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리인 제도’로 해외 게임사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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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국내 대리인 제도’로 해외 게임사 책임 물어야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톱10 중 절반인 해외 게임사 규제 미비

기사입력2024-09-24 11: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내 게임시장에 해외 게임사들의 진출이 활발하지만 국내 법규가 미비해, 국내 규제를 따르고 있는 국내 게임사의 경쟁환경이 불공정하고 게임 이용자에 대한 피해를 방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국내 대리인 제도’를 도입해 해외 게임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박정호 상명대학교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이 23일 개최한 ‘해외 게임사 국내시장 진출과 이용자 보호’ 세미나에서 “국내 게임 생태계 내애서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국내에 진출해 있는 해외 게임사에 대한 규제의 사각지대로 인해 불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국내 대리인 제도 등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게임시장 매출액 규모는 전년대비 5.8% 성장한 22조2149억원으로 전세계 게임시장의 7.8%를 점유하고 있다. 게임산업 수출액은 전년대비 3.6% 증가해 매출액은 89억8175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게임산업 수출액은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액의 67.4%를 차지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게임시장 성장과 함께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 산업생태계의 중요 구성원으로 부상하면서, 게임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정책이 마련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올해 4월 ‘게임 이용자 권익보호 방안’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를 의무화하고, 온라인모바일 게임 표준약관을 개정하는 한편, 게임아이템 소액사기 등 이용자 피해구제 및 신속한 보상방안을 추진했다.

국회에서는 지난해 2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를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게임업계는 국내 게임사만 확률형 정보공개를 의무화하고 있고, 이를 위한 규제인력 채용 및 제도화 관련 비용 부담이 커 국내 게임사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해외 게임 이용자 피해 증가=박 교수는 2017년 이후로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 매출의 TOP10 중 절반을 해외 게임사가 차지하고 있고, 해외 게임사의 매출액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해외 게임사에 대해서는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게임사업자 관련 게임 이용자의 피해사례를 보면 ▲미성년자의 부모 동의없이 결제한 게임 아이템 구입대금 환불 거부 ▲실수로 결제해 결제 직후 취소를 요구했으나 환급 거부 ▲제3자의 명의도용 결제 ▲서비스 오류에도 불구 앱마켓 사업자의 환급 거부 등이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디지털 게임서비스 관련 국제거래 소비자 상담 접수는 2021년 167건으로 전년대비 11.31% 증가했으며, 최근 3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총 445건의 디지털 게임서비스 국제거래 소비자 피해 불만 유형별로 보면, 계약취소 및 환급거부가 331건으로 74.4%를 차지했고, 계약이행 요구가 87건(19.6%)으로 뒤를 이었다. 해외 게임사들은 자체 약관을 이유로 취소 및 환급을 거부하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해 피해 구제가 어려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23일 ‘해외 게임사 국내시장 진출과 이용자 보호’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국내 대리인 제도 도입해야=해외 게임사들은 국내에서 확률형 아이템 표기 의무를 위반한다고 할지라도 마땅한 처벌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외 게임사들이 규제를 피하면서 경쟁우위를 가져가 국내 게임사에 불공정한 것은 물론 법망 밖에 존재하는 해외 게임사들의 행위로 인해 이용자들 또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게임산업 글로벌화에 따른 국내 게임사와 이용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며, 이와 관련해 국내 대리인 제도가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리인 제도는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장이 없는 게임물 배급업자나 제공업자를 대상으로 국내에 주소(영업장)가 있는 자를 국내 대리인으로 지정하고 약관 등을 작성토록 하는 것을 말한다.

강유정 의원이 지난 6월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해외 게임사업자에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해, 표시의무를 준수하고 게임물 사후관리 등의 업무를 대리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형사제재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같은 국내 대리인 제도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전자상거래법 등의 개정을 통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따라서 게임산업법의 개정을 통해 국내외 규제 적용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불공정 구매 행태를 개선하는 한편, 해외 사업자의 불법행위를 예방할 수 있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