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받아도 재난지원금 못받는 1인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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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최저임금 받아도 재난지원금 못받는 1인 가구 서울기준 175만여원, 최저임금 179만여원…1인가구 지원 다변화 要

기사입력2020-05-08 12:59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을 비롯해 다수 지자체들이 활용중인 중위소득 100% 기준에 따르면, 1인가구는 소득이 최저임금 수준이어도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의 1인가구가,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은 월 소득 175만7194원이다. 2020년 주 40시간 근무자의 최저임금이 주휴수당을 포함해 월 179만5310원인 것에 비하면, 최저임금만 받아도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1인가구의 빈곤이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맞아 1인가구에 대한 세밀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우선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부터 짚어보면, 정부의 재난지원금은 소득에 관계없이 전국민에게 지급되지만, 지자체의 재난지원금은 지역에 따라 기준과 금액이 다르다. 경기도는 소득에 관계없이 1인당으로 지급하는 반면, 서울 등은 정부와 마찬가지로 가구 기준으로 지급하고 있다.

소득기준을 둔 지자체들을 놓고 보면, 많은 경우 ‘중위소득 100%’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은 소득금액을 표로 제시하고, 대구는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을 제시하는 등 공표방식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실제 적용하는 기준은 두 지자체가 같다.

중위소득은 전국민이 100명일때 50번째 사람의 소득을 의미하는데(따라서 단순 합산해 인원수로 나눈 평균소득에 비해, 중위소득이 실제 가운데 값을 더 잘 나타낸다), 지자체들이 실제 통계치를 그냥 사용하지는 않는다. 다른 경제지표까지 고려해 통계치를 보정한 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고시하는 ‘기준 중위소득’이 기준이다. 그러나 통계청의 소득조사가 기본이란 점에서, 실제 중위소득을 근사하게 반영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정한 1인가구의 기준 중위소득은 2019년에도 170만7008원으로 주 40시간 최저임금인 월 174만5150원에 미치지 못했다. 2016년에서 2018년 사이는 160만원대로, 최저임금(2016년 126만270원, 2018년 157만3770원)보다 높긴 했지만 안정적인 소득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처럼 빈곤한 1인가구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 지원책에 자칫 사각지대로 남겨질 우려가 있다는 점은 문제다.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원정책 수립 시, 1인가구에 보다 유연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2015년부터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최다=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10월 기준 1인가구는 578만8000가구로, 전체 가구수 중 29.2%에 이른다. 세 가구 중 한 곳은 1인가구란 의미다.

1인가구의 증가세는 폭발적이다. 2000년 222만가구에서 2017년 562만가구로 152.6%나 늘어났다. 전체 가구수는 같은 기간 37.5% 증가했다.

2015년에는 전체 가구 중 27.2%로 비중이 늘어나면서, 가구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점하게 됐다. 과거에는 1인가구 하면 인구고령화에 따른 독거노인 등 사회문제가 첫 손에 꼽혔으나, 2010년대 중반 이후 1인가구의 소비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면서 ‘1코니미’와 같은 신조어도 등장했다.

1인가구의 연령대를 보면, 남자는 25~34세 비율(2017년 23.8%)이 가장 높지만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45세 이상의 연령대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자는 55~64세 비율(2017년 17.5%)이 가장 높고, 마찬가지로 45세 이상이 증가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1인가구 중 취업자는 61.1%였다. 취업자 중 임금소득자에 한해서 소득을 보면 100만원 미만이 11.3%, 100만~200만원 미만이 24.6%로 임금을 받는 1인가구 셋 중 하나가 월 200만원 미만을 벌고 있었다. 임금소득자 중 임시·일용직 비율이 32.7%로, 저소득층과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200만~300만원 미만은 35.7%, 300만~400만원 미만이 17.1%, 400만원 이상이 11.3%로 나타났다.

임금소득자만 높고 볼 때의 소득은, 앞서 확인한 1인가구 기준 중위소득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 취업자 중 임금소득자는 79%여서 발생한 차이로 보인다. 반대로 말하면, 비임금소득자인 21%의 1인가구는 임금소득자보다 경제적으로 열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1인가구 빈곤 문제에 대해, 임금소득자는 물론 자영업자 등 다양한 형태에 대한 다각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인구·사회 변화, 1회성 대책으로 해결안돼”=정부는 지난 수년간 1인가구의 경제적 지원은 물론 사회적 고립감 해소 등에 초점을 둔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경제지원이 이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8일 제9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조정이 1인가구의 비중이 높은 임시일용직,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중심으로 이루어져, 경제적 삶의 기반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1인가구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1인가구의 생애주기와 생활기반에 따라 마련된 정책에 대한 개선방안이 논의됐다.

김용범 1차관은 “1인가구 증가와 같은 인구·사회구조적 변화에 대한 대응은 결코 1회성 대책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우리보다 앞서 인구구조 변화를 겪은 여러 선진국 경험에 비춰 볼 때 향후 1인가구 문제는 우리 경제·사회가 장기적으로 고민해야할 핵심의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