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특허출원…誤譯땐 비용폭탄·거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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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영어 특허출원…誤譯땐 비용폭탄·거절 가능 한국어 번역본 14개월 안에…보정 때 추가·변경은 거절사유

기사입력2015-01-16 00:00

지난해 개정된 특허법이 올해 1월1일 시행되면서 외국어 특허출원이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역이 발생할 경우 추가부담을 지거나 최악의 경우 특허가 거절당할 수도 있어 업체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14일 특허청과 대한변리사회가 개최한 ‘2015년에 시행하는 개정 특허법에 따른 특허제도 및 전산실무 설명회’에서 신진섭 사무관은 올해 새롭게 시행되는 외국어 특허출원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특허출원 때는 출원서와 함께 발명의 설명·청구범위를 적은 명세서와 필요한 도면 및 요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개정법은 명세서의 경우 외국어로 제출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외국어 논문이나 국제특허 출원 시 제출한 명세서를 그대로 국내에 제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종전에는 우수한 연구결과에 관한 연구논문을 작성한 뒤, 이를 특허출원하기 위해서는 논문을 한국어로 번역한 명세서를 작성해야 했다. 개정 특허법에 따르면, 이 경우 논문 투고와 동시에 영어논문 그대로 출원할 수 있게 돼 출원일 선점이 가능해졌다.

현재 허용된 외국어는 영어에 한한다. 신 사무관은 “향후 다른 언어로 확장될 지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분간 ‘외국어 특허출원’은 ‘영어 특허출원’와 등가의 의미가 된다.

영어로 출원하는 경우라도 심사는 한국어로 진행되고 특허등록도 영어로 내주지는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나온다. 영어출원 시에는 특허출원일로부터 1년2개월 내에 한국어 번역본을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기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취하로 간주한다. 미 제출시에는 특허심사신청도 할 수 없다.

명세서를 외국어로 제출할 경우 외국어 명세서가 보정 및 정정의 기준이 된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보정기간 동안 명세서의 오역을 정정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오역 정정 시 내용이 추가 또는 변경됐다고 인정되면 특허거절 사유가 된다.

오역 정정 시에는 설명서를 제출해야 하며, 오역정정수수료도 납부해야 한다. 수수료는 오역정정서를 전자문서로 제출하는 경우 매건 7만1000원에 청구범위의 1항마다 2만2000원을 가산한다. 서면으로 제출할 경우에는 매건 9만1000원에 청구범위 1항마다 2만2000원을 가산한다. 이 금액은 특허출원료보다 비싸고 특허심사청구료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어서 자칫 오역이 발생할 경우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역정정수수료와 특허출원료, 심사청구료 비교

‘특허료 등의 징수규칙’, 산업통상자원부령 제105호. 2015년 1월1일 시행

특허출원 시 부담하게 되는 특허출원료는 출원서 서면 제출 시 매건 6만6000원, 전자문서 제출시 매건 4만6000원이며, 외국어 출원을 할 때는 서면 제출 시 매건 9만3000원, 전자문서 제출 시 매건 7만3000원이다.

특허심사청구료는 심사청구 시 부담하는 비용이다. 한국은 모든 출원 특허에 대해 심사를 실시하지 않으며, 출원 후 일정기간 내에 심사청구를 한 특허부터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청구료는 매건 14만3000원에 청구범위 1항마다 4만4000원이 가산된다.

오역정정수수료가 심사청구료의 절반 이상인 것은 과도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신 사무관은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그는 “오역정정이 가능하다는 데 대해, ‘번역문을 허술하게 제출해도 출원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며, “번역품질 관리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논문 발표 때 잊지 말아야 할 것, ‘공지예외주장’

이와 함께 특허법 개정으로 새로 도입된 공지예외주장 보완제도도 소개했다. 이 조항은 2014년 12월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사항이다. 본인이 논문을 발표한 뒤 그 내용으로 특허출원을 할 경우, 자신이 스스로 공지예외주장을 하면 특허를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누락하면 특허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특허법은 “국내 또는 국외에서 공지(公知)되었거나 공연(公然)히 실시된 발명”에 대해 특허를 줄 수 없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지예외주장 개념도

<자료=특허청>

현행법은 공지예외주장을 특허 출원 때 하도록 정하고 있다. 자칫 공지예외주장을 빠뜨린 경우 자신이 쓴 논문 때문에 자신이 특허출원을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왔다.

개정법은 특허의 설정등록이 완료되기 전까지 공지예외 주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신 사무관은 “설정등록 이후까지 풀게 되면 공지예외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발생되면 그때 해결하려 할 것”이라며, “이 경우 제3자는 알 수 없어 권리남용 등이 있을 수 있다. 제3자 보호 등을 위해 설정등록 이전까지 공지예외주장을 하도록 정했다”고 말했다. 또 “이 시기에 공지예외주장을 하지 않아 심사관이 거절등록했는데, 이후에 특허심판을 제기하고서 공지예외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법 시행은 공포일로부터 6개월 이후로 정해졌다. 신 사무관은 “개정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정부로 이송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런 예측은 2월초 쯤 공포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경우 법 시행은 8월초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