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누적기준’…역내산 원산지 재료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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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RCEP 누적기준’…역내산 원산지 재료로 인정 중소수출기업의 RCEP 누적 원산지 기준 활용 방안은

기사입력2023-12-26 00:00

김진규 객원 기자 (jk.kim@jpglobal.co.kr) ㅣ다른기사보기

조선대학교 김진규 교수, 관세사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은 전세계 인구와 교역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아시아지역 최대 경제통합체다. 2023년 6월 아세안 10개국과 비아세안 5개국(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에서 발효된 거대 자유무역협정(Mega FTA)이다.

RCEP의 가장 큰 특징은 역내 회원국간 통일된 원산지 결정기준(Origin criteria)을 규정해, RCEP 목적에 따라 상품을 원산지로 인정받으려는 기업에 적용되는 상세한 원산지 규정(ROO, Rules of Origin)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회원국간 통일된 원산지 결정기준이 적용된다. 특히, 원산지 누적기준(Cumulative rules of origin)을 적용, A회원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 재료로 사용된 B회원국의 원산지를 두 번째 회원국의 원산지로 인정해 RCEP 회원국간 자원공유 및 생산공정을 포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생산된 재료는 종전 아세안-일본 EPA(경제적파트너십협정)에서는 역외산 재료로 보아 원산지가 불인정 돼 역내산 재료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RCEP의 누적기준 조항을 활용하면, 역내산 원산지 재료로 인정될 수 있다. 이는 역내 RCEP 회원국간의 공급망 유연성을 높이고 경제적 통합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RCEP 및 CPTPP 참여국 현황

<출처=디지털비즈온>

◇역내국 누적 원산지 활용전략=베트남의 부품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경쟁력이 낮은 분야다. 특히 전기·전자 및 기계 산업분야의 기업은 대부분의 부품을 한국, 중국, 일본에서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산업 특성을 이용, 원재료의 RCEP 원산지 누적을 통해 베트남산 완제품을 생산 후 RCEP 역내 회원국에 수출 시 RCEP 특혜관세를 적용, 수입관세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산지 누적기준을 활용한 다국적 원재료의 역내산 인정 모델

<자료=코트라>

전자제품인 로봇청소기 완제품을 베트남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수출하는 FTA 비즈니스 모델 사례를 검토해보면, 첫째, 수출자는 베트남과 한국이 체결한 FTA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과 베트남은 한-아세안 FTA, 한-베트남 FTA 및 RCEP이 발효돼 시행 중이다. 둘째, 해당 FTA 협정에 따라 생산물품이 원산지 기준을 충족해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한 원산지 판정 검토가 필요하다. 각각의 FTA에 의해 원산지 판정 충족여부 및 판정의 용이성, 수입관세 혜택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수의 FTA 중 수입자에게 가장 유리한 협정을 선택·적용할 수 있다.

베트남과 한국이 체결한 FTA 중 수입관세 혜택이 가장 큰 한-베트남 FTA와 RCEP을 적용 시 원산지 판정을 통한 원산지 기준 충족 여부를 비교해 보자. 해당 물품은 값비싼 원재료인 모터와 전선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고, 무빙 센서는 일본, 그리고 청소기 플라스틱 케이스는 베트남에서 생산 및 조립을 수행하지만, 플라스틱 케이스의 원재료는 한국산 플라스틱 레진(Regin)을 사용하는 경우 자재명세서(BOM, Bill of materials) 내역은 협정별 아래 표와 같다.

한-베트남 FTA를 적용할 경우

품명	HS CODE	가격(USD)	원산지	누적 여부
모터	8501.40.19	30	중국	X
무빙 센서	9026.80.10	10	일본	X
플라스틱 레진	3901.20.00	5	한국	O
전선	8544.42.96	2	중국	X

RCEP를 적용할 경우

품명	HS CODE	가격(USD)	원산지	누적 여부
모터	8501.40.19	30	중국	O
무빙 센서	9026.80.10	10	일본	O
플라스틱 레진	3901.20.00	5	한국	O
전선	8544.42.96	2	중국	O

한-베트남 FTA 적용 시 역내산 원산지로 인정되는 원재료는 한국산 플라스틱 레진 1개 종류에 불과하지만, RCEP을 적용하는 경우 4개 종류의 주요 원재료가 모두 역내산 재료로 인정돼 누적 기준을 통한 원산지로 판정될 수 있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생산된 로봇청소기의 원산지 판정 시 RCEP 원산지 결정기준이 역내산 원산지 재료비의 비율(%)로 판단하는 부가가치 기준인 경우 베트남산(産)으로 충족될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RCEP 활용과 함께 원산지 사후검증에 대한 대응은 기업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 언제든지 수출국 또는 수입국 세관으로부터 원산지 검증을 요청받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원산지 증명 및 서류 보관 프로세스를 상시 체크하고, 주요 원재료의 원산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조선대학교 김진규 교수, 관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