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제공의무 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액 예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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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근로제공의무 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액 예정은 자유의사 반하는 계속근로 강제하게 돼 ‘할 수 없다’…위약 예정의 금지

기사입력2025-01-14 17:30

이종호 객원 기자 (cplahaha@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이종호 노무사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민법 제398조에 근거해, 그 상대방이 계약에 따른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계약의 일종인 근로계약에서도 그 당사자인 사용자가 근로자의 채무, 즉 근로제공의무 불이행에 대해 위와 같은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할 수 없다’이다.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위약 예정의 금지”라는 제목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위반한 위약금 약정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은 무효가 된다. 해당 규정의 취지는 근로자의 주된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약정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을 인정하면,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계속근로를 강제하게 된다는 데 있다.

대표적인 위약예정금지 위반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는 경우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도록 하거나,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돼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위약예정금지 규정의 내용과 그 취지에 비춰 법 위반에 해당함이 비교적 명확하다.

한편, ‘교육연수비 반환약정’ 또한 위약예정금지와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기업이 근로자에게 교육훈련이나 연수 등을 제공(비용 포함)하면서, 근로자에게 제공한 연수 등에 지출한 비용을 고려해 근로자가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지 않는 때에는 교육연수비를 반환하도록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약정이 여타 위약예정금지에 위반되는 약정과 구분되는 특징은 근로자에 대한 교육연수가 기업은 물론 근로자에게도 좋은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판례도 교육연수비가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은 물론 근로자의 자발적 희망과 이익을 고려해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라고 평가되고, 이를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이라는 사실관계를 전제로, 약정 근무기간과 상환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근무기간에 비례해서 반환하도록 하는 등)에서 정해져 있다면, 위약예정금지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해당 약정으로 인해 근로자가 부당하게 계속근로를 강제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약예정금지 규정은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하지 않는 경우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로 발생했는지 묻지 않고 일정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근로제공의무 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등으로 회사에 실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당연히 가능하다는 점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이종호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