소송제도 도입 등도 좋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지난 19대 국회에서 더민주당이 추진했던 보험업의 개정(삼성생명법) 공약이 빠진데다, 출자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제도 규제 방안도 포함하지 않는 등 재벌개혁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게 경실련의 총평이다.

국민의당의 경우 하도급 협력업체와의 관계 등 동반성장 이슈만 제시하고 있어 재벌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정의당은 더민주당의 재벌개혁 공약에서 더 나아가 근로자대표 추천이사 선임·집중투표제 등의 공약을 제시하는 등 재벌개혁에 적극적이라는 평이다. 다만 재벌개혁의 핵심인 경제력 집중 해소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없다는 점에서 완결성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은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란 말이 공약에서 사라질 정도로 재벌개혁 의지와 관심이 거의 없다”며 “더민주당과 정의당은 재벌개혁에 적극적이지만 재벌의 강력한 저항을 감안하면 실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노동분야 정당별 공약 비교

<자료=경실련>

◇노동분야=새누리당은 ‘내수산업 살리기’, ‘미래성장동력 육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노동정책이라기 보다는 산업정책에 가깝다는 평가다. 또 기업활동을 활성화하면 저절로 일자리의 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근거없는 낙관론에 갇혀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울러 ‘내수기업 1만개 수출기업화’, ‘창조경제 활성화’ 등 실현가능성이 의문시되거나 의미가 모호한 공약들로 채워져 있다고 경실련은 비판했다.

더민주당은 ‘777플랜’을 내세우며 가계소득을 끌어올리고 중산층 비중을 70%로 늘리겠다는 정책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실 노동시간 단축으로 11만8000개의 일자리창출 계획을 밝힌 것은 새로운 산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공약이라는 반응이다.

국민의당은 노동시장 양극화에 대한 내용보다는 불공정거래 개선·창업자의 패자부활 등 기업활동과 관련한 공약들이 대부분이어서 정책대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노조에 가입하지 못한 90%의 근로자들을 대변하기 위해 ‘노동회의소’를 설립하겠다는 공약은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정의당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초과이익 공유제·비정규직 사회보험료 지원·실업부조 도입 등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를 최우선정책으로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근로자의 90% 이상이 재정적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국민월급 300만원 보장’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남현주(가천대 사회복지학 교수) 경실련 사회복지정책위원은 “새누리당은 일자리의 질에 대한 고민없이 양적 확대에만 치중하고 있어 사실상 노동시장 양극화 정책이 전무한 꼴”이라며 “더민주당은 노동현안을 명확하게 밝힌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복지비용을 수반하는 내용들이 많아 세수 확보 등 뒷받침이 없다면 실현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노동 문제에 대한 종합적 분석없이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있는 수준”이라 했고 “정의당은 노동시장 문제를 다른 정당에 비해 본질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총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