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정책 향방 안갯속…미 대선에 달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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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탄소중립 정책 향방 안갯속…미 대선에 달렸나 산업연 “보호주의 다른 산업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

기사입력2024-03-20 15:12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 공화당은 IRA 세액공제 및 보조금 중단을 지지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IRA 관련 투자를 한 한국기업들도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2024년은 주요 국가들이 선거를 치르는 해여서,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당장 1월 중 대만에서 총통·입법위원선거가 있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대선이 치러졌다. 러시아도 대선을 치렀고, 한국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같은 달 인도 역시 하원선거를 치른다.

가장 큰 선거는 올해 열릴 미국 대통령 선거다. 산업연구원이 20일 펴낸 ‘2024년 산업통상 주요 이슈 분석과 대응 방향’ 보고서는 “11월에 있을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글로벌 산업통상환경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어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단기적인 미국 이익을 우선시함으로써 서방국가의 연대약화가 예상되며, 국제통상질서 혼돈의 시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보고서는 올해 있을 주요 통상이슈에 대한 분석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시 변화가 클 대목을 짚었다. 가장 대표적인 점이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의 기조 변화다.

◇탄소중립 정책 추진해왔는데=미국과 EU는 2020년대 들어 산업정책과 기후변화 정책이 융합한 다양한 탄소중립 정책을 유례없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기업들이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정책이다. EU 역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탄소중립산업법, 핵심원자재법, 공급망실사지침, 에코디자인규정 등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대선 결과, 도널드 트럼프가 재집권하는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던 대부분의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 정책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은 정책 청사진으로 2023년 ‘프로젝트 2025’를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는 공화당이 온실가스 규제 폐지 및 청정에너지 프로그램 해체를 기후·에너지 계획의 주 내용으로 삼고 있다면서, 특히 IRA 세액공제 및 보조금 중단과 석유·천연가스 확대 등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IRA의 영향으로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인 한국 기업들은 투자의 방향을 급선회해야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 보호주의는 확대 예상=보고서는 대통령 선거에 앞선 2024년 중에 “IRA법, CHIPS법, IIJA법에 기반한 막대한 정부 지출과 제조 및 인프라에 대한 세금 인센티브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재원은 인프라 재건, 청정에너지 이니셔티브 이행, 반도체산업 구축 촉진, 인력 개발과 일자리 창출 등에 집중적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다만 보고서는 “미국의 산업은 경제적 불확실성, 숙련된 노동력 부족, 공급망 위험의 상존, 탄소중립 목표 압박 등에서 비롯된 새로운 과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중 미국의 수출은 1년전보다 2.7% 감소하고, 수입은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 긴장 고조, 러·우 전쟁 장기화, 중동 정세의 불안 지속, 홍해 지역의 운송 중단은 공급망 혼란을 가중시키는 2024년 무역의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11월 대선결과와 상관없이 현재의 보호주의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며, 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다른 산업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통상이슈 상황을 근거로 “경제안보와 연계된 산업 및 통상현안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 설계와 함께 주요국과의 정책 공조 강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 국익 최우선 관점에서 주요국의 산업 및 통상정책과 경제법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층적인 신통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면서, “기후·환경, 디지털, 노동, 공급망 등 다양한 통상이슈와 규범에 대해 단순한 국제협력보다는 우리의 기조확립을 통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단기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에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보다 중장기적으로 상호 동반성장이 가능할 협력방안 도출에 노력할 필요”가 있으며, “미시적이고 배타적이기보다는 거시적이고 유연한 통상정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