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스크·경영권 분쟁…지배구조 개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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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CEO 리스크·경영권 분쟁…지배구조 개선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핵심지표 준수율 기업 규모 따라 격차 커

기사입력2024-11-06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업 지배구조는 영속적으로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기업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규칙, 프로세스 및 관행을 통칭한다. 이것은 주주, 이사회, 경영진, 임직원, 고객, 협력업체, 투자자, 지역공동체와 정부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공을 위한 필수적 전략인 것이다. 특히 ESG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지배구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오정훈 한국딜로이트 회계감사부문 파트너는 5일 한국딜로이트가 개최한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가 알아야 할 효과적인 국내외 공시 감독 및 현황’ 세미나에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ESG 요소 중 지배구조(거버넌스)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라며, “최근 CEO 리스크, 경영권 분쟁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이슈가 발생하면서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 소비자와 투자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지고 불매운동이나 고발 등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 지배구조 개선 수준은 중위권

KPR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3월까지 5개월간 ESG 관련 언급 기사 가운데 지배구조(G)가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사회(S, 22%), 환경(E, 20%)에 비해 월등히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ESG 경영에 있어 지배구조가 기업의 가치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주며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한국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법규를 제·개정 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국가경쟁력 순위는 OECD 국가와 신흥국이 포함된 총 67개국 중 중위권 수준이다. 특히 국가경쟁력 기업 효율성 평가항목 중 하나인 ‘경영관행은’ 28위로 이사회 감독과 주주권익 보호 여부를 담고 있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가 발간한 ‘CG Whatch 2023’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의 기업 지배구조 순위는 아시아 12개국 중 8위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평가에서 국내 기업은 대부분의 평가항목에서 중하위권을 기록했고, 특히 한국의 지배주주가 사적 이익을 추구할 유인이 높고, 일반주주 보호 수단 및 이사회 독립성 등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정훈 파트너는 일본의 경우 2018년 7위에서 2023년에는 1위에 올라 호주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며, 정부차원의 기업 거버넌스 및 자본시장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라고 소개했다.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의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됐다. 올해부터는 자산규모 5000억원 이상 상장법인까지, 2026년 이후에는 전체 유가증권 상장법인까지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가 의무화돼 향후 그 효과가 점차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향상 방안은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는 기업의 기본적인 지배구조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3가지 항목에 대해 세부적으로 15개 핵심지표 준수 여부를 작성한다.

오 파트너는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핵심지표 15문항 중 준수율은 기업의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며, 자산 2조원 이상 기업과 자산 5000억원~1조원 미만 기업 간 준수율 차이가 특히 큰 6가지 핵심지표의 준수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소개했다.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은 평균 43.8%의 준수율을 보이지만, 5000억원 이상~1조원 상장법인은 14.5%의 준수율을 보인다. 이 지표는 미리 일정계획을 수립하고 주요 자료를 사전에 작성해 일정에 맞게 통지하면 되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으로 준수율을 개선할 수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배당정책·실시 계획을 연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은 연1회 이상 통지해 기업 투명성을 확보하고 주주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 또,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 주가 안정성 유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은 평균 64.2%의 준수율을 보이지만, 자산 5000억원~1조원 기업은 20%의 준수율을 보인다. 오 파트너는 배당정책 설명서 및 배당 지급일정, 과거 배당금 지급내역 등을 회사 홈페이지 및 전자공시시스템에 정기적으로 게시하고 신속하게 업데이트해 준수율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비상시 선임정책 포함) 마련·운영=이 항목은 기업가치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상장기업의 준수율이 11%로 낮은 수준이다.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51.9%의 준수율을 보인다. 규모가 작은 상장기업의 경우, 소유와 경영인의 분리가 미흡해 승계정책 마련이 미비한 상황이다. 오 파트너는 승계정책 마련을 위해 기업은 먼저 조직의 전략적 목표 및 비전을 수립하고, 이사회 내 승계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선정 기준 및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가치 훼손·주주권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방지를 위한 정책수립=기업가치 2조원 이상 상장법인들은 임원 후보 추천위원회 등을 통해 후보자 자격 기준을 설정하고, 평판조회 및 배경조사를 실시할 뿐만 아니라 서류검토, 면접, 심층 인터뷰 등 다단계 평가 절차를 마련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선입된 경영진의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작은 규모의 기업도 이를 벤치마킹해 임원 선임을 위한 다양한 정책 등을 시행해 핵심지표 준수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사회 구성 모두 단일성(性)이 아니다=오 파트너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연구를 보면, 여성 이사 비율이 증가할수록 다양한 배경과 경험이 반영돼 창의적이고 균형잡힌 의사결정이 가능해졌으며, 여성 이사가 많은 기업은 더 나은 재무성과와 주주가치를 창출하고 여성 리더십은 합리적이로 포용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사회의 다양성을 위해 이사회 내 여성 비율 목표를 명시하고 정책을 수립해 공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여성 후보자 pool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성별에 관계없는 공정한 평가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이 항목은 2조원 이상 상장법인과 5000억원 이상 상장법인의 평균 준수율 격차가 크다. 5000억원 이상의 법인의 경우, 감사위원회가 아닌 3인 이상의 감사로 구성된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회계감사실무지침 상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 간 주요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해야 할 지점은 감사계약 단계, 감사계획 단계, 감사수행 단계, 감사종료 단계 등이다. 지속적인 노력과 외부감사인의 협조를 통해 분기별 회의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