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기재부-관세청 공모…면세점 ‘불법’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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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朴’-기재부-관세청 공모…면세점 ‘불법’ 선정 박근혜 전 대통령 말 한마디에, 4개 면세점 신설…롯데 두차례 탈락

기사입력2017-07-11 20:16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난 2016년 서울지역에 신규로 배정된 면세점 특허권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기획재정부 그리고 관세청이 공모해 서류조작 등 온갖 불법적인 방법으로 면세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은 지난 2016년 12월17일 서울지역 면세점 사업자로 ㈜호텔롯데, ㈜현대백화점, ㈜신세계디에프, ㈜탑시티 면세점 4곳을 선정 발표했다.

11일 감사원이 발표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초 박 전 대통령은 경제수석실에 서울 면세점 신규특허 발급을 지시했고, 경제수석실은 기획재정부에 이를 전달했다. 기재부는 1월6일 관세청과 협의없이 지시사항을 이행하겠다고 보고했으며, 관세청에는 1월31일 사후 통보했다. 그러나 면세점 신규특허는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라 관세청에서 신규특허 신청 공고부터 특허장 교부까지 담당하도록 돼있다. 청와대와 기재부는 특허장 교부에 따른 법적절차를 무시하고 일을 진행한 것이다.

그러나 관세청 역시 위법한 면세사업자 선정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관세청은 기재부로부터 받은 지시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조작했다. 2016년 신규 특허를 발급하기 위해서는 ‘2014년 대비 2015년 서울 외국인 관광객 증가 수치’가 필요함에도, 관세청은 2015년 신규특허 발급시 근거로 사용했던 ‘2013년 대비 2014년 서울 외국인관광객 증가 수치’를 재사용했다. ‘2014년 대비 2015년 서울 외국인 관광객 증가 수치’를 사용하면 관광객 숫자가 줄어 신규 특허신청 요건에 해당되지 못함을 알고, 당시 관세청장의 지시로 ‘2013년 대비 2014년 서울 외국인관광객 증가 수치’로 대체 조작한 것이다.

관세청 고시에 따르면 ‘관세청장이 외국인관광객 방문자 수가 전년대비 30만명이상 증가하는 등 시내면세점 추가설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신규 특허신청 공고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감사원 조사결과, 지난 2016년 서울지역에 신규로 배정된 면세점 특허권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기획재정부 그리고 관세청이 공모해 서류조작 등 온갖 불법적인 방법으로 면세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중기이코노미

또 관세청은 자체 용역조사에서 2016년 추가 가능한 특허가 1개라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4개로 늘리라는 기재부의 요청에 맞추기 위해 ‘매장당 적정 외국인 구매고객수’와 ‘점포당 매장면적’을 과소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료를 조작했다.

2016년 특허 발급과정에서의 불법 이외에도 관세청은 2015년 7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친 면세점 특허심사 과정에서 당시 면세점 사업자인 ㈜호텔롯데의 특허권을 빼앗으려고 점수조작 등 갖가지 불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의 의도는 그대로 관철돼, 호텔롯데가 유지했어야 할 특허권은 2015년 7월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가져갔다. 같은해 11월 롯데는 또 다시 두산에게 물을 먹었다. ‘최순실’에게 충성맹세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 천홍욱 관세청장과 롯데와의 악연이 수면에 드러났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관세청은 7월 선정사업자 심사과정에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공용면적을 매장면적에 포함시킴으로써 롯데에게 상대적인 불이익을 줬으며, 법규 준수도 점수 계산과정에서 한화의 점수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롯데가 탈락하도록 했다. 또 11월 선정사업자 심사과정에서 관세청은 계량항목(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매장규모의 적정성)에 대한 롯데의 점수를 부당하게 산정, 특허심사위원회에 넘기는 방법으로 롯데에게 돌아가야 할 특허권을 두산이 가져가게 했다.

이와 함께 관세청은 기록물 관리의무가 있는 신청업체 사업계획서를 의도적으로 파기한 사실도 드러났다. 관세청은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는 국회요구를 피하기 위해 사업계획서 1부는 반환하고, 2부는 파기한 것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결과에 따라 감사원은 퇴직한 김낙희 전 관세청장과 이돈현 전 관세청 차장, 최상목 기재부 전 1차관에 대해 인사혁신처에 인사자료를 통보했다. 또 수치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평가점수를 잘못 부여한 관련자와 사업계획서 파기 관련자 등 11명에 대해 해임이나 정직,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요구했다 이와함께 천홍욱 관세청장을 공공기록물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면세점 사업자 불법선정 관련자를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등의 혐의로 수사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