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 이어 전관예우 논란, 국민은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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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관피아 이어 전관예우 논란, 국민은 당황스럽다 하필 이 시점에… 안대희 총리 후보자 논란, 명명백백 가려내야

기사입력2014-05-27 10:14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 원인으로 이른바 ‘관피아’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그 ‘형님’ 격인 전관예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은 당혹스럽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7월부터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5개월동안 16억여원을 벌었다고 알려졌는데, 여기에 전관예우 관행이 중요한 변수가 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와 있다. 그의 화려한 경력이 아니라면 선뜻 고액의 사건을 수임받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충분한 개연성을 갖는데다,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장 신분으로 기업의 조세 사건을 수임한 사례, 형사 사건을 맡아 자신이 몸담았던 대법원에 상고해 일부 혐의 무죄 취지를 받은 사례까지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법인세와 관련된 조세 사건은 ‘현직 예우’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안 후보자는 한나라당의 이른바 ‘차떼기’ 사건과 노무현 대통령 측근에 대한 수사를 진두지휘해 원칙, 소신, 공평무사의 상징이자 ‘국민 검사’로 떠올랐던 인물이다. 무엇보다 35년간 군법무관, 검사, 대법관으로 봉직하면서 축재에는 눈도 돌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4년 됐다는 홍은동 아파트, 창문도 제대로 열리지 않는다는 집을 ‘이사 한 번 하지 않고’ 고수해 청렴의 상징으로 꼽히기도 했다. 논란을 딛고 박근혜 후보자의 선거캠프에 합류했으면서도 정작 대선 승리 이후에는 미련 없이 짐을 싸기도 했다. 그의 총리 후보 지명 소식에 국민들은 ‘정치력’이나 ‘경륜’보다는 이러한 ‘신념’과 ‘도덕성’에 더 많은 기대를 품을 수 있었다. 사회에 만연한 적폐들을 꼼꼼히 잡아내고, 불편부당 시비를 가려내고, 시원스럽게 도려내는 그런 국무총리상을 기대한 것이다.

이른바 ‘관피아의 적폐’가 전국민을 비탄에 몰아넣은 이 시점에, 하필 기대를 받던 총리 내정자의 행적이 전관예우 논란과 직결되는 현실은 뼈아프다. 가뜩이나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면, 자칫 국민의 정치 혐오와 무관심을 부를 수도 있다. 정치권은 향후 인사청문회에서 전관예우 논란만큼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인재 풀이 좁다’거나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거나 하는 이유로 설렁설렁 넘어가거나, ‘가족에 대한 보상’이나 ‘사회 환원’과 같은 부차적 문제로 물타기를 해서도 안된다. 엄정하고 투명한 검증이 먼저다. 인준 여부 결정은 그 다음이다. 2014년 5월 국민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정치권도, 정부도, 그리고 안 후보자도 충분히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