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강고한 연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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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탄핵이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강고한 연대를 새로운 전환점…전대미문의 ‘비정상’을 바로 잡으려는 국민이 있다

기사입력2016-12-08 19:41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틀간에 걸친 청문회에서 알맹이를 찾아볼 수 없었다. 애초부터 증인이 없었던 청문회다. 재벌총수들이 형식적으로나마 국민들에게 고개를 조아렸던 영상을 봤던 것, 그 자체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다. 이미 법의 심판대에 오른 비선실세들의 얼굴을 화면으로 본 것, 그 자체로 자족할 수밖에 없다. 당사자 말에 따르면 일주일에 1~2번 대통령을 봤다는 비서실장이다. 그런 인물을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대통령을 선택한 우리의 잘못도 있으니 일단 여기까지는 봐주자.

9일, 내일이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여부가 결정된다. 오늘 내일 중 대통령의 하야 등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탄핵결정과 함께 박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된다. 한달여 이상 민심에 힘입어 수백만 촛불들이 끌어왔던 탄핵정국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대통령직 직무정지라는 현실을 목전에 둔 지금 대통령 탄핵이 갖는 의미와 탄핵 이후 달라질, 또 달라져야 할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 또 다른 차원의 ‘탄핵정국’에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촛불과 야 3당은 복잡한 전선 속에서 동시다발적인 전투를 수행해야 한다. 대통령 탄핵은 대통령을 청와대에 묶어 놓는 효과가 있을 뿐이다. 국회, 정부, 우리 주변 곳곳에 숨어있거나 공공연하게 활동하는 부역자들까지 잡을 수 없다. 민주주주공화국을 전복시키고자 획책하는 이들의 저항을 사전에 제압해야 한다. 야 3당을 포함 민주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촛불이 지금보다 더 강고한 연대와 함께 결연한 의지를 다져야 하는 이유다.

국회에서 탄핵이 결정되고 헌법재판소에서 파면결정이 확정되기까지 길게는 6개월 이상 걸릴 수도 있다. 탄핵 결정 이후 불가피한 정국의 혼란은 주권재민 원칙이 각인된 민주주의공화국의 완성을 위해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다. 민주주의공화국 전복세력의 술책과 음모를 가벼이 여기지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전대미문의 ‘비정상’을 뒤집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고자 하는 국민이 있다.

꿋꿋하게 직장과 가정 그리고 우리사회 공동의 선을 위해 헌신했던 가장들이 있다. ‘헬조선’에서 살아남아 ‘헤븐조선’을 만들기 위해 광장으로 뛰어나온 청년들도 있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반토막 임금을 받으면서도 묵묵히 생산라인을 지켰던 주역도 있다. 대기업의 온갖 유형의 불공정행거래 행위에도 불구하고 기업을 운영하면서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를 만들어낸 99%의 중소기업인도 있다. 절반의 숫자임에도 여전히 가부장제 문화 속에서 차별받았던 여성 그리고 장애인·고령자 등 사회 취약계층의 목소리도 있다. 이들 모두의 이해와 요구를 조정하고 아우를 수 있는 정치력이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 그 같은 역사적 소임은 야 3당과 민주시민사회단체에 주어졌다. 이들의 염원과 열망을 담아내고, 조직할 수 있는 소통의 기구들 만들었을 때 야 3당은 민심과 촛불의 대변자로 설 수 있다.

청문회 일정이 아직 남아있다. 야 3당은 1, 2차 청문회와 같은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범죄자들 스스로 자신의 죄를 자백할 수밖에 없는 물샐 틈없는 그물망을 준비해야 한다. 또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강력한 물증을 찾는 일도 치밀하게 진행해야 한다. 아울러 여전히 존재하는 부역자들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특검이 법과 정의에 입각해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공화국은 촛불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야 3당이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함께 전진할 때만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을 새겨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