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전환 키워드…디지털·그린·경제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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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글로벌 대전환 키워드…디지털·그린·경제안보 미국·중국·유럽, 공급망 재편에 발빠르게 움직인다

기사입력2022-10-24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8일 개최한 '2022 하반기 통상지원 통합설명회'. ©중기이코노미

2022년 국제정세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와 다른 대응 태세를 요구하고 있는데, 기업 또한 우선 새로운 공급망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개최한 2022 하반기 통상지원 통합설명회에서, “현재 세계경제상황을 보면 전망이라는 것이 의미 없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고 급변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정확히 인식하고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기, 내년 이후 더 안좋다”=2021년은 기저효과로 인해 성장률 폭등이 나타났다. 그러나 당분간은 2021년 이전의 경제성장률로 회귀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원장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한국 모두 특히 내년 이후 더 안좋은 경기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팬데믹 재확산의 반복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초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정 부원장은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 ▲경제안보 부상 등이 전 세계적인 중요한 변화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을 촉진시켰는데, 디지털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경제사회시스템의 재설계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로봇, 바이오, 양자컴퓨터 등의 연구개발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2016년 파리기후협정 이후 세계적인 탈탄소 움직임 역시 빨라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시티, 혁신적 에너지와 환경 기술개발과 폐플라스틱 등에 대한 순환경제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그린 전환에 대한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 부원장은 경제안보의 부상은 과거 우리가 30여년간 누려왔던 세계화시대의 여러가지 조건들이 사라지고 혹독한 세계경제 여건의 도래를 예상하게 하는 큰 변화라고 봤다. 미국과 중국 등 모두 자국의 안보와 경제를 연결시킨 경제안보를 중시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가 진영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공급망 재편에 기민한 움직임=주요국들도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10년 내 중국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對중국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사태를 촉발하자, 미국은 단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한국, 일본, 대만과 함께 반도체 동맹을 구상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대해 ‘치고 빠지는’ 전략이 아닌 새로운 대장정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경제적 자립자강, 기술적 자립자강 등 혁신주도형 성장을 통한 장기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제정했다. 경제안전보장추진법에 따르면, 정부는 공급망 안정을 위한 물자를 지정하고, 주무장관은 공급확보를 위한 계획을 실시하며, 민간자원으로 대응이 어려운 경우는 비축 등 특별대책 조치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유럽은 Horizon Europe(2021~2027)이라는 중장기 연구개발투자전략을 중심으로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유럽은 EU공급망 내 ESG 경영 준수가 가능한 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할 계획이다.

정 부원장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은 결과적으로는 중국의 의존도 줄이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직접적인 대중국 제재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또한 세계경제가 여전히 높은 상호 의존도를 보이고 있어 공급망의 무기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단기적으로 반도체 및 배터리 공급망의 재편은 우리의 해외시장 진출 및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무한 경쟁에 돌입해, 현재 비교 우위에 있는 우월 산업의 경쟁력 유지에 도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글로벌 공급망 재설계 필요하다=정 부원장은 경제안보가 산업안보와 무역안보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강한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분야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자원 확보를 위해 민간 해외진출에 대한 융자 및 공공기관의 지원을 확대하고,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기초 식량 중심으로 국내 자급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해외 공급망 확보를 추진해야한다.

향후 공급망 변화에 대비해 유턴기업의 인정요건을 완화하고, 공급망 교란 가능성이 큰 첨단산업과 신기술 중심의 유턴 유인을 확대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이와함께 핵심광물과 원자재 보유국과는 양자협력, 다자협력 등을 통해 공급망의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

기업의 변화도 필수다. 변화하는 세계 정세에 맞게 글로벌 공급망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중소싱과 같은 선택적 중복을 통해 유연성을 확보하고, 복잡한 글로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니어쇼어링과 핵심소재에 대한 인하우스 생산을 확대해야한다. 공급업체에 대한 사전관리도 필수다.

정 부원장은 공급망에 대한 예측,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계획을 수립하고, 위험에 대한 능동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