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세에 경기충격 코앞…경제한파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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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미 관세에 경기충격 코앞…경제한파 대비해야 세계경제 영향 예의주시하고, 대미 협상 속도 내야

기사입력2025-03-01 00:00

한국시간으로 28일 새벽, 뉴욕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관세부과의 충격을 빼놓을 수는 없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4일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부과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지난 2월 관세부과 시행을 앞두고도 증시는 큰 폭의 부진을 보였다가, 한달 유예가 되면서 단시일 내에 반등한 바 있다. 이번에는 관세부과가 실제로 이뤄질 것이란 공포가 확산되면서 증시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문제는 트럼프발 관세충격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의 부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최근 미 국채금리 하락 주요 원인 및 시장참가자 평가’ 보고서에서 “미 소매판매 예상치 하회를 시작으로 서비스업 PMI,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증대되면서 미 경제성장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소비자심리가 예상치를 하회하고 미국이 대중 반도체 통제조치를 강화하는 등의 영향으로 뉴욕 증시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과 함께 위험자산으로 간주되는 가상자산도 급락세다.

보고서는 주요 투자은행들이 최근 국채금리 하락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등은 국채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향후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거나, 트럼프발 관세 정책의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미국 경기둔화가 보다 가시화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채금리는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둔화의 가능성이 미 국채금리와 금융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관세정책 등은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이 더 크게 우려되고 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2월 경제전망에 실린 ‘미 신정부 관세정책의 글로벌 및 우리 경제 영향’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과 주요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각 나라들이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수준을 크게 세가지 시나리오로 나눠서 예상했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지만 내년에는 점차 인하하고, 주요국이 낮은 수준의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기본 시나리오의 경우 한국의 성장률은 올해 0.1%p, 내년 0.2%p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올해의 성장률 하락이 없을 수 있지만,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기본 시나리오보다도 올해는 0.1%p, 내년에는 0.4%p나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관세로 인해 수출이 타격받는 것이야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만, 문제는 피해 범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것은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내수에도 상당한 하방압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충격이 코앞으로 다가온 이상, 당장 미국과의 관세협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은은 새로운 경제협력 관계를 모색하고, 에너지 등의 수입처를 미국으로 전환하는 방향까지 제시했다.

수출중심 제조업 국가인 한국은 관세부과로 인해 어느 나라보다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심지어 지난해 경제는 내수 부진 속에서 수출이 성장을 주도했다. 대미 무역흑자 규모도 증가했다. 미국과의 양자 대화는 물론 주요 수출국과 보조를 맞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전략을 시급히 마련해 나가야 할 때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