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계산도 안돼” 재무제표작성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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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세무회계 “자문·계산도 안돼” 재무제표작성 어떡하나 외감법따라 외부감사인 대리작성 금지…회계처리시 주의

기사입력2014-12-10 00:00

개정 외부감사법에 따라 외부감사인이 재무제표 작성을 대신 해주는 행위가 금지됐다. 재무제표 작성에 대한 자문행위 또한 금지되면서, 구체적인 금지행위의 범위와 재무제표 작성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공인회계사회, 회계기준원이 8일 공동으로 개최한 ‘2014년도 K-IFRS 제·개정 설명회’에서 금융감독원 최명근 수석검사역은 지난 7월 시행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설명하고 회계처리시 주의할 사항을 소개했다.

외부감사법은 지난해 12월30일 개정됐고, 이에 따른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6월2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된 시행령 6조5항은 ‘감사인이 해서는 안되는 행위’로 네 가지를 정했다.

<자료=국가법령정보센터>

먼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이사(회계담당 이사가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를 대신하여 작성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재무제표 작성을 완전히 회계법인에 맡기고, 이 재무제표를 다시 회계법인에게 감사 의뢰하는 이른바 ‘감사인의 자기감사행위’가 금지됐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대해 “그간 일부 회사는 재무제표 작성업무를 외부감사인에게 의존하는 잘못된 관행으로 외부감사를 통한 회계오류 검증기능을 약화시켜 회계정보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처리에 대한 자문에 응하는 행위”,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에 필요한 계산 또는 회계분개(分介)를 대신하여 해주는 행위”,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구체적인 회계처리방법의 선택이나 결정에 관여하는 행위”도 금지됐다.

개정 외부감사법은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책임을 명시함과 함께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감사전 재무제표를 외부감사인에게 제출하면서 동시에 증권선물위원회에도 제출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재무제표 작성책임 관련 외감법령 시행을 계기로 회사의 법령 이해가능성을 높이고, 재무제표를 직접 작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반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일반원칙은 재무제표 작성책임의 개념과 작성절차를 설명했다. 먼저 시행령에서 금지된 “자문에 응하는 행위”의 경우 “재무제표를 외부감사인에 제출하기 전에 회계처리방법에 대해 외부감사인과 협의하는 것은 외감법에서 금지하는 자문에 해당할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외부감사인이 분기 또는 반기 검토시 또는 외부감사시 회사의 회계처리방법을 지적한 후 이를 수정하는 것은 외감법에서 금지하는 자문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구분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재무제표 수정여부 결정, 구체적인 수정금액 산출 등의 업무는 회사가 직접 수행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같은 경우 “회사는 회계처리대안에 대한 검토내용을 문서화해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회사에서 판단이 어려운 회계처리에 대해 외부감사인이 설명자료를 제공하고, 회사가 최종적으로 회계처리방법을 결정할 때에도 경우에 따라서 외감법 위반이 될 수 있다. “회계처리방법에 대한 회사의 신중한 검토와 결정이 선행되지 않고 외부감사인의 설명자료 등을 통해 회계처리방법을 선택할 경우”는 외감법 상 금지되는 자문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이와함께 회사가 감정평가사나 보험계리인 등 외부전문가를 활용해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외부전문가가 사용한 평가기법에 대해서도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금감원은 “회사가 재무제표 작성시 외부전문가를 활용하더라도 회계처리와 관련된 최종적인 책임은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전문가가 수행한 업무에 관한 외부감사인 또는 감독당국의 질문, 의견의 진술 및 자료 제출요구에 대해 회사가 직접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이해 및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과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공인회계사회, 회계기준원이 8일 공동으로 개최한 ‘2014년도 K-IFRS 제·개정 설명회’ ©중기이코노미

이같은 외감법의 이행을 위해 외감법은 감사인에게 재무제표를 제출할 때, 증권선물위원회에도 동시에 재무제표를 제출할 것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회계감사 이전에 재무제표를 제출받는 목적은, 외부감사인에게 충분한 감사시간을 확보해주기 위해서이고 동시에 추후 재무제표 직접 작성을 확인할 때 근거자료로 쓰기 위해서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역시 지난 11월 ‘재무제표 대리작성 관련 상담실’과 ‘재무제표 대리작성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자정에 나섰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신고센터는 외부감사인이 회사의 재무제표를 대신해 작성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도록 개정된 법률이 시행 초기에 조기 정착돼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 능력을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 외부감사인의 독립성을 높여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에는 회계법인 대표자들이 모여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한 공인회계사 준법선언’을 결의하기도 했다. 외감법과 시행령에 따라 외부감사인이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을 지원하는 관행을 근절하는 내용을 담았다.

금융위는 감사인에게 재무제표 대리작성을 금지하는 규정에 덧붙여, 회사가 감사인에게 재무제표 대리작성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한 금지도 법에 명시하기로 하고 법안 개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