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환율…1500원대면 실물위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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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롤러코스터 환율…1500원대면 실물위기 우려 대한상의 SGI “실물·금융 정책패키지 필요”

기사입력2025-02-05 00:00

트럼프발 관세가 환율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이 중국·캐나다·멕시코에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리스크가 현실화되자, 3일 주간거래 시작 직후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하며 하루만에 20원 가까이 치솟았다. 주간거래 종가는 전날 주간거래보다 14.5원 상승한 1467.2원이었다.

환율 급등락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은 관세 시행 하루를 앞두고 캐나다와 멕시코를 대상으로 한 25% 관세를 한달간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과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의 환율급등과 증시급락은 진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관세리스크발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환율 수준이 높아지는 것 자체도 문제이고, 하루만에 환율이 큰 폭으로 급변동하는 불확실성은 더욱 경제에 부정적이다.

최근 환율 급변동이 우리 경제 성장에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4일 발표한 ‘환율 급등 시나리오별 경제적 임팩트 및 대응’ 보고서를 통해 “최근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 약화와 한미 금리역전 등 구조적 요인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상승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환율 급등이 그간 잠재돼 있던 금융리스크와 결합하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발 관세리스크에 환율이 급변동하는 가운데, 실물과 금융리스크로 전이하기 전에 정책패키지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아울러 “과거 탄핵 사례의 경우 국내 경제여건이 양호해 환율이 안정적이었으나, 최근 국내 경제는 내수부진에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및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며, “정치적 갈등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환율 불안정성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충격의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1500원대 상승 시 성장률 1.3%까지 하락 우려

보고서는 향후 정치·경제 상황에 따른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둘다 1400원대의 고환율을 전제로 하고 있다.

국내의 정치와 경제가 분리돼 정책 대응이 원활한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봤다. 한미 금리역전 지속과 트럼프의 관세인상 예고로 연중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미국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자국 물가를 자극해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미국 내 물가불안으로 한미 금리 역전 폭이 더욱 확대되면 원달러 환율은 4% 이상의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시나리오의 경우에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5.7%까지 커지기 때문에, 최대 1500원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이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주요 전망기관 예측치(한은 1.6~1.7%, KDI 2%)보다 낮은 1.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상의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PF 구조조정, 자영업 대출 및 가계부채, 주력산업 부진 등 잠재된 리스크가 환율 급등과 맞물리면 실물·금융리스크와 결합한 복합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며, “특히 글로벌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으로 석유화학·철강 등의 신용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외화차입 기업들의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실물·금융 정책패키지 시급

보고서는 환율 급등에 따른 불안이 실물·금융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등 정책패키지 ▲반도체특별법·전력망특별법 등 기업투자 관련 법안 신속처리 ▲취약부문 금융보호망 강화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물·금융 정책패키지의 경우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와 해외 IR 활동을 통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한편,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에 대비한 추가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발표된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시안정펀드 외에도, 중저신용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질 때를 대비하고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 매입기구 설치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투자심리 회복을 위한 법안의 조속한 처리와 추경편성도 주문했다. 추경은 단기부양책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 보조금, 에너지 기반시설 확충 등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약부문 보호망 강화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저리 대출 확대와 금리·보증료 우대 지원을 강화하고, 석유화학·항공·철강 등 환율 급등에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에 긴급경영안정자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양수 SGI 원장은 “환율 급등과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변화가 맞물린 현재 상황에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치권과 정부, 기업 등이 협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