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양극화 해결 한계…‘사회적경제’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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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저성장 양극화 해결 한계…‘사회적경제’가 대안 “사람 중심 경제”…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회 이회수 상임부위원장

기사입력2017-06-28 11:19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1세기 들어 국가와 시장, 진보와 보수, 분배와 성장 등 이분법적인 패러다임이 퇴조하고 경제민주화, 혁신경제, 소득주도, 일자리창출 등 포용적 성장 패러다임으로 사회경제발전 전략이 이동하면서 ‘사회적경제’가 국제사회에서 공감을 얻고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포용적 성장 목표는 ‘고용을 유발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

더불어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회 이회수 상임부위원장은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정부의 제이노믹스는 분배→소득→성장→고용 그리고 다시 분배 등의 선순환이 이어지는 포용적 성장정책 기반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포용적 성장의 목표는 ‘고용을 유발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이며, 이는 사회적경제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회는 공유가치와 협동경제에 기반한 사회적경제 정책을 개발하고 생태계를 조성하며, 경제민주화 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상설위원회다. 다양한 부문과 단위의 사회적경제 조직과의 협력 그리고 연대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최고위원회 직속으로 편제했다. 사회적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진영의원이, 수석부위원장은 서형수의원이 맡고 있다.

이회수 상임부위원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회협력실장 등을 역임하며 노동현장에서 일해왔다. 이후 르몽드디플로마티크 한국판 초대 편집인과 김포시 사회적기업육성위원회 민간위원,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회 이회수 상임부위원장은 “사회적경제는 정부가 부담하는 복지비용을 줄여주면서 사회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국가와 시장이 해결하지 못한 ‘사회문제’ 해결 대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은 국가·시장의 역할로만은 저성장과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사회적경제 발전모델에 주목하고 있다. 2011년 제정된 스페인의 ‘사회적경제법’은 사회적경제를 “공공부문에 속하지 않은 조직으로서 민주적 운영과 관리, 구성원의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바탕으로 수익을 조직의 성장과 지역사회에 대한 서비스 개선에 사용하는 등 특수한 체제의 소유 및 이익분배를 실행하는 조직 전체”로 정의했다.

이 부위원장에 따르면,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은 국가·시장 중심의 경제정책 실패하면서 저성장과 실업률 등 사회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진단하고, 사회문제 해결 전략으로 사회적경제 육성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 결과 유럽연합 15개국의 GDP대비 사회적경제 비율은 10%, 사회적경제의 고용률은 7%대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사회적경제 비율은 0.62%, 사회적경제의 고용률은 0.82%에 불과하다.

“새 정부는 사회적경제를 인본주의 경제·시민주체 경제의 중심축으로 설정하고, 정부·민간(기업)과 더불어 국민경제의 3대영역 중 하나로 육성해 일자리창출과 지역혁신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위해 사회적경제기본법·사회적가치법 등 사회적경제 관계법을 제정하고,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를 포함한 사회적경제 조직간의 상호 협력 및 거래를 활성화함으로써, 거대자본의 독과점에 맞선 ‘공정한 시장경제’ 토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국회에는 ‘사회적경제기본법’, ‘공공기관의 사회적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 ‘사회적경제 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이 발의돼 있다.

부처별 칸막이·중복정책…사회적경제 성장의 한계

사회적경제에 대한 논의는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을 육성한다는 개념으로 지난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국민의 정부’는 2000년 자활기업을 지원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했으며, ‘참여정부’도 2006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을 제정했다. 2012년 이명박정부 들어서는 협동조합기본법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은 각각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가 관할, 사회적경제 범주가 아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육성되고 있다. 관할이 다르기 때문에 사회적경제 조직 인증주체도 제각각이다. 사회적기업·마을기업·자활기업은 정부가 인증하거나 지정하도록 돼 있으며, 사회적협동조합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사회적경제 조직 관련 제도 자체가 관주도, 정부통제형으로 운영됨으로써 시민사회의 능동적인 참여도 제한됐다. 또 사회적기업·협동조합은 법제상 중소기업의 지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각종 주류 금융권에서는 배제됐다. 사회서비스, 직업훈련, 바우처사업 등은 사회적경제 기업 성격에도 맞는데, 직접적인 연광성도 떨어진다.

사회적경제 범위를 사회문제·지역산업 등으로 확장해야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 부위원장은 관련법 제정을 정비할 필요도 있지만, 이와함께 사회적경제의 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사회적경제의 범주를 주로 사회적기업·마을기업·자활기업·협동조합으로 한정하는 경우가 많다. 또 수혜대상도 취약계층으로 한정한다. 사회적경제의 범위를 사회적문제, 지역산업 등으로 더 넓게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공유경제 활성화 등을 통해 사회적경제 부문에서 향후 50만개의 일자리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부위원장은 이를 위해 ▲일과 복지, 일과 직업훈련이 결합된 노동통합형 사회적경제 조직을 육성해 사회적 약자·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창출 ▲국가와 지자체의 사회서비스정책 전달체계를 기존 비영리법인만이 아닌 사회적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등으로 다변화해 서비스품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일자리창출 ▲도시재생, 지역균형발전 등 지역경제 혁신과정에서 사회적경제 조직을 육성해 지역사회 활성화와 지역공동체형 일자리창출 ▲ICT와 지식자본에 기반한 소셜벤처, 공유경제 활성화 등을 통해 빈곤·실업·교육·환경·교통·에너지·주택·문화·금융소외 문제해결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또 기존에 산재된 개별법들로는 사회적경제의 범위를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회적경제 조직의 범위를 확대하고,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법제정을 통해 농협·수협·신협·생협 등 개별법상의 협동조합을 사회적경제 조직의 범위에 둠으로써 사회적경제 조직간 상호부조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동시에 협업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회적경제 노동참여 강화…정부 복지부담 줄여주는 효과

“사회적경제는 정부가 부담하는 복지비용을 줄여주면서 사회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만성적 실업자, 장애인, 저학력자, 알코올중독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 조직 단위의 교육 및 훈련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직업교육을 통해 이들을 노동시장에 공급한다는 의미는 새로운 생산인구를 탄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또 사회복지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이죠.”

특히 이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사회적경제에는 노동 참여가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캐나다나 프랑스 등에서는 노동자연대 등이 사회적경제의 토대를 만들고 주축이 돼 이끌어 가고 있다고 했다. 사회적경제 조직 활성화를 위해 노동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는 것이다. 노사가 화합하고 정부와 민간이 협력할 때, 이해당사자 모두의 참여와 협력 속에 사회적경제 모델이 빠른 시간내 안착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회적경제의 정체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하면, 사회적경제 내부 결속력도 높아지고 대외적인 인지도 역시 높아질 수 있습니다. 사회적경제 조직이 국민참여 등 민주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도 형성될 것입니다. 여기에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통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등 분산된 이미지를 통합하면, 사회적경제의 기반은 지금보다 굳건해 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