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직후부터 벽에 부딪힌 ‘새 경제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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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발표 직후부터 벽에 부딪힌 ‘새 경제팀’ 정책 “성과가 가계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진단 옳아 ‘실현방법이 문제’

기사입력2014-07-25 14:36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새 경제팀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내놨다. 41조원 이상을 투입해 내수진작 등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거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영한다고 했다. 11조7000억원 규모로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한편 각종 금융지원도 29조원 이상 늘리는 등 재정·금융 정책을 총동원했다. 특히 임금정체·비정규직 문제 등을 해결, 기업성과가 가계소득으로 흘러가도록 해 한국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대표적인 게 대기업 사내유보금 과세다. 정부는 기존의 사내유보금은 그대로 놔두고 앞으로 발생하는 이득분에서 일정 기간 내, 일정 수준 이상을 투자, 임금인상, 배당 등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추가 과세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와 비율, 방안 등은 정해지지 않아 이를 놓고 재계와 정부간 힘겨루기를 예고하고 있다. 예전 것도 아니고 앞으로 발생하는 성과에 대한 부분인데도 발표 직후부터(사실은 그 이전부터) 재계는 발끈하고 나섰다. 전경련은 “기업 이익에 대한 과세는 기업마다 처한 현실이 다른 점을 감안해 기업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 했고, 대한상의 역시 “구체적 정부방안이 나오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인 ‘향후 발생이익을 일정기간내 투자·인건비 미사용시 과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기업사정을 고려해 접근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 정책이 어떻게 갈지 알 수 없는 대목이다.

둘째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개선책이다.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게는 임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했다. 10월까지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노동계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한다. 그동안 내놓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방안에도 꿈적하지 않는 기업들이 임금 일부를 지원한다고 해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이냐 하는 데는 의문이 든다는 얘기다.

셋째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내놓은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다. LTV는 앞으로 모든 금융권에 대해 70%를, DTI는 수도권과 전 금융권 60%를 적용한다. 이 발표가 나오자 마자 경제·금융학자 70명은 “LTV와 DTI 규제 완화는 가계부실과 금융건전성의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부동산 금융 규제완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이들은 “현재 부동산 불황은 2000년대의 부동산 거품경제가 해소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 발표대로 경제활동 성과가 대기업에 쏠리고 일반 가계로 오지 않은데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수년째 정체 상태여서 빌린 돈을 갚을 능력이 안되는데 ‘빚을 내 집을 사라’는 정책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부는 임금정체,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기업의 성과가 가계소득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원활한 환류 미흡)고 규정지었다. 이 때문에 가계와 기업 활동 모두 위축돼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가계소득을 넓히고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나서 가계에는 소비기반을 확충하고 기업에게는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진단은 틀리지 않다고 본다. 이를 어떻게 실현하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진단은 옳은데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실효를 거두지 못해 용두사미가 되거나 되려 ‘거꾸로’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