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내수기업 매출 ‘감소’ 코로나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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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상반기 내수기업 매출 ‘감소’ 코로나 이후 처음 코로나 때에도 늘었던 기업 투자까지 줄어 들어

기사입력2024-11-13 13:48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해 상반기 중 내수기업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충격이 발생했던 2020년 이후 처음 발생한 역성장이다.

13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 814개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다.

유형별로 보면,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차이가 컸다.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13.6%로 증가한 반면, 50% 미만인 내수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9% 감소했다.

내수기업의 매출액은 2020년 4.2% 감소한 뒤 2021년 10.6%로 증가전환했고, 2022년에는 25.4%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2023년 들어 3.9%로 증가폭이 내려앉은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끝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내수기업의 매출액을 수출과 내수로 나눠서 살펴보면, 수출부문은 올해 상반기 3.7% 증가했으나, 내수부문이 2.4%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액의 감소로 이어졌다.

매출액이 감소한 내수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지주회사(17.6%↓), 도·소매업(6.5%↓),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5.5%↓), 제조업(1.1%↓) 순이었다. 한경협은 지주회사의 매출 감소는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른 배당 감소, 도·소매업의 감소는 소비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했다.

기업 투자마저 감소 전환…코로나 때도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못미치는 기업이 올해 상반기 들어 44.7%까지 늘어났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내수기업과 달리 수출기업 매출은 2024년 상반기 13.6% 증가했다. 하지만 한경협은 2023년의 매출액이 7.3% 감소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수출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수출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5.9% 증가에 그쳤다고 강조했다.

수출 1위를 제외할 경우 매출액 증가율이 크게 떨어지는 착시효과 역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2020년 당시에도 전체 수출은 2.8% 감소였으나,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에는 10.7%나 감소해 차이가 컸다. 하지만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1위 기업 제외 시 매출액 증가율은 오히려 늘어났다.

영업비용이 줄어들면서, 매출액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는 불황형 흑자도 나타났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3년 2.2%에서 올해 상반기 7.4%로 높아졌다. 매출액 대비 영업 관련 비용 비중은 2023년 97.8%로 2020년 이후 최대치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최저치인 92.6%로 떨어졌다.

영업관련 비용이 줄어들면서, 내수기업들은 매출액이 줄어들고도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0.8조원 감소에서 올해 상반기 10.1조원 증가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부진한 매출 만회를 위한 영업비용 절감의 결과라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이같은 비용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인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기업 비중 역시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자비용은 대대적인 저금리가 시작된 2020년 들어 1년전보다 7.3% 감소했고, 2021년에도 9.0% 줄어들었다. 하지만 고금리가 시작된 2022년에는 이자비용이 1년새 47.5%나 급등했고, 2023년에는 52.9%나 올랐다.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데 반해 영업이익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자비용과 영업이익의 비율인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취약기업 비중이 2021년 33.8%에서 2023년 42.8%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44.7%까지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기업 투자 역시 8.3% 감소했다. 전체 기업의 자산투자 증가율은 2020년에도 16.9%를 기록했는데, 이후 2021년(13.2%)과 2022년(9.5%)에는 증가폭이 줄었지만 2023년에는 다시 15.7%로 늘어났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투자가 큰폭으로 감소전환한 것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위축과 반도체 등 주력업종 하락 사이클 진입 등으로 지금의 수출 실적이 정점(peak)이 아니냐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면서,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연한 통화정책, 투자지원 확대, 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인 경제살리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