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뱅킹 시대…시스템 믿을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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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스마트폰뱅킹 시대…시스템 믿을수 있나 은행, 상업성·편리성 앞서 ‘공공성’ 찾아야 잃은 신뢰회복

기사입력2014-05-16 11:22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 국민 스마트폰뱅킹 시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통해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이용자들이 지난 3월말 현재 4000만명을 넘어섰다. 또 올 1분기 스마트폰뱅킹의 이용건수는 2737만건, 금액은 1조62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스마트폰뱅킹 이용이 급증하면서 지난 1분기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수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 5255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스마트폰에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은행 갈 일 없이 그 자리에서 터치 몇 번으로 이체나 계좌조회 등 은행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니, 이처럼 편리한게 있을까 싶다.

하지만 스마트폰뱅킹 이용금액은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금액 중 4.5%에 불과했다. 스마트폰뱅킹 이용건수 비중이 43.0%에 달하는 데 비해 이용금액은 매우 낮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계좌 잔액조회나 소액을 이체하는 경우에만 스마트폰뱅킹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뱅킹 이용 고객 입장에서, 은행의 전자금융시스템에 전적인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 공인인증서 유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 전자금융거래에서 반드시 보호돼야 할 정보들이 속수무책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고객들은 전자금융의 한계와 금융기관의 안일한 대처에 무언가 께름칙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은행들은 중장년층을 겨냥해 모바일뱅킹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용 편의를 높이는 방식으로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각 은행들이 매체에 밝힌 내용을 보면 스마트폰뱅킹을 비롯한 모바일뱅킹 서비스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편의성을 높일 방법에는 골몰해 하면서도 개인정보보호 강화나 시스템 보안 개선 등에 대한 핵심내용은 빠져있다.

툭 하면 터지는 대형 금융사고는 이미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음을 보여준다. 상업성과 편의성만을 강조한 시스템으론 바닥까지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동안 극도의 이윤만을 위해 탐욕스러움을 보여 온 금융기관들은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편의성, 상업성 그리고 경쟁력 강화에 앞서 고객중심의 공공성을 먼저 찾을 것을 주문한다. 신뢰는 시스템을 좀 더 편리하게 바꾼다고 해서 얻어지지 않는다. 은행아니면 돈 맡기고 빌릴 곳이 없어서 그런가…. 일 터진지 얼마나 지났다고 보안과 정보보호는 쏙 빼고 편리함과 경쟁력을 내세운 시스템만을 강조하는지, 실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