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이전가격·주재원 임금 과세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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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세무회계 해외진출, 이전가격·주재원 임금 과세 유의 중국 인도 베트남…외국계기업 조사 강화, 패널티도 부과

기사입력2014-07-11 00:00

소녀시대 등 유명 아이돌들을 배출한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법인세 102억원을 국세청으로부터 추징당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일본 현지법인인 SM엔터테인먼트 재팬에서 발생한 매출의 외국납부세액 공제 한도 차이로 인해 법인세를 추가납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외국납부세액 공제’란 외국에서 납부한 세액을 공제한도 내에서 세액공제받는 제도다. 외국에서 지급받은 소득이 사업연도 과세표준에 포함된 경우 이용할 수 있으며, 한도는 국외원천소득을 과세표준으로 나눈 값에 당해 사업연도 법인세액을 곱한 범위 내에서다.

법인세법은 이밖에 외국에서 납부한 세액을 손금에 산입하는 방법도 허용하고 있다. 세액공제를 받을지 손금산입을 할지는 법인이 선택할 수 있다.

이같은 해외납부세액 처리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경우 SM엔터테인먼트와 같이 법인세를 추후에 추징받을 수 있다. 해외진출기업들이 흔히 어려움을 겪는 세금문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법무부가 공동 주최한 ‘글로벌 비즈니스 법률 리스크 관리 및 대응방안 세미나’가 9일 상의회관에서 개최됐다. ©중기이코노미

9일 대한상공회의소와 법무부가 공동 주최한 ‘글로벌 비즈니스 법률 리스크 관리 및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법무법인 율촌의 서덕원 공인회계사는 국내 기업이 해외진출을 한 경우 세무문제와 대응방안에 대해 유형을 나눠 소개했다.

최근 해외에 지사를 설립한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이전가격 과세다. ‘이전가격’이란 해외 지사 등 특수관계법인과 모기업이 거래하는 가격을 의미한다. 한국보다 법인세가 높은 지역에 진출한 기업의 경우, 현지법인에 시장가격보다 고가로 납품을 해서 현지법인의 수익을 줄이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 현지법인이 수익을 낸 다음 배당 등을 통해 모기업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 과정에서 모기업이 먼저 수익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현지법인의 법인세도 줄일 수 있다.

시장가보다 고가로 납품을 할 경우 관세부담은 통상보다 높아지게 되지만, FTA 등을 통해 관세부담이 적은 지역에서는 현지 법인세를 회피하는 것이 보다 큰 이익을 내는 방법일 수 있다.

이 경우 현지 과세당국이 이전가격을 부인하고 현지법인에게 ‘정상가격’으로 과세를 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주로 현지법인이 업계평균의 수익을 냈다고 보고 업계평균 영업이익률에 근거한 과세를 하는 것이다. 자칫 실제 수익보다 많은 세금을 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과거에는 선진국에서 주로 있었던 이전가격 과세는 최근 전세계적인 재정수지 악화의 여파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서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이전가격 조사를 강화하고, 과세와 함께 과징금 등 패널티를 부과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이 경우 현지에서 조세불복절차를 활용해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현지에서의 소송을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다. 시간과 비용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지 과세당국과의 소송전을 이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들을 구제하기 위해 각국 과세당국들은 정상가격 산출방법 사전승인제도(APA)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현지법인 등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가격을 과세당국에 미리 알려 승인받는 것으로, 뒤늦게 세금폭탄을 맞거나 한국의 모기업과 해외 현지법인이 동일한 소득에 대해 이중과세 당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상호합의절차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수관계법인들이 양국에서 이중으로 과세당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과세당국들이 상호합의를 통해 과세권을 조정하는 제도다.

해외 주재원 과세, 주거 등 요건 따져야

이전가격 과세와 함께 많이 이슈가 되는 문제로 현지법인 임직원의 임금에 대한 과세문제가 있다.

국내 기업이 현지법인이나 사무소 등에 직원을 파견할 경우 이 직원이 국내 거주자로 인정되는지, 상대국 거주자로 인정되는지에 따라 어느 나라에 세금을 내야 하는지가 달라진다. 거주자의 판정은 먼저 각국의 국내법 규정에 따라야 한다. 통상 외국기업의 자국 내 지점 등에 근무하는 주재원들이 6개월 또는 1년 이상 자국 내에 체재하는 경우에는 자국의 거주자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기업의 해외사무소 등에 근무하는 직원이 6개월 또는 1년 이상 상대국에 체재하는 경우에는 상대국 국내법상 상대국의 거주자가 되므로 이 직원은 이중거주자가 된다. 한 사람이 양국의 이중거주자가 될 경우에는 항구적 주거,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 일상적 거소, 국적, 상호합의 등의 기준에 따라 거주자 여부를 정하고 과세를 결정하게 된다.

주의할 점은 국내법인이 해외 주재원의 인건비를 지급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통상의 인건비와 달리, 현지법인 주재원의 인건비를 국내 모기업이 지급할 경우 전액을 비용처리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업무무관비용으로 판정될 경우 손금불산입 되며 현지법인의 기타소득으로 잡히게 된다.

손금산입이 가능하려면, 이 직원이 사실상 국내법인의 업무에 종사한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의 해외주재원 인건비 세액공제를 신설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