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판단기준 변경…임금체계 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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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통상임금 판단기준 변경…임금체계 점검 필요 통상임금 개념과 판단기준 재정립한 대법원 ‘변경 판례’ 살펴보니

기사입력2025-02-17 16:45

이종호 객원 기자 (cplahaha@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이종호 노무사

2024년 12월19일 선고된, 통상임금과 관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변경 판례’라고 함)이 최근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변경 판례의 핵심은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대체 고정성이 무엇이기에, 그것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제외한 것이 이렇게까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노사간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도록 하는 것일까?

고정성은 ‘임금의 지급 여부나 지급액의 사전 확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삼는 경우 재직 조건 또는 근무일수 조건 등 임의의 근로제공 시점에 그 성취 여부가 불확실한 지급조건을 정한 임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된다는 것이다. 변경 판례는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법령상 근거가 없는 고정성 개념으로 통상임금 해당 여부를 결정함에 따라 재직조건 등과 같은 지급조건을 부가해, 쉽게 그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있게 되므로 통상임금의 강행성이 잠탈된다는 것이다.

변경 판례가 새롭게 정립한 통상임금의 개념과 판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을 말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그럼, 변경 판례에 의해 재정립된 통상임금의 개념과 판단기준을 중심으로 재직조건 등 일정한 지급조건이 정해진 임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를 판단해 보자.

기업은 기존의 임금체계를 점검하고, 통상임금의 판단기준 변경에 따른 추가 인건비 부담을 검토해야 한다. 근로자들 역시 변경된 판단기준에 따라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임금 항목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첫 번째, ‘재직 조건부 임금’이다. 근로자의 ‘재직’은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가 된다. 따라서 재직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은 해당 임금의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통상임금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두 번째,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이다. 이는 지급조건인 ‘근무일수’가 소정근로일수 ‘이내’인지, 아니면 그를 ‘초과’하는 것인지에 따라 통상임금성이 결정된다. 소정근로일수 ‘이내’의 근무일수 조건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당연히 충족하게 될 것이므로, 이러한 조건의 부가로 해당 임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반면, 소정근로일수를 ‘초과’하는 것을 지급조건으로 하는 경우 소정근로 외에 추가근로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있어 통상임금성이 부정된다.

세 번째, ‘성과급’이다. 일정한 업무성과나 평가결과를 충족하는 경우 지급하는 임금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성이 부정되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성과급의 경우에도 근무실적과 무관하게 지급되는 최소 지급분이 있다면, 그 범위 내에서는 소정근로의 대가에 해당하므로 통상임금으로 봄이 타당하다.

변경 판례는 기업과 근로자에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준다.

기업은 기존의 임금체계를 점검하고, 통상임금의 판단기준 변경에 따른 추가 인건비 부담을 검토해야 한다. 근로자들 역시 변경된 판단기준에 따라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임금 항목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때 변경 판례가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를 들어, 새로운 법리가 그 선고일인 2024년 12월19일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된다고 한 점(단, 판결 선고시점에 새로운 법리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 통상임금 해당 여부가 다투어져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은 소급 적용)에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