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100억과 연봉 3000만원의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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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배당소득 100억과 연봉 3000만원의 간극 최저임금부터 올려 불균형 해소해야 경제성장 기대

기사입력2014-04-15 11:11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직장인들에게 연봉 1억원은 동경의 대상이다. 이를 넘는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 지난 4년새 두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국세청 등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총급여가 1억원이 넘는 근로자는 41만5475명에 달했다. 2008년 19만4939명에 비해 113.1% 늘었다. 연봉이 3000만원이 되지 않은 직장인도 함께 증가했다. 총급여 3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2008년 976만9210명에서 2012년 1016만159명으로 4년 만에 4.0% 늘었다. 1억원이 넘는 고액연봉자 수만큼 많아진 셈이다. 근로소득자 간에도 임금소득을 통해 소득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재벌 총수일가들이 ‘꼼수’를 통해 수십억, 수백억에 달하는 배당소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는 회사가 적자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배당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이 비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배당 현황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비롯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정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 박병구 모빌윤활유 회장,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 등이 지난해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100억원이 넘는 배당을 받았다. 적자상태인 계열사에서 고액배당을 받은 재벌총수도 적지않았다.

기업 고위임원의 고액연봉은 미국에서도 논란거리다. 래리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겸 CEO는 지난해 스톡옵션을 포함해 약 812억원을 받았다. 이를 주 40시간으로 계산하면 시간당 3900만원이다. 우리나라 근로자 1000만명이 1인당 1년동안 버는 액수보다 더 많은 금액을 1시간에 벌여들였다. 이를 놓고 뉴욕타임스는 기업의 연봉체계가 고위임원과 일반직원의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전원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했다. 양대노총과 참여연대, 경실련 등이 구성한 최저임금연대는 2015년 최저임금으로 시급 6700원을 요구했다. 올해 5210원보다 1490원 많다. 한 달 209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월 108만원인 임금을 내년에는 월 140만2000원으로 올리자는 얘기다. 미국, 중국, 독일 등도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소득양극화가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소득 분배구조를 바꿔나가면 결국 내수 경기활성화로 이어져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행 최저임금으로 가족 부양은 커녕 1인 생계도 어려운 그리고 내수침체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꼼꼼히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저임금은 한국사회에서 빈곤의 대물림과 동의시 되고 있다. 최저임금을 실질적으로 생활해 갈 수 있는 수준으로 인상해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성장 모멘텀을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금소득자간의 격차, 일부 계층으로의 부의 쏠림현상이 지속된다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양극화 현상은 영원히 풀지 못할 것이다. 올해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으로 소득격차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이제부터라도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